[진하 정숙자칼럼/차를 통한 중년 극복기]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진하 정숙자칼럼/차를 통한 중년 극복기]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 정숙자 문학박사
  • 승인 2021.08.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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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간절함이 이루어지지 않아
힘들어하는 딸아이에게 전하는 말 ;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간절함이 아니라
기다림이 아닐까
정숙자 문학박사
정숙자 문학박사

바램이 간절해지면 무엇이든 시도를 하고 본다. 절실함이 표현되어 자신의 바램이 세상에 드러나기를 기대하고 그것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런 의미로 딸아이는 내게 소원 팔찌를 만들어 주었다. 다양한 색에서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색을 섞어서 어떤 것은 매듭으로 또 어떤 것은 단순하게 하나로 묶어서 만든다. 보기에는 단순한 작업 같은데, 혼자 시도하더니 몇 번을 되풀이하고 금방 지쳐한다. 본인이 하는 매듭은 처음이라 쉽지 않은 모양이다. 처음은 그렇게 누구에게나 쉽지 않았다. 대신 희망이 있었고 기대가 있어서 참고 버틸만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딸아이의 첫 매듭은 너무나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있어서 그런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러고는 반복과 쉼을 계속하더니 완성된 예쁜 팔찌 하나를 나에게 건넨다. 딸의 고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팔찌다 보니 내게는 더없이 소중하게 가슴에 와서 잠긴다. 나에게 준 매듭팔찌는 딸의 정성이 있기도 했지만 딸의 간절한 바램도 함께 있어 소중하고 안전하게 나의 손목에 자리 잡고 있을 것임을 나는 안다. 이 앙증맞은 팔찌가 딸의 간절한 소원과 나의 바램을 이루어 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게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팔찌를 하고 간절하게 소망하는 바를 원했지만 무엇이 부족해서 인지 그 바램은 나를 벗어나고 딸아이를 빗겨 갔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맞기나 한 것일까? 오늘을 견뎌내라고 지혜로운 분께서 적어놓은 좋은 글귀가 아닌지 의심이 간다. 아이의 간절함에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었다. 누구보다 성실했고 노력했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애잔하다. 뭐라고 위로를 해야 할지 몰라서 그저 기다리고 있다. 빨리 이 좌절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자신의 노력이나 성실함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자신을 땅속 깊은 곳에 처박아 둘 것을 염려한다. 너는 최선을 다했다고 이야기 해주고는 있지만 아이는 당분간 힘들 것이다. 아이는 또 내게 물을 것이다. “엄마, 얼마나 더 간절하면 이루어지는 거야?” 하고 말이다. 나는 그것을 위로라고 교과서적인 말을 되풀이할 것이다. 딸아! 우리의 간절함이 다른 사람의 간절함보다 조금 모자란 것이 있었다고.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어느 그 누구의 간절함에 비교되지 않을 만큼 절실했다는 것을. 오늘을 견디고 버티다 보면 조금 늦지만 이루어질 것임을 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간절함이 아니라 기다림이라는 것을.

태풍이 여러 날을 넘기지 못하듯이 딸아이의 상심도 곧 끝날 것을 믿는다. 다시 힘을 내서 힘차게 일어설 것이다. 다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또 한 번 믿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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