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칼럼]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
[김기덕칼럼]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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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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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김기덕 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우리 사회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상대방의 의견과 서로 다른 점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우리 심연의 뿌리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는 조상으로부터 사랑을 배운 적도 없다.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미움과 분노, 상처받은 억울한 감정 덩어리들만 마음에 무겁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는 먼저 사람들의 성격과 기질과 성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성격유형검사를 통해 보면 똑같은 사람임에도 저마다의 기질과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보게 된다. 만약 나는 내향적인데 반하여 배우자가 외향적인 경우에는 시시콜콜 전쟁하기 바쁘다. 왜냐하면 내향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의 언행과 삶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외향적인 사람자체가 쉽게 말을 하는 것이라면 내향적인 사람은 그 말을 왜 자기에게 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사실 외향적인 사람은 별 생각 없이 한 말이었는데 내향적인 사람은 굉장히 상처를 받는다. 또한 외향적이고 즉흥적인 사람은 그 말과 행동으로 인해 내향적인 사람들이 사흘 밤낮을 잠을 못 이루고 상처 난 마음을 부여잡고 울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른다.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상대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사랑이라고 느끼는 방법은 세대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어떤 말과 행동보다는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느낄 수 있다. 한 끼 식사가 중요한 사안이었을 때는 따뜻한 밥을 한 끼 해주는 것이 큰 사랑이었다. 그래서 어려운 시절을 지낸 어른들은 밥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며 “내가 부모로서 의식주를 해결해 주었고 공부할 여건을 충분히 제공해 주었는데 무슨 불평불만이 그리도 많으냐?”고 젊은 세대들에게 종종 얘기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녀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의식주를 해결된 세대이기 때문에 의식주를 가지고 사랑과 돌봄을 이야기하면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인다. 그들은 배고픔과 헐벗음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이다. 정말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따뜻한 마음과 안정된 돌봄이다. 나에게는 너무 귀하고 소중한 것이지만 상대방에게는 하찮고 불필요한 것일 수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사랑을 표현하면 상대방은 사랑으로 느끼지 못하고 불편함과 어색함과 부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오늘날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사이는 심각한 단절현상을 보이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한다고 하면서 과거 인생경험을 얘기하면서 잔소리를 쏟아놓을 때가 많다. 부모의 마음은 시원하고 통쾌하게 교육을 시켰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아이들에겐 상처만 남는다.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자녀는 절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창조주께서 부모들에게 맡긴 소중한 영혼이다. 맡겨진 선물인 셈이다. 아무리 자식이더라도 그 인격을 존중하고 그의 선택을 신뢰해주고 배려하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내 자녀의 성공이 나의 성공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의 성공을 빌미삼아 부모의 욕망을 더 부추기게 되는 것이다. 내 자녀들이 그들의 빛과 색깔과 향기로 자라도록 부모는 돕는 사람일 뿐이다. 사랑도 알아야 하고 배워야 제대로 할 수 있다. 내 방식으로 하는 사랑은 집착일 가능성이 많다.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의 낮아짐은 우리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랑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사랑의 태도인지 예수님은 이 세상을 사시면서 모든 것을 보여 주셨다. 그럼에도 우리는 무엇이 그리 잘 났는지 일상에서 만나는 부모, 친구, 이웃, 자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모습들이 더 많아졌다. 우리는 예수를 믿던 믿지않던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천하보다 귀한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귀한 존재이듯 상대방도 나만큼 귀한 존재인 것을 하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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