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열칼럼]中華불평등공화국
[오규열칼럼]中華불평등공화국
  • 경남미디어
  • 승인 2018.11.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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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 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고용한파 속에 벌어진 공공기관의 채용비리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국가이기에 능력에 따라 더 나은 대우를 받는 결과의 차이를 장려한다. 그러나 돈과 권력을 이용한 과정과 시작의 불공정에 대해서는 크게 분노한다. 이유는 공정한 경쟁이 평등을 보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1789년 7월 14일 일어난 프랑스대혁명은 인간에게 모두가 평등하다는 생각을 확실하게 심어주었다. 프랑스대혁명 이전에 사람들은 천민으로 태어났기에 귀족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을 숙명으로 여겼다. 그러나 혁명으로 사람들은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누구나 인간다운 대우를 받으며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답게 평등하게 살아갈 사회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두고 끊임없이 투쟁했다. 그 결과 과정은 공정하지만 능력에 따라 차이가 나는 자본주의체제와 함께 일하고 똑 같이 나누는 사회주의체제가 탄생하였다.

중국 대륙도 불평등이 일상화였던 청나라를 무너트리고 평등이 보장된 체제를 만들기 위해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국민당과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공산당이 경쟁하였다. 그리고 모두가 잘 알다시피 중국공산당이 승리하여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었다. 한국의 많은 이들은 중국이 사회주의를 추구하기에 대한민국보다 매우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을 살펴보면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명칭이 무색한 불평등이 제도화된 중화불평등공화국이다.

중국은 태어나면서 불평등이 시작되는 나라이다. 농촌에서 출생하면 의료, 교육, 입시, 취업 등에서 도시에서 태어난 사람보다 열악한 대우를 받는다. 1970-80년대 한국의 농민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동하여 도시인들과 경쟁하며 자신의 능력에 따라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반면에 중국농민들은 도시인들과 공정한 경쟁을 할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개혁개방이전에는 거주 이전의 자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개혁개방이후, 도시로 이동하여 취업이 가능해졌으나 아직도 모든 면에서 도시출생자에 비해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북한처럼 이동 자체를 통제하지는 않으나 중국 농민이 북경에서 일자리를 얻는다고 북경에서 태어난 사람과 같은 가격에 의료나 교육을 받을 수 없다. 북경에서 태어난 근로자는 1학기 100만원을 주고 아이들을 교육시킬 수 있지만 안휘성 농촌에서 북경으로 올라온 농민호적의 근로자는 1학기 학비를 200만원 내고도 자녀를 학교에 보낼 기회를 찾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이다.

누구나 평등한 사회를 추구한 사회주의 중국에서 제도적으로 불평등한 구조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의사결정방식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한국의 의사결정방식은 다수결이 원칙이다. 반면 중국은 민주집중제가 원칙이다. 민주집중제는 다수결보다 중앙의 결정을 우선시한다. 지방과 하급기관이 중앙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원칙이 민주집중제이다. 다수결보다 상위로 작동하는 민주집중제는 중국에서 법치가 실현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으며 구조적으로 불평등한 중화불평등공화국을 탄생시켰다. 중국이 시장경제를 수용하면서 총서기의 5년 임기를 한차례 연임하는 관행이 있어 2022년 새로운 총서기가 탄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의 의사결정방식인 민주집중제 원칙이 다수결로 바뀌지 않는다면 시진핑의 임기는 시진핑의 의지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중국보다 더 강력한 민주집중제를 시행하는 나라가 북한이다. 북한은 당 중앙의 영도보다 강력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백두수령으로 하는 수령영도체제를 의사결정방식으로 삼고 있다. 중국보다 강력한 불평등이 고착화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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