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성칼럼] 자유한국당은 자본주의의 벗인가?
[권재성칼럼] 자유한국당은 자본주의의 벗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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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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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성 칼럼니스트
권재성 칼럼니스트

초등학교 6학년 무렵 친구가 신문배달을 같이 하자고 제안하여 진주우체국 근처에 있던 ‘대구매일신문’(석간) 진주지국을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하여 중학교 여름방학 때까지 만 3년을 꼬박 신문배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 따라 강남을 간 셈인데 친구는 중간에 그만두고 나만 끝까지 했습니다. 나중에는 조간신문까지 하는 바람에 아침, 저녁으로 배달을 하게 됩니다. ‘오늘 신문에 뭐 나왔노?’라고 묻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대답을 하려면 신문을 대충이라도 훑어보고 나가야 하는데 당시 신문에는 한자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한자옥편을 구입하고, 부수 찾는 법을 배워 집에 와서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내가 신문배달을 시작한 지 6개월 쯤 지나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12.12쿠데타 일어나는 등 정치격변기였던지라 일찍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문을 읽을 때면 정치면만 보는 버릇이 그때 형성되었습니다.

이렇게 정치면에 편향되게 신문을 읽다 보니 경제문제에 문외한이 되더군요. 어떻게 하면 경제를 잘 알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2005년 뜻하지 않는 돈이 조금 생겨 증권계좌를 개설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주식투자를 하면서 유명투자자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고, 투자강연회도 다녔습니다. 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에 편입학하여 ‘투자론’에 대한 정식 교육도 받았습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계좌가 –60%까지 빠지기도 했고, 갖은 풍파를 겪으면서도 시장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사회의 꽃은 증권시장이라는 굳은 믿음 때문입니다.

19세기 최고의 발명품은 ‘주식회사’라고 하지요. 주식회사가 생김으로써 대규모 투자가 가능해졌고, 투자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대양시대라 불리는 식민지개척이 가능해집니다. 자본주의가 활짝 꽃피우게 된 것이지요. 흔히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대학생들이 자기 집 창고에 회사를 만들고, 투자자를 끌어들여 세계 최고의 기업을 만들 수 있었던 데에는 바로 증권시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위대한 기업이 바로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스티브 잡스의 애플(Apple), 마이클 델의 델컴퓨터(Dell),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facebook) 등입니다. 우리는 미국이나 중국의 유명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공한 결과만을 볼 뿐 그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사회경제적인 토양과 환경을 살피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식투자를 죄악시하고,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을 보면서 배 아파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위대한 기업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담보가 없으면 단돈 몇 푼도 대출하기 어려운 우리의 금융환경에서 벤처기업, 스타트업 회사들이 나올 수 있을까요?

나는 최근 우리 사회를 달구었던 헌법재판관 후보 이미선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정의당 의원들이 비판했다면 이해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진작 주식소유를 핑계로 극력하게 반대했던 것은 독점자본과 재벌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당강령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칙’에 기반하여 부강한 국가를 이루겠다는 자유한국당이었습니다. 과거 제조업 시대에는 은행 대출이 산업발전의 촉매제였지만 지식집약적인 혁신의 시대에는 담보 없는 산업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아이디어와 창의력만으로도 손쉽게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증권시장은 더욱 발전해야 합니다. 자유한국당은 이미선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증권거래세 폐지를 주장했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젊은이들이 공무원시험에서 해방됩니다. 자유한국당이 망해야 기업이 발전하고, 우리 자식들이 잘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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