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식 함양 수동농협 조합장 - 포퓰리즘 후보 꺾고 첫 출마에 당선되다
임종식 함양 수동농협 조합장 - 포퓰리즘 후보 꺾고 첫 출마에 당선되다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5.0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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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후보의 ‘매달 3만원 지급’ 공약때문에 힘들어
현직 조합장 견제로 좌천되고 다른 곳 전근가기도
양파, 사과, 딸기 농가 소득증대 위해 투자하겠다
임종식 수동조합장은 처음 출마해 포퓰리즘을 극복하고 당선됐다.
임종식 수동조합장은 처음 출마해 포퓰리즘을 극복하고 당선됐다.

임종식(55) 함양 수동농협 조합장은 조합출신으로 이번에 처음 출마해 조합장에 당선됐다. 그런데 선거기간 중에 상대후보의 포퓰리즘 공약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상대후보는 원로 조합원들에게 월 3만원씩 지급하겠다는 공약들을 내세웠다. 그런데 이 공약대로라면 수동조합은 부실조합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임 조합장의 생각이었다. 수동조합에서 전무로 근무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조합의 사정을 잘 아는 임 조합장이다. 임 조합장의 계산으로는 이 돈을 만들어 낼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그런 조합의 사정을 잘 모르는 조합원들이 포퓰리즘 공약에 흔들려 일을 그르칠까 큰 걱정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수동농협 조합원들은 현명했다. 정치권과는 달리 조합원들은 포퓰리즘 공약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나 상대후보의 포퓰리즘 공약 때문에 그 후보가 당선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조합원들도 있었다. 그만큼 수동농협 조합원들의 의식이 높다는 말이다.

임 조합장은 임기 중에 조합의 수익증대와 조합원들의 소득증대,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현안이라고 밝혔다. 조합의 수익증대를 위해서는 대출을 늘릴 계획이다. 지금 수동조합의 예금-대출 비율은 65%로 높지 않다. 임 조합장은 이를 80%까지 올리면 조합의 수익이 늘어나 여유자금이 생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임 조합장은 동인대출 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조합원들의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양파, 사과, 딸기 등 수동의 주요작물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게 임 조합장의 생각이다. 양파는 일시에 수확하는 특성으로 인해 기계화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기계화를 수용할 수 있는 양파저장창고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위해 임 조합장은 임기 중에 2만망 정도의 기계화 양파 저장창고를 확보할 계획이다.

사과농사도 수동의 주요 작물이다. 지금까지 사과는 농가들이 책임 하에 판매했다. 임 조합장은 임기 중에 수탁판매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농가에서 생산만 하여 놓으면 조합이 나서서 선별하여 판매할 계획이다. 딸기 농사는 수동에서는 이제 막 시작한 작목이다. 현재 25농가가 딸기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런데 딸기 농사는 이제 막 시작하다 보니 아직 공동선별장도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임 조합장은 임기 중에 딸기 선별장을 확보할 생각이다.

임종식 조합장은 1964년 수동면 화교리에서 태어났다. 거창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농협에 입사했다. 1987년 함양읍 농협에 서기보로 입사한 것이다. 이때부터 지난해 10월 함양농협 유림지점장으로 퇴직할 때까지 31년을 농협에서 보냈다.

임 조합장은 2008년 고향인 수동농협으로 왔다. 이때부터 조합원들 사이에 ‘장래 조합장은 임종식이다’는 말이 돌았다. 그래서 그런지 전직 조합장의 견제가 심했다. 전무로 승진한 이후 2016년부터는 본격적인 조합장의 견제가 시작됐다. 수동에서 내보내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 임 조합장이 동의해 주지 않자 전무를 하나로마트 팀장으로 발령내는 무리수도 뒀다. 이러한 좌천에도 임 조합장은 묵묵히 팀장 역할을 수행했다. 조그만 동네에서 좌천당해 마트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는 일은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그럼에도 임 조합장은 참고 견뎠다. 그런데 오히려 이 무리수가 조합장이 민심을 잃는 계기가 됐다. 조합장과 너무 부딪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지난해 함양농협 유림지점장으로 전근을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그해 10월 사표를 내고 조합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렇게 되자 조합장도 더 이상 막지 못하겠다고 생각해서인지 올 2월 초 불출마 선언을 했다.

임 조합장은 전직 조합장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다. 함께 있을 때 견제받느라 많은 괴롭힘을 당했다.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결단을 내려줘 불출마 선언을 해 조합이 순리대로 흐르게 물꼬를 터 줬다. 임 조합장은 전 조합장의 결단이 있었기에 수동조합이 다시 평화를 찾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임종식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이번이 첫 출마인가.

-그렇다. 지금까지 농협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10월 출마선언한 후 선거에 뛰어들었다.

▲경쟁자는 몇 명이었나.

-한 명이었다. 1:1 선거였다.

▲얼마 득표로 당선됐나.

-조합원이 약 1200명 된다. 94%가 투표에 참여했다. 그리고 제가 65% 득표를 했다.

▲65% 득표면 안정적인 승리 아닌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그런데 선거과정에서는 안심을 못했다.

▲어떤 점들 때문에 그랬나.

-상대후보가 정치권의 포퓰리즘 비슷한 공약들을 내세웠다. 그래서 조합원들이 흔들릴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

▲주로 어떤 것들이었나.

-예를 들면 원로 조합원들에 대해 문화활동비를 월 3만원씩 지급하겠다고 한 공약이 있었다. 정치권의 노인기초수당 비슷한 내용이었다. 조합원들은 고령자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이분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임 조합장도 지급하면 되지 않나.

-수동농협 같은 소규모 농촌 조합에서 재정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누군들 그렇게 하고 싶지 않겠나. 그렇지만 그렇게 퍼주고 나면 경제사업이나 신용사업 등 농협의 사업은 무슨 돈을 가지고 하나. 결국 조합이 부실화되고 통폐합되어야 한다.

▲그럼 이런 사정들을 조합원들이 잘 모르나.

-조합원들이 잘 안다.

▲또 다른 포퓰리즘 공약도 있었나.

-영농자재를 무상으로 연 3억 원까지 지원하겠다. 벼 출하 장려금으로 포대 당 3000원씩 주겠다. 상대후보가 이런 공약들을 내걸었다.

▲들어보니 앞으로 농협도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상륙하겠다.

-이번에 보니 그리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우리 조합은 조합원들이 중심을 잡아줘서 그런 후보가 당선이 되지 않았다.

▲조합의 상황이 어떤가.

-수동조합은 매출총이익이 35억 원 정도 난다. 여기에 판관비가 23억~24억 정도 들어가기 때문에 순이익은 8억~9억 원 정도이다. 이 순이익의 반은 적립을 하고 반은 배당을 한다. 그런데 제가 상대후보의 공약대로 됐을 경우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계산해 봤다. 그랬더니 연간 10억 원은 들어가더라. 그럼 우리 조합의 전체 이익금보다 많다. 그럼 조합을 어떻게 경영하나. 그런 문제에 대한 생각도 없이 무턱대고 공약을 제시한다. 그래서 걱정이다.

▲이런 공약들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응이 어떻던가.

-젊은 층은 비판적이다. 그러나 대상이 되는 고령층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처럼 작은 조합에서는 조합원들이 속을 잘 내비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투표 전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이런 포퓰리즘 공약에 흔들리지 않은 조합원들에게 감사한다.

▲임기 중 해결해야 할 현안은 무엇인가.

-우선 우리 조합은 신용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신용사업의 예금 대출 비율이 65% 정도이다. 이것을 80%까지는 늘려야 한다. 그래야 조합의 수익성이 좋아진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제가 취임하고 나서 한 달 정도 지났다. 지금 이 비율이 70%까지 상승했다. 동인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동인대출이 무엇인가.

-농협은 자체 직원들에 대한 대출은 2천만 원으로 제한을 해 두고 있다. 그런데 다른 조합의 직원들에 대해서는 신용도에 따라 1억까지 대출이 된다. 이처럼 다른 농협의 직원들에 대한 대출을 동인대출이라고 한다. 제가 조합장이 된 이후 전국의 농협을 대상으로 대출을 홍보했다. 그랬더니 대출신청이 늘었다.

▲대출을 늘리려면 자금이 있어야 하지 않나.

-처음에도 얘기했지만 우리 조합은 예금-대출 비율이 65% 정도로 낮은 편이다. 그래서 여유자금이 있다. 중앙회에 예치해 두고 있다. 그런데 중앙회 예치는 그리 수익이 되지 않는다. 이를 대출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아무래도 대출이 늘어나면 위험은 증가한다. 안정적으로 조합을 운영하려다 보니 적극성이 떨어졌다고 생각된다. 저는 지금까지 조합에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크게 위험을 높이지 않고도 대출을 늘릴 수 있다.

▲또 해결해야 할 과제는.

-우리 지역은 양파 주산지이다. 그래서 양파와 관련해서 소득이 늘어나야 한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양파는 보름 정도에 수확을 끝내야 하는 작물이다. 빨리 수확을 끝내고 벼농사를 시작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기계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양파저장창고가 기계화에 맞지 않게 돼 있다. 그래서 기계화에 따른 양파저장창고를 확대해야 한다. 제 임기 중에 기계화를 수용할 수 있는 양파저장창고를 늘릴 계획이다.

▲어느 정도 규모의 창고가 필요하나.

-양파 2만망을 수용할 수 있는 두 개 동 정도의 저장창고가 필요하다. 임기 중에 만들 계획이다.

▲또 다른 할 일은

-우리 지역의 또 하나의 특산물로 사과가 있다. 그런데 현재 사과는 대부분 농가들이 자체적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이를 조합에서 수탁해 판매하는 일을 시작할 생각이다.

▲수탁사업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

-농가에서 사과를 생산해서 수확해 놓으면 이를 조합에서 판매를 대리해 주는 일이다. 조합에서 사과를 선별하고 판매해서 그 대금을 농가에 정산해 준다. 이 정도만 해도 농가의 일손을 많이 줄일 수가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다.

▲수동 딸기도 유명한 것 같은데.

-우리 지역에서는 딸기는 이제 시작이다. 25농가 정도가 딸기 농사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직 딸기 농사에 대해서는 조합이 구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 없다. 딸기 역시 수탁사업을 하든지 아니면 매치사업을 하던지 제 임기 중에 새로운 정책을 시행할 생각이다.

▲개인적인 얘기를 해 보자. 언제 어디서 태어났나.

-1964년 함양군 수동면 화교리에서 태어났다.

▲학교는 어떻게 되나.

-초, 중학교는 수동에서 다녔고 고등학교는 거창상고를 나왔다.

▲거창상고가 있었나.

-예전에 있었다. 지금은 거창중앙고등학교로 바뀌었다.

▲그럼 농협과는 언제 인연을 맺었나.

-1987년 함양읍 농협에 서기보로 입사를 했다. 그게 농협과의 첫 인연이다.

▲그럼 지금까지 농협에서만 일했나.

-그렇다. 31년을 농협에서 일했다.

▲주로 어디에서 근무했나.

-함양읍 농협에서 2008년까지 있었다. 상무까지 하다가 고향인 수동농협으로 왔다.

▲수동농협으로 올 때는 조합장에 대한 꿈이 있었겠다.

-아무래도 그런 생각으로 왔다고 할 수 있다.

▲수동농협에서는 어떤 일을 했나.

-2012년에 전무가 됐다. 그런데 전무가 되고 난 후 2016년부터 조합장이 괴롭히기 시작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나.

-그때 조합장이 재선이었다. 그렇다 보니 조합장은 두 번이나 했으니 이제 전무가 다음 조합장이 되면 좋겠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그렇다 보니 조합장이 저를 수동농협에 두지 않기 위해 괴롭히기 시작했다.

▲주로 어떻게 괴롭혔나.

-일단 저를 수동에 있지 못하게 하려고 타 농협으로 전출을 시키려고 했다. 그런데 타 농협으로 가려면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제가 동의해 주지 않으니 하나로마트 팀장으로 발령을 내 버렸다. 일종의 좌천이었다. 수동 같은 작은 동네에서 전무가 좌천당해 팀장으로 근무하는 일은 엄청난 모욕이었다.

▲그대로 있었나.

-일 년 정도를 굴욕을 참으면서 팀장으로 일했다. 사실 이 일이 현직 조합장이 민심을 잃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 일로 조합원들에게서 저에 대한 동정심이 많이 생겨났다.

▲그래서 어떻게 했나.

-저도 너무 제 고집만 피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18년에 함양농협 유림지점장으로 이전을 했다. 지점장으로 있다가 사표 내고 10월에 조합장 출마선언을 하게 됐다.

▲출마선언을 하니 조합장이 어떻게 하던가.

-조합장도 고민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2월 초에 불출마 선언을 했다. 여러 가지로 표 계산을 해보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그래서 농민운동 후보와 1:1 경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조합장에게 감사하다.

▲어째서 그런가.

-마지막에 불출마라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셨다. 물론 여러 가지 표 계산을 해보고 난 결론이겠지만 그래도 선거라는 것은 계산만으로 행동하지는 않지 않나. 무턱대고 출마했더라면 조합이 많이 시끄러웠을 거다. 마지막 순간에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생각해 불출마해서 조합이 제자리를 잡는 계기가 됐다고 저는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사실 쉽지 않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이다.

▲현직 조합장을 사실상 불출마시킨 셈인데, 조합원들의 기대가 크겠다.

-그래서 사실 걱정이다. 경영 잘 할 거라는 기대감이 큰데 문제는 돈이지 않느냐. 그런데 수동농협 같은 영세조합에서는 돈이 없다. 그래서 어떻게 할지 사실 요즈음은 잠이 잘 오지 않을 정도로 고민하고 있다. 황인태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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