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삶의배움터] 명자나무 Ⅲ
[자연은삶의배움터] 명자나무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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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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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홍 전 삼성코닝 상무
정대홍 전 삼성코닝 상무

3월 말경부터 피기 시작한 명자나무 조생종은 꽃잎이 시들어서 이미 꽃 따기 작업을 해 주었다. 지금은 중생종이 빨간색, 흰색, 주홍색, 분홍색 등으로 색깔 별로 만개를 하고 있는 중이다. 만생종은 이제 막 첫 번째 꽃봉오리를 터트리려는 참으로, 만생종의 개화 시기는 중생종에 비하면 2~3주 정도, 조생종에 비하면 한 달 이상 늦게 피는 셈이다.

대부분의 분재 애호가들은 소장하고 있는 분재가 개화 후에 꽃잎이 시들기 시작하면 꽃따기 작업을 해 준다. 꽃따기 작업을 해주지 않게 되면, 나무들은 본능적으로 자손을 퍼트리기 위하여 열매를 맺는 일들에 에너지를 소진하게 되므로, 나무의 성장이나 생육 충실도 측면에서 지장을 받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말라버린 꽃잎들에 의해서 나무가 지저분해져 보이는 것도 애호가의 입장에서는 참지 못하는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명자나무 애호가도 꽃을 감상하고 나서 꽃잎이 시들기 시작할 때에 꽃잎을 따주는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2주 정도의 생명력을 다하고 꽃이 져버리고 난 후에, 또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서는 나무에 무리가 가지 않게 1~2개 정도의 열매가 달리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다. 이 경우도 가급적이면 튼실한 가지에 꽃을 남겨서 점점 커져가는 열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가지가 휘어져 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메인 줄기에 열매가 맺히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간혹 명자나무 열매 속에 벌레가 침투해서 겨울을 나기도 하는 데, 이때 열매 속의 벌레들이 밖으로 나와서 나무 줄기의 표피를 빙 둘러가며 갉아 먹어서 결국에는 나무를 말려 죽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주의해서 1~2개의 열매를 유도하게 되면, 꽃이 지고 나서부터 나날이 커져가는 명자나무 열매를 감상할 수가 있다. 10월경이 되면 열매가 노랗게 익어서 감상가치를 더해줄 뿐만 아니라, 열매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서 기분도 좋게 해준다. 1~2그루로 키우는 것으로는 쉽지 않겠지만, 여러 그루를 키우는 명자 밭에 들어서게 되면, 굳이 열매에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맡지 않더라도 열매에서 풍기는 향기로운 냄새를 금방 느낄 수가 있을 정도다.

명자나무는 꽃따기 작업을 하고 나서 비로소 거름을 주기 시작한다. 꽃을 피우는 동안에는 작년에 시비한 거름으로 버티는 것이므로 매년 적절한 시비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명자는 거름을 좋아하는 식물이라 거름의 양은 약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주어도 괜찮다. 거름이 약하게 되면 성장에도 당연히 문제가 생기지만, 무엇보다도 내년 봄에 피는 꽃의 색상이 진하게 나오지 않게 된다. 예를 들면 짙은 빨강색이 나와야 하는데 옅은 빨강색이나, 주황색 또는 분홍색에 가까운 빨강색들이 나오기도 한다. 꽃을 감상하고자 1년을 공들여 키우는 데 꽃의 색상이 제대로 나오지 못하면 마치 농부가 1년 농사를 망친 기분이 든다.

명자나무 꽃의 색상을 보면 지난해 봄과 여름 동안 시비관리를 얼마나 잘 했는지를 알 수가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명자나무에 달린 꽃들의 상태나 수량을 보면 지난 가을 시비관리 상태를 짐작할 수가 있다. 명자나무 꽃이 매혹적이기는 하지만, 그런 매혹적인 색상의 꽃을 보기 위해서는 역시 주인이 관리를 잘 해야 하는 것이다. 내년에도 아름다운 우리 명자씨를 보기 위해서 오늘도 나는 거름 냄새를 즐기며 거름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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