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행열 동남해농협 조합장 - 48세로 경남 최연소 재선 조합장이 되다
송행열 동남해농협 조합장 - 48세로 경남 최연소 재선 조합장이 되다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5.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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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 회사, 주인들이 편하게 농사짓도록 해야
올해 농번기 인력지원 사업 1500명으로 늘릴 것
정치학 전공…사업하다가 조합장에 도전해 당선
송행열 동남해농협 조합장은 이번 당선으로 경남 최연소 재선 조합장이 됐다.
송행열 동남해농협 조합장은 이번 당선으로 경남 최연소 재선 조합장이 됐다.

송행열 동남해농협 조합장은 경남 최연소 재선 조합장이다. 2016년 전직 조합장이 건강악화로 유고가 되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이번이 재선이다. 동남해농협은 남해군 이동면, 삼동면, 남면, 상주면, 미조면을 관할하는 큰 조합이다. 5개의 면을 관할하고 있어 복잡한 일들도 많다. 그런데 송 조합장은 지난 2016년 처음 조합장이 된 이래 이 넓은 조합을 무리없이 잘 운영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는 과반수가 넘는 득표로 안정적인 지지를 얻었다.

남해군은 정치의식이 높은 지역이다. 군수가 보수와 진보에서 번갈아 나올 정도로 정치의식이 높다. 농협조합원들도 마찬가지이다. 조금만 일을 잘못해도 재선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런 곳에서 젊은 나이로 재선조합장이 됐다. 지난 임기동안의 평가가 나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송 조합장은 조합장이 된 이래 “농협은 회사다. 주인들에게 많은 것을 돌려주는 게 최선이다”는 지론 하에 경영해 왔다. 그래서 지난해 처음으로 농번기 인력지원사업을 시행해 봤다. 약 800명 규모로 마늘농사 수확기에 농가에게 인력을 지원했다. 도시에 있는 인력회사에 의뢰해서 필요한 인력을 요청한 다음 농가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특히 인건비도 농가에서는 4만원만 내면 된다. 나머지는 농협과 남해군에서 보조하도록 했다. 농번기에는 돈을 줘도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데 인건비까지 지원해 주니 조합원들은 가뭄에 단비를 만난 것 같이 좋아했다. 송 조합장은 올해 이 규모를 1500명 정도로 확대할 계획을 잡고 있다. 앞으로 이 규모는 매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게 송 조합장의 전망이다.

송 조합장은 또 벼 건조장 신축에 매진하고 있다. 남해군은 벼를 수확한 다음 마늘이나 시금치를 심는 이모작이 일반화돼 있다. 그런데 마늘과 시금치를 얼마나 빨리 심느냐가 겨울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그런데 벼를 건조하지 못해 수매가 늦어지다 보니 마늘이나 시금치 파종이 늦어져 문제다. 그래서 벼 건조장 확대가 중요한 이슈이다. 송 조합장은 지난 임기

때 1500평 규모의 벼 건조장 시설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8월이면 완공이 될 예정이다. 따라서 올해 벼 수확기부터는 벼를 건조하지 못해 겨울농사가 늦어지는 일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조합장이 임기 중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로는 겨울채소 가격을 안정시키는 문제이다. 겨울채소는 경기에 민감하다. 그래서 농협에서 채소가격을 안정시켜야 조합원들의 소득이 안정된다. 송 조합장은 가격보장 기금을 조성해 가격안정을 시킬 계획으로 있다. 남해군과 조합이 자금을 모아서 기금을 조성할 생각이다. 올해 조성할 계획인데 아직 기금의 규모는 확정하지 못했다. 이 기금이 조성되면 겨울채소 가격이 폭락하면 농협에서 일부 구매를 해서 파쇄 하는 것을 통해 조합원들의 소득을 보장할 수 있게 된다.

송 조합장은 1971년 남해군 이동면에서 태어났다. 남해고등학교와 경남대학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을 나왔다. 중학교 때부터 태권도를 배워 사범을 했다. KOICA요원으로 베트남에 6개월간 파견되기도 했다. 파견이 끝나고 나서는 베트남과 중국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귀국해서는 이동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기도 했고 건설업도 했다. 2009년 형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형님이 하던 농사를 물려받아 짓기 시작한 것이 농사와 농협과의 인연이 됐다.

농사를 지으면서 농협이 농민을 위해 절대적으로 소중한 조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2016년 전직 조합장의 유고로 보궐선거라는 계기가 생기자 망설이지 않고 출사표를 던졌다. 대학 때의 전공이 정치학이라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자신의 꿈을 실현시킨 것이다.

송 조합장은 ‘농협은 회사다. 주인인 조합원들에게 많은 이익을 줘야 하는 게 조합장의 임무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송 조합장은 어떻게 하면 조합원들에게 많은 이익을 돌려줄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동남해농협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송행열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동남해농협은 어디가 관할인가.

-남해군 이동면, 삼동면, 남면, 상주면, 미조면이 관할이다.

▲남해의 아름다운 면은 다 관할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 남해의 관광지는 대부분 동남해농협 관할이다.

▲어떻게 해서 관할지가 이렇게 됐나.

-1983년에 이동농협과 삼동농협, 남면농협이 통합을 했다. 통합하면서 동남해농협이란 이름을 지었다.

▲조합원이 몇 명인가.

-3200여명이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과 조합장 득표율은 어떻게 되나.

-투표율은 82% 정도 되고 제가 받은 득표율은 52.3%이다.

▲몇 명이 출마했나.

-세 사람이 출마했다.

▲세 사람이 출마해서 과반이 넘는 득표를 했으면 안정적인 득표 아닌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유가 무어라고 생각하나.

-저는 이번이 재선이었다. 그래서 지난 임기 동안의 성과를 평가받은 것 같다.

▲첫 출마는 언제였나.

-2016년 5월에 전직 조합장의 유고로 보궐선거가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조합장에 도전했었다.

▲그때는 득표율이 어떻게 됐나.

-그때도 세 사람이 출마했는데 제가 40% 정도 받았다.

▲첫 출마해서 당선되는 게 쉽지 않은데 원래부터 조합과 인연이 있었나.

-아니다. 저는 조합원이긴 했지만 조합과 그리 많은 인연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조합장 출마를 할 생각을 했나.

-제가 6년 정도 제가 사는 마을에서 이장을 했었다. 그런데 제가 이장을 하는 모습을 동네 사람들이 잘 봐준 것 같다. 그래서 이분들이 적극적으로 조합장 선거운동원이 돼 줬다. 또 이분들이 실제같이 산 사람들이기 때문에 저에 대해 입소문을 잘 내줬다. 그런 게 조합장으로 당선되는 게 제일 중요한 이유가 된 것 같다.

▲이장으로 주로 어떤 일을 했는데 마을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했을까.

-제가 사는 동네는 마늘농사를 많이 짓는 곳이다. 마늘을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선별과정이 중요하다. 선별을 잘해야 팔리기도 잘 팔리고 값도 잘 받는다. 그래서 선별을 잘하기 위해 동네사람들과 많은 일을 했다.

▲주로 어떤 일들인가.

-개량곳간이라해서 강제통풍 방식을 통해 마늘을 말리는 곳이 있다. 여기서 말리면 자연건조보다 상품성이 좋아진다. 그래서 남해군 지원을 받아서 개량곳간도 만들고 또 상품성이 좋도록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 그런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고 동네 사람들이 조합장을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스스로 선거운동원들이 되셔서 저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해 주셨다.

▲임기 중 해결해야 할 과제는

-가장 큰 현안이 벼 건조장 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임기 때 시작해서 올해 8월이면 완공이 된다. 이것을 완공하는 게 중요한 과제이다.

▲벼 건조장이 왜 중요한가.

-남해는 이모작이 활성화된 지역이다. 벼를 수확하고 나면 바로 시금치나 마늘을 파종해야 한다. 그런데 가을 햇볕은 하루가 중요하다. 하루라도 빨리 시금치나 마늘을 파종해야 한다. 따라서 벼를 수확하고 난 후 수매까지 이 기간을 줄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벼 건조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벼를 건조하지 못해 수매를 못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추가로 벼 건조시설이 필요하다. 지난 임기 때 시작했다.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1500평 규모에 건축하고 있다. 올해 8월이면 완공예정이다. 이 건조장이 완공되면 벼 건조를 위한 대기시간이 줄어들어 마늘과 시금치 파종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또 다른 과제는

-남해군은 시금치 생산을 많이 한다. 그래서 조합원 소득을 높이려면 겨울채소 가격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겨울채소의 경우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가격안정화 기금을 마련하여 가격이 떨어지면 농협에서 수매해서 파쇄시키는 등 가격안정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하나.

-가격보장 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마늘분야에는 기금이 일부 있다. 그런데 시금치분야에는 아직 없다. 남해군과 농협중앙회 그리고 조합 등 3자가 서로 협의해서 기금 규모를 정할 계획이다. 아직은 구체적인 수치가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시작해 놓으면 기금 규모는 매년 조금씩 커질 것으로 본다. 이 기금은 겨울채소의 가격안정을 가져와 조합원들의 소득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는 어떤 일을 할 생각인가.

-농가에 인력지원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력지원 사업이 무엇인가.

-작년에 시범적으로 해 봤다. 농번기에 외부에서 인력을 들여와 농가에 지원하는 정책이다. 구체적으로 인력회사에 의뢰해서 필요한 인력을 제때 농가에 공급하게 된다. 농가마다 5명, 10명씩 원하는 만큼 공급한다. 지난해에는 800명을 공급했는데 올해에는 1500명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그럼 인건비를 지원하는 건가.

-그렇다. 인력도 공급하고 인건비도 지원받는 농가에서는 4만원만 내면 된다. 나머지는 남해군과 농협이 분담해서 낸다.

▲농가의 부담이 4만원이 전부인가.

-그렇다. 여기에는 교통비, 점심값, 참값 등이 포함돼 있어서 농가는 4만원 외에는 부담이 없다.

▲획기적인 정책 같다.

-그렇다. 농협이 원래 이런 일을 하라고 만들어진 조직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농협은 이런 일보다는 신용사업을 통해 돈벌이만 해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합원의 반응은 어떻나.

-조합원들은 대환영이다. 돈보다도 인력을 구하지를 못한다. 그런데 인력도 구해주고 인건비도 지원해 주니 조합원들은 가뭄에 비 만난 것 같이 좋아한다.

▲인력은 주로 어디에서 오나. 외국인 근로자들인가.

-그렇지는 않고 광양 등 대도시에서 주부들이 온다. 인력회사에서 모아서 공급한다. 그분들도 농촌을 체험해 보는 차원에서 나쁘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 일당은 얼마나 되는가.

-약 13만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 밥값, 교통비, 인력회사 수수료를
떼고 나면 10만 원 정도 받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저희들이 알 필요가 없어서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앞으로 이 인력지원 사업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얘기를 해 보자. 몇 년도에 어디서 태어났나.

-남해군 이동면 남읍리에서 1971년에 태어났다.

▲71년생이면 조합장 중에서는 젊은 편이 아닌가.

-그렇다. 재선 조합장으로는 경남에서 최연소로 알고 있다.

▲학교는 어디를 나왔나.

-남해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경남대학과 경희대 대학원을 나왔다.

▲그럼 학교 졸업하고 뭐했나.

-저는 사실 태권도 사범이다. 그래서 KOICA요원으로 베트남에도 6개월 파견돼 있었다. 파견이 끝난 다음에는 베트남과 중국에서 태권도 사범을 했다.

▲태권도는 언제부터 했나.

-중학교 때부터 했는데 선수생활도 조금 했다.

▲그럼 귀국해서는 뭐했나.

-귀국해서 남해 이동에서 태권도 도장을 하면서 건설업도 하는 등 개인사업을 했다.

▲농사는 언제부터 지었나.

-2009년에 형님이 돌아가시면서 형님이 지으시던 농사를 물려받아 시작했다.

▲주로 어떤 농사인가.

-골프장에 잔디를 공급하기 위해 잔디농사도 하고 마늘과 시금치도 재배했다.

▲농사를 하니 어떻던가.

-저는 농사가 정직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한만큼 보상이 돌아온다. 그래서 재미가 있다.

▲농협과는 어떻게 인연이 맺어졌나.

-농사를 지으면서 조합원이 되고 농협을 살펴보게 됐다. 그런데 농민을 위해서는 농협이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더라. 그래서 농협이 잘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침 대학교 때 전공이 정치학일 정도로 원래부터 선거나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때 도전해 보자 생각했다.

▲농협은 어떤 조직이라 생각하나.

-농협은 기본적으로 회사이다. 따라서 경영을 잘해서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들에게 많은 환원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제 생각으로는 현금으로 환원을 해 주기보다는 농사에 편리하도록 지원을 많이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사를 편리하게 해 준다는 게 무슨 말인가.

-예를 들어 앞에서 말한 인력지원 사업도 한 가지 방법이다. 또 마늘파종기에 피복작업을 해 줘야 하는데 농협에서 이런 일을 대행해 주기도 한다. 이런 일들을 농협이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 농민들에게 힘드니 농사를 짓지 말라는 말보다는 농사를 짓도록 하고 힘들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게 농협이 할 일이다. 황인태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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