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기획]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 ① 늘어나는 도내 가정범죄
[5월 기획]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 ① 늘어나는 도내 가정범죄
  • 강정태 기자
  • 승인 2019.05.10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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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폭행에 살해까지…폭증하는 가정범죄
도내 지난해 가족간 범죄 전년도 대비 27% 급증
부모·자식 가릴 것 없이 일어나…아동학대도 ‘여전’
경찰 “가족이라 감추다 보니 흉악범죄로 이어져…”

5월은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8일 어버이날, 10일 한부모가족의 날, 21일 부부의 날 등 가족이 함께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을 무색해질 정도로 지난 4일 밀양에서는 아들과 결혼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두른 아버지가 체포되는 등 경남에서는 가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존속범죄가 끊이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늘어나는 가정범죄 해결방안을 모색해보고자 세 차례에 걸쳐 가정범죄 현황과 그 이유를 진단해보고 해결책을 지자체, 정부차원의 제도, 전문가 의견 등에 알아본다.

◆늘어나는 도내 가정범죄 = 가족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남지역에서는 가족 간에 살해·폭행·협박 등 가정범죄가 끊이지 않고 증가하고 있다.

8일 경남지방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존속 관련 범죄 발생 검거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남에서 검거된 존속범죄 피의자는 2016년 95명에서 2017년 101명, 2018년에는 전년에 비해 27% 급증한 128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 건수도 2016년 82건, 2017년 88건, 2018년 100건으로 늘고 있다.

가족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남지역에서는 가족 간에 살해·폭행·협박 등 가정범죄가 끊이지 않고 증가하고 있다.
가족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남지역에서는 가족 간에 살해·폭행·협박 등 가정범죄가 끊이지 않고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인륜을 저버린 존속살해의 경우에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2건, 3건, 4건으로 증가하며 10명이 검거되고 이 중 8명이 구속됐다.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부모·자식 가릴 것 없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밀양경찰서는 아들을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아버지인 A(6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자신의 주택에서 아들(36)과 결혼문제를 놓고 다투다가 흉기로 아들을 한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장남인 B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동생은 결혼했는데 너는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 언제 할 거냐”며 말다툼을 하다 B씨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른 곳으로 나가자 우발적으로 흉기로 아들을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아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진주에서는 장기간 가정폭력을 일삼은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아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아들은 자택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하고는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조사에서 아들은 아버지가 평소 자신에게 폭행·폭언을 일삼아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같은 지역에서 아버지의 시신을 훼손해 바다에 버리는 사건도 있었다. 진주의 한 원룸 자택에서 파키슨병을 앓고 있던 아버지를 간호하다 자신의 실수로 아버지가 숨지자 시신을 훼손해 사천시 창선·삼천포대교 아래와 부산광역시 태종대 앞바다 등에 버린 혐의로 40대 이씨가 경찰에 구속기소 됐다.

이 씨는 사망신고서 없이 아버지의 사망신고를 하려고 동사무소를 찾았다가 이를 수상하게 여긴 동사무소 직원에 의해 범행이 드러났다.

어린 자녀가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는 경우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이 최근 4년간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피의자는 ▲2016년 113명 ▲2017년 129명 ▲2018년 112명 ▲올해 1~4월 36명 등 총 390명이다.

아동학대 장소별로는 가정이 254건(72.3%)으로 가장 많았으며 ▲어린이집 31건 ▲학교(학원) 22건 ▲복지시설 15건 ▲유치원 7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실제 지난해 경남도가 공고한 ‘2017년 경남도 아동학대 현황’에도 학대 행위자로 부모가 81%(916명)로 가장 많고 타인 12%(138명), 친인척 5%(55명) 등 순이었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존속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가족이라며 가해자를 감싸거나 쉬쉬하며 넘어가는 경향이 많아 처리하는데 어렵고 적극적인 개입이 힘들다”며 “사건을 감추려 하다보면 가정 내부 문제가 쌓이게 되고 결국 흉악한 범죄로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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