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덕봉 합천호농협 조합장 - 두 번의 조합장 선거를 모두 무투표로 당선
손덕봉 합천호농협 조합장 - 두 번의 조합장 선거를 모두 무투표로 당선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5.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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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임기 중 35% 불과한 예대비율 80%까지 높여
2017년 농협중앙회의 가장 큰 상 ‘총화상’ 받아
이번 임기에는 조합원들 행복드림 사업 본격 추진

손덕봉(57) 합천호농협 조합장은 재선 조합장이다. 두 번 다 무투표로 조합장에 당선됐다. 처음 출마했을 때는 현직 조합장과 둘이서 경쟁했다. 그런데 선거과정에서 조합장이 직원과 다투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다며 사퇴를 했다. 손 조합장은 그래서 처음 출마부터 무투표로 당선되는 행운을 얻었다. 끝까지 갔더라면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흔쾌히 결단해서 후배에게 길을 열어준 당시 조합장께 감사드린다.

손덕봉 합천호농협 조합장은 두 번의 선거를 모두 무투표 당선되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가 됐다.
손덕봉 합천호농협 조합장은 두 번의 선거를 모두 무투표 당선되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가 됐다.

손 조합장이 합천호농협을 맡은 이래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신용사업 부문에서 나타났다. 조합장으로 취임할 시기에 예금 중에서 대출 비중이 35% 남짓 됐다. 대출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직원들 상여금도 제대로 못줄 정도로 사정이 어려웠다. 일단 조합의 재정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래서 손 조합장은 대출을 늘리는 것에 매진했다. 그 결과 4년이 지난 현재는 예금 중에서 대출 비중이 80%에 이르고 있다. 기적 같은 일이다. 이렇게 빠른 시기에 대출을 늘린다는 것이 사실 농촌 조합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아무에게나 대출을 준 것은 아니다. 연체비율이 높아지면 부실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이런 것들을 꼼꼼히 따지면서 대출을 늘린다는 것이 쉽지 않다. 손 조합장은 이 일을 해냈다. 이로 인해 농협중앙회로부터 클린뱅크 칭호도 받았다. 2017년에는 전체 농협 중에서 동메달을 땄고 2018년에는 은메달을 받았다. 올해에는 클린뱅크 금메달을 받기 위해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다.

손 조합장은 첫 임기 중에 조합의 기반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기반을 잡는데 가장 중요한 일은 조합원의 소득을 늘리는 일이다. 손 조합장은 2002년부터 매 5년마다 새로운 작물을 도입했다. 2003년에는 양파를 시작해 현재 연간 20만 망을 생산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마늘을 도입해 현재 10만 평의 마늘농사를 짓고 있다. 2013년부터는 산골짝에 생강을 도입해 심고 있다. 연간 8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조합장이 된 이후 4년 만에 조합의 기반을 잡은 손 조합장은 2017년 농협중앙회로부터 총화상을 받았다. 중앙회에서 주는 상으로는 가장 큰 상이다. 총화상은 농협의 사업평가뿐 아니라 직원과의 인화, 직원 조합원들 간의 관계 등 모든 면을 평가해 주는 상이다. 손 조합장이 얼마나 조합운영을 잘 했는가에 대한 총체적 평가가 이 상의 취지이다.

두 번째 임기를 맞은 손 조합장은 행복드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원 전체가 행복한 조합을 만드는 게 손 조합장의 임무다. 행복드림을 위해 조합원들의 소득증대와 원로조합원들의 복지증대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합천호농협에는 밤나무가 많다. 연간 1천 톤의 밤이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수확되는 밤은 그리 인기가 없다. 그래서 군밤용 밤나무로 수종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수종변경이 이루어지면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복드림의 또 하나의 과제는 원로조합원들의 안전문제이다. 이를 위해 손 조합장은 고령으로 나 홀로 사는 조합원들을 위해 기념일을 챙겨드리고 비상연락망을 만드는 일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전화기를 보급하여 몸이 아플 경우 비상전화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몸이 아플 경우 119구급대나 병원에 급히 이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손덕봉 조합장은 1962년 합천군 용주면에서 태어났다. 합천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합천읍에 있는 농협에서 임시직으로 근무하게 된 것이 농협과의 인연이다. 손 조합장은 당시에 굳이 농협에 근무할 생각이 강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임시직으로 들어와 어머니의 병환으로 의료보험 혜택 때문에 2년간이나 일하게 된 것이 농협귀신이 된 계기가 됐다. 임시직으로 있으면서 정규직원들에게 설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어차피 농협에 있어야 할 바에야 시험을 쳐서 정규직으로 있자는 생각에 시험을 쳤고 합격을 했다. 그리고는 그 이후 평생을 농협에서 보내게 됐다. 어머니의 병환이 자신의 인생진로를 결정한 셈이다. 어머니 덕분으로 조합장까지 하는 행운을 누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음은 손덕봉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합천호농협은 이름이 특이하다. 어떻게 해서 이 이름으로 하게 됐나.

-우리 조합은 합천댐이 있는 합천군 용주면과 대병면을 관할하고 있다. 그래서 합천호농협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손 조합장은 이번이 초선인가.

-아니다. 재선이다.

▲재선이면 그리 어렵지 않았겠다. 이번 선거가 어땠나.

-무투표로 당선이 됐다. 이번뿐 아니라 처음 나왔을 때도 무투표 당선이었다.

▲두 번이나 무투표 당선이 될 정도면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인가.
-2015년 첫 번째 선거는 현직 조합장님과 대결이었다. 조합장님이 선거운동을 하시다가 데리고 있던 직원과 싸우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면서 스스로 사퇴하셨다. 그래서 무투표가 됐다. 흔쾌히 후배에게 길을 열어준 조합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번 선거는 어떻게 해서 경쟁자가 없었나.

-그걸 제가 알 수는 없다. 다만 지난 4년의 임기 동안 제법 많은 일을 한 건 사실이다. 그런 것을 평가해서 조합원들이 저한테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주로 어떤 일을 했나.

-조합의 기반을 잡는 일을 주로 했다. 우선 신용사업을 정상화 시켰다.

▲신용사업의 무엇이 문제였나.

-제가 조합장이 됐을 때 예대비율(예금 중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5% 수준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직원들 보너스도 챙겨주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서 이것을 정상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다. 지금 예대비율이 80% 정도 된다.

▲상당히 공격적인 경영을 한 것으로 들린다. 이 경우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위험이 없나.

-그것을 중앙회에서 관리감독하고 있다. 우리 조합은 클린뱅크로 평가받고 있다. 부실채권이 없을 뿐 아니라 연체비율이 아주 낮다. 일단 대출이 늘어나니 수익이 좋아졌다. 수익이 좋아지면서 조합의 틀을 잡혔다. 중앙회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평가해서 2017년에 총화상을 받았다.

▲총화상이 뭔가.

-농협에서 가장 권위가 있고 큰 상이다. 조합의 사업실적과 직원 인화단결, 조합원과 직원간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주는 상이다. 우리 조합에서는 처음 받는 상이었다. 물론 이 상을 받기 위해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큰 자랑거리이다.

▲4년 만에 큰 변화를 만든 것인데 그 외에는 손 조합장이 한 일 중 어떤 일이 있나.

-꼭 조합장이 돼서 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저는 조합원들의 소득을 늘려주기 위해 주로 노력했다.

▲주로 어떤 일인가.

-제가 2002년에 합병하기 전의 용주농협에 왔다. 그런데 여기 오니까 겨울에 농사를 짓지 않더라. 농경지는 경리정리가 돼서 훌륭한데 겨울 한 철을 아예 놀려두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겨울채소를 심기 시작했다.

▲어떤 채소인가.

-처음에 양파를 심었다. 저도 6000여 평을 심으면서 조합원들에게 권유했다. 5년 정도 지나니 양파재배가 안정이 되더라. 현재 15만 평 정도 겨울에 양파농사를 짓고 있다. 연간 20만 망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양파만 심나.

-양파농사가 안정이 된 후에는 마늘 농사를 권유했다. 2008년부터 마늘농사를 시작했다.

▲마늘은 남해가 주산지 아닌가.

-그래서 우리 조합에서는 품종을 좀 달리했다. 여기서 심는 마늘은 대서마늘이라고 원래는 장아찌용이었다. 큰 마늘이 있고 아주 작은 마늘이 동시에 있는 품종이다. 요즈음 고깃집에서 자르지 않는 작은 마늘이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거다. 그게 대서마늘이다. 그 마늘을 10만 평 정도 심는다. 이렇게 양파와 마늘을 심으니 합천호 주변 농경지는 겨울에 녹색으로 변했다.

▲이게 전부인가.

-아니다. 들에 양파와 마늘을 심어서 푸르게 했는데 골짝은 그대로였다. 그래서 골짝에 잘 되는 생강을 심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이다. 그래서 지금 합천호 주변 골짝에는 생강이 많이 생산된다.

▲그럼 이렇게 해서 농가소득이 얼마나 늘었나.

-양파가 20억 원, 마늘이 15억 원, 생강이 8억 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48억 원 정도 된다. 그런데 조합원의 65%가 70세 이상이다. 이 농사를 하는 사람들은 70세 미만이다. 약 30%가 양파, 마늘, 생강으로 소득이 증대됐다고 보면 된다. 가구당 약 700만 원 정도의 소득이 늘어났다.

▲이런 성과들이 있으니 송 조합장에 대해 경쟁하러 나서는 사람들이 없는 것 아닌가 싶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합천호농협은 이전부터 조합장 선거에서 그리 경쟁이 치열한 곳은 아니다. 대부분 3선까지 하고 퇴직한다. 그런 관행이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주로 조합의 기반을 잡는 일을 했는데 이번 임기 중에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말씀처럼 지난 임기 중에는 조합의 기반을 잡는 일에 매진했다. 이것은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그래서 이번 임기는 조합원들에게 행복을 드린다는 취지로 행복드림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주로 어떤 일들인가.

-가장 중요한 것이 조합원들의 소득증대 사업이다. 소득증대를 위해서 지금까지 하지 않은 것 중에서 풋마늘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풋마늘 사업이 전망이 있나.

-현재는 주로 제주도에서 풋마늘이 나온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1월에 올라온다. 그래서 그 전에 풋마늘이 나올 경우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 시장이 크지는 않지만 이 기간에는 상품이 없으니 어느 정도 팔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사업은.

-우리 조합원들은 밤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지금 밤은 먹기가 불편해서 상품성이 약하다. 그래서 이 밤나무를 군밤용 밤나무로 교체할 생각이다. 군밤용 밤으로 수종변경을 하면 아무래도 소득이 올라갈 것 아닌가 생각된다.

▲행복드림이라면 복지에도 관심을 많이 기울여야 할 것 같은데.

-맞는 말이다. 우리 조합원은 고령자가 많다 보니 나홀로 사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기념일 등을 챙겨주면 좋아하신다. 올해부터 생일 등 기념일을 챙겨주는 사업을 시작할까 생각 중이다. 또 이렇게 홀로 사는 분들을 위해 전화기를 보급해서 대화상대도 해 드리고 몸이 아플 경우 비상전화로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개인적인 얘기를 해 보자. 언제 어디서 태어났나.

-1962년 합천군 용주면에서 태어났다.

▲학교는 어떻게 되나.

-합천고등학교를 나왔다.

▲그럼 고등학교 졸업하고 농협에 들어왔나.

-처음에 합천읍에 있는 농협에서 임시직으로 일했다. 아는 조합장님이 한번 일해보라고 하셔서 아무 생각 없이 임시직으로 일했다. 그런데 2년간 일하는 가운데 임시직이라 설움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도 농협을 떠나지 못했던 것은 의료보험 때문이었다.

▲의료보험이 왜 필요했나.

-당시 어머니가 몸이 편찮으셨다. 그래서 의료보험이 필요했다. 의료보험 때문에 그만두지도 못하고 일하고 있는데 정규직들이 설움을 많이 줬다. 이럴 것이라면 정식으로 시험을 쳐서 직원이 되자는 생각을 했다. 마침 2년 지나서 공채시험이 있어서 시험을 쳐서 입사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농협에 근무하게 된 것이다.

▲어머니 병환이 아니었으면 다른 직장에 갔었을 수도 있었겠다.

-그렇다. 따지고 보면 어머니 때문에 오늘날 조합장도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에게 감사를 드린다.

▲원래부터 조합장을 하려고 했었나.

-조합에 근무하는 사람은 누구나 조합장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2002년에 고향 농협에 오면서 언젠가는 조합장을 할 기회가 있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한 건 사실이다.

▲농협에 평생 있으면서 잘한 일은 무엇인가.

-물건 파는 일을 잘했다. 다른 농협에 있을 때도 수출업무에 진력해 수출을 늘린 적이 많다. 신용사업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저는 경제사업 쪽으로 많이 특화됐다고 볼 수 있다.

▲살아가면서 가지고 있는 좌우명이 있나.

-저기 책상 뒤 벽에 있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좌우명이다. 농협에 근무하기 때문에 늘 농민과 제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한다. 그럼 짜증스러운 일이 별로 없다. 새벽까지 일해도 농가소득에 도움이 되는 거라면 보람을 느낀다. 농민들은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을 가장 두려워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작목이 자리를 잡으려면 직원이 그 일에 미쳐야 한다. 우리 조합이 제 임기 중에 기반이 조성된 것은 모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했기 때문에 그렇다. 저는 야참 사다 주는 일 외에 한 일이 없다.

▲이렇게 첫 번 임기 중에 조합의 기반이 잡힌 것을 보면 직원들을 통솔하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직원들에게 화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떤 일이 있어도 칭찬을 많이 해 주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것은 자존심이 상할 때이다. 일과는 관련이 없다. 저는 그래서 자존심을 다 버렸다. 그래서 화낼 일이 없다. 조합장이 화를 내지 않으니 일단 직원들이 마음놓고 열심히 일을 하더라. 칭찬이 중요한 것인 줄 실감했다.

▲선출직을 해 보니 어떤가. 직원 때랑 많이 다른가.

-선출직이란 외부에 고개를 숙이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내 내면의 기준만 있으면 된다. 그럼 고개 숙이는 일이 힘들지 않다. 그런 생각으로 조합장 역할을 하고 있다.

▲3선에 도전할 건가.

-이번 임기를 잘 보내고 나서 고민하겠다. 그런데 선출직은 오래 하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은 아니라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다. 황인태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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