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東松餘談] 레이와 시대를 시작하는 일본
[하동근칼럼東松餘談] 레이와 시대를 시작하는 일본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5.1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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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일본의 30년 헤이세이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레이와 시대가 시작되는 시기인 지난 4월말 도쿄에서 며칠 머물렀다. 과거 특파원 시절, 쇼와시대가 끝나고 헤이세이시대가 시작되는 현장을 지켜봤던 인연이 30년이 지난 시점에 헤이세이가 끝나고 레이와 시대가 시작되는 현장을 또다시 접하게 된 것은 우연치고는 참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일본의 모든 매스컴은 새로운 일본 왕과 물러나는 왕에 대한 얘기로 신문 지면과 방송 프로그램을 가득 메웠고 새로운 레이와 시대에 일본이 가야 할 길에 대한 방향과 의견들을 쏟아냈다. 일본 매스컴이 공통적으로 쏟아내는 단어는 평화와 번영이었다. 전범 국가였던 일본이 쏟아내는 평화와 번영이란 단어를 들으면서 착잡한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일본은 세계 제2차 대전 특히 미국을 상대로 태평양 전쟁을 전개한 이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이 투하되기 전까지는 전선을 시베리아와 만주, 동남아, 남태평양까지 기세 좋게 확대한 바 있다. 패전국이 되었기 때문에 망정이지 결과가 만일 반대였다면 한반도도 오키나와처럼 되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전범국가로서 재판을 받았지만 일본 왕은 살아남았고, 종전이후 곧바로 한국전쟁 특수와 올림픽 그리고 베트남 전쟁 특수 등에 힘입어 국가의 경제력을 곧바로 회복할 수 있었다. 또 자위대라는 이름이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국방력까지 다시 갖추게 되었다. 최근에는 세계 화력지수에서 한국을 넘어서 세계 6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8위다. 또 미국이 F-35 최신예 전투기 핵심기술 개발에 일본을 기술파트너로 영입할 정도가 되었다. 원자탄에 대한 두려움과 전쟁에 대한 반작용 등으로 패전이후 줄곧 평화를 앞세우고 있지만 기실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에 둔 세계 3위의 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절치부심 노력해 왔다. 계속해서 경제력과 군사력을 키우겠다는 것이 현 아베 정권의 속셈이다.

일본은 헤이세이 초기, 경제에 지나치게 속도를 내다가 거품경제 붕괴라는 충격파에 크게 흔들린 적이 있었다. 또 고베 대지진과 후쿠시만 해일 등 엄청난 자연재해를 당했지만 느리긴 했지만 이를 모두 극복했다. 그사이 일본 기업의 유보금은 4배가 늘어났고 개인 저축액도 2배나 많아졌다고 했다. 한국은 23년 전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했다가 IMF를 맞았고 그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는데 올해 초, 어찌된 일인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군사력은 북한을 압도할 만한 실력은 그만두고라도, 북한의 핵무기에 완전히 노출되는 무장해제이나 다름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지금의 일본은 30년 전과 비교해 규모와 내실에서 차원이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었다. 시내 주요 부도심지역은 방향 감각을 잃을 정도로 초고층 빌딩군으로 가득 찼고, 귀국길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하네다 공항조차 규모가 3배나 커졌다. 바다를 향한 항만시설의 확충과 육지 만들기가 부단히 전개되고 있었다. 같은 흐름의 시간이었음에도 일본은 착실한 국력 신장에 성공한 반면, 한국은 여전히 반복되는 정치적 갈등과 과거 역사에 억매인 한풀이, 지역과 계층 갈등에 매달려 국민적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고 국가 발전의 발목이 잡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을 극복할 수 있는 진정한 길은 경제력에서 군사력에서 그리고 국 격에서 우위에 서는 일이지 감정적 구호에만 그치는 극일과 반일 그리고 사죄요구는 심리적 자기만족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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