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엉덩이가 이렇게 무거웠던가?

내가 이렇게나 집을 좋아했던가?

내가 이렇게나 게으른 인간이었나?

그리고 만보걷기가 이렇게나 어려운 미션이었나~

한참이나 걸은 둣 한데 돈되는 만보기로 확인하면 5천보.

이제는 진짜 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나이에 어울리게 늘어나는 뱃살도 고민이지만 게으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예전과 다르게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함이 예전 같지 않다.

어깨도 뻐근하고, 자다가 깨고, 그러고 나면 잠들기가 쉽지 않고….

모른 척하고 싶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건강에 집착하게 된다.

어제보다는 1센티는 더 두툼하게 잡히는 듯한 불쾌한 느낌의 뱃살도 점점 사실이 되어 이제는 할 수 없이 살기 위해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벗어나야지.

더워지는 날씨를 핑계로 움직여야지.

동네에서 차로 움직이던 거리를 걸어서 움직이는 것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한참을 걸으면 숨이 차면서 몸이 더워지고 돌아오는 길에는 다리와 엉덩이가 뻐근하다.

아파트 계단도 걸어서 15층까지 올라가 본다.

강변도로를 걸을 때는 걷고 뛰고를 반복하다 마지막에는 운동기구에서 스트레칭도 한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시작하기는 싫지만 하고 나서 느껴지는 상쾌함과 뿌듯함이 있다.

그리고 그 시간 이후 먹는 것에 대한 당당함도 덤으로 생긴다.

전에는 운동해야지 하면 돈을 내고 억지로 끌려가는 운동을 했다.

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그렇게 해서 돈이라도 아까워야 운동하게 되는 면이 있었다.

그러나 씀씀이가 커서 돈이 많이 드는 요즘은 돈이 아깝다는 마음이 운동을 해야 한다는 마음을 늘 이겨버린다.

나의 의지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내 의지로 하는 걷기는 남다른 뿌듯함이 있다.

걸으면서 계절도 구경하고 사람도 구경하고 내 생각도 정리한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다른 사람에게 기대어 운동할 때는 가질 수 없는 그 무엇이다.

이제 관건은 꾸준함이다.

꾸준하게 만보 채우기.

나를 위한 하루의 투자.

나 스스로에게 파이팅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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