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성칼럼] 정부 공인 ‘남강자전거길’을 제안한다
[권재성칼럼] 정부 공인 ‘남강자전거길’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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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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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성 칼럼니스트
권재성 칼럼니스트

2년 전 여름휴가 때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아들과 함께 ‘국토종주자전거길’(633㎞)을 달린 적이 있습니다. 인천 서해갑문에서 시작하여 낙동강 하구둑까지 완주하는데 무려 한 달 열흘(7월30일~9월9일)이 걸렸습니다. 물론 40일 동안 계속 간 것은 아니고, 3박 4일 동안 서해갑문에서 문경새재까지 달리고, 그 이후 구간은 세 번에 걸쳐 주말마다 달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작한 자전거여행은 금강, 영산강, 섬진강자전거길 달리기로 이어졌습니다. 처음에는 건강과 인문지리적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행정안정부에서 주는 인증서가 큰 동인이 되었습니다. ‘국토종주인증서’, ‘4대강종주인증서’, 공인된 자전거길 1853㎞를 모두 돌면 ‘그랜드슬램인증서’를 줍니다. 동해안종주, 제주환상종주만 돌면 글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됩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본 따서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주올레길’에 이어 ‘지리산둘레길’, '서울둘레길', ‘백운산둘레길’ 등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2012년 7월 올레길을 혼자서 걷던 한 여성이 살해되는 불행한 사고 이후 둘레길 열풍은 잠시 가라앉았다가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산청군은 지난 5월 초 ‘지리산 불로장생 100리길’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경남미디어 5월 3일자 기사) 이는 산청군 묵곡마을 성철스님 생가에서 시작하여 경호강 줄기를 따라 성심원과 산청읍, 동의보감촌을 거쳐 함양·산청 민간인학살기념관이 있는 주상마을까지 이어지는 46km 길이의 자전거·걷기길을 건설하는 사업입니다. 지리산이라는 천혜의 보고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이 늘 안타까웠었는데 그 단초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다행한 일입니다.

나는 이 사업에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불로장생 100리길과 진주시 자전거길을 연결하고, 낙동강 하구둑까지 이어지는 정부 공인 ‘남강자전거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랜드슬램을 꿈꾸는 전국의 자전거 매니아들이 진주, 산청을 찾을 것입니다. 진주시의 경우 ‘남강과 어우러진 자전거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명석면에서 금산교까지 조성된 자전거길을 다른 지자체와 연계하여 낙동강 하구둑까지 연결해야 관광객 유인효과가 커집니다.

둘째, 서울시에서 조성한 ‘서울둘레길’이나 ‘북한산둘레길’을 벤치마킹하여 각종 인증제를 시행해야 합니다. 서울시는 ‘서울둘레길 앱’을 만들고, 코스 중간 중간에 우체통을 재활용하여 인증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우체통 근처에서 앱을 켜면 스템플이 찍히게 하여 사람들에게 스템플 찍는 소소한 행복을 주는 한편 1~8코스 152.7㎞를 완주한 사람들에게 인증서를 주고, 명예의 전당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8122명에게 완주증이 발급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증제는 ‘지리산둘레길’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리산둘레길이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는 유행 따라 급조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코스설계가 안 되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을 유인하는 뭔가가 빠졌기 때문입니다. 인증제는 2% 부족한 사탕이 될 것입니다.

셋째, 경남교육청과 연계하여 인증서를 받은 학생들에게 각종 혜택을 주면 좋겠습니다. 초등학생들은 ‘우리고장 알기’수업과 중·고등학생의 경우 봉사점수와 연계하면 큰 인기를 끌 것입니다. 아이들이 부모님 손을 잡고 길을 걷다보면 아이들에겐 인문지리적 지식이, 부모님들에겐 건강과 함께 아이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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