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은행 진주지점은 불법사채업자의 뒷주머니인가?
A은행 진주지점은 불법사채업자의 뒷주머니인가?
  • 이선효 선임기자
  • 승인 2019.06.03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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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은행 진주지점 불법사채업자 B씨에게 약 50억 원 대출
대출 전후 10억 원, 35억 원 B씨의 불법대부 실행 돼
B씨 10억 원 불법대부, 4개월 만에 8천만 원 이자수익
B씨 35억 원 불법대부, 매년 7억 원씩 이자 받기로 해
35억 원 사채 빌려 쓰기로 한 기업은 A은행의 고객
A은행 진주지점장과 불법사채업자 자주 만나....유착의혹

A은행 진주지점이 대출한 자금이 불법사채에 활용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A은행이 건전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자금을 대출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게 아니라 불법사채업자의 배를 불리기 위한 뒷주머니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비난이 일고 있다.

불법사채업자에게 거액의 대출을 승인해 은행이 불법대부의 뒷주머니 역할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A은행 진주지점.
불법사채업자에게 거액의 대출을 승인해 은행이 불법대부의 뒷주머니 역할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A은행 진주지점.

A은행 진주지점(지점장 김 모 씨)은 지난 4월 경남 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불법사채업자인 B씨에게 B씨가 보유한 건물을 담보로 5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대출했다. 진주시에 소재하는 B씨의 건물 등기부 등본에는 A은행 진주지점이 근저당권자로 설정한 채권최고액 66억9천6백만 원이 기재돼 있다. 은행들이 보통 채권최고금액을 130%로 설정하는 것을 볼 때 A은행 진주지점(지점장 김 모 씨)이 B씨에게 대출한 자금은 51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불법사채업자 B씨는 A은행의 이 대출을 전후하여 2번에 걸쳐 불법으로 대부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B씨의 불법대부는 A은행으로부터 대출받기 전인 지난해 12월 31일 발생했다. B씨는 이 불법대부에서 10억 원을 대부해 주고 5천만 원을 선이자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5월 2일 변제받으면서 3천여만 원에 이르는 추가 이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0억 원의 불법대부를 통해 B씨가 4개월 만에 벌어들인 돈은 8천여만 원에 이른다.

B씨의 또 다른 불법 대부는 A은행이 B씨에게 대출해 준 직후인 지난 5월 7일 발생했다. B씨는 진주에 있는 모 기업을 대상으로 총 35억 원을 8년간(2027년 변제) 빌려주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B씨의 불법대부는 개인이 아니라 B씨가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기업의 명의로 이루어졌다. B씨가 운영하고 있는 이 기업은 진주에 소재하는 식품회사로 대부회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B씨도 이점이 마음에 결렸던지 불법대부 계약서에는 투자약정서라는 이름으로 작성돼 있다. 그러나 공증서에는 차용으로 하는 등 빌려주는 것이 분명했다. 따라서 B씨 뿐 아니라 B씨가 운영하는 이 식품회사 역시 불법대부를 한 셈이다. B씨는 두 번째 대부에서는 8년간 매년 7억 원(연20%)의 확정 이자를 받는 것으로 계약돼 있다. 계약한 것으로만 보면 불법사채업자 B씨는 이 대부를 통해 매년 7억 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돼 있다.

A은행의 B씨에 대한 대출은 B씨의 두 번의 불법 대부 사이에 약 50억 원을 A은행 진주지점으로 받았다. 이에 따라 불법대부를 늘리기 위해 자금이 필요했던 B씨가 자신의 건물을 담보로 A은행 진주지점으로부터 현금을 확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물론 A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이 불법대부에 그대로 쓰였다는 증거는 본지가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A은행 대출로 현금 여력이 풍부해졌기 때문에 불법사채업자 B씨가 보다 적극적으로 불법대부를 했을 것이란 해석은 가능하다. 실제로 B씨는 돈을 빌려준 기업 대표에게 차용금 35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들을 비롯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취지의 말을 털어놓은 바 있기도 하다.

사채업자 B씨의 2번에 걸친 불법대부는 본지 취재결과에 한한 것으로 본지가 취재하지 못한 것까지 포함할 경우 사채업자 B씨의 불법대부는 실제로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계에서는 최근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이전보다 강화돼 이렇게 많은 대출을 A은행 진주지점이 승인한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익명을 원한 다른 은행의 지점장은 이와 관련해 “이 건물에 대해 저희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건물은 공실도 많고 수익성도 높지 않아 만약 저희에게 대출 의뢰가 들어왔다면 대출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본지는 A은행 진주지점장 김 모 씨에게 확인전화를 했다. 먼저 불법사채업자 B씨에게 약 50억 원을 대출한 적이 있느냐고 확인하자 지점장 김 모 씨는 “고객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본지가 “금융기관이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할 경우 부동산 등기부 등본에 대출기관과 금액까지 모두 적시해 국민 모두가 검색 한 번으로 다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고객정보 운운하는 것은 너무 이상하지 않느냐”고 하자 A은행 지점장 김 모 씨는 입을 닫았다. 이어 본지는 “김 모 지점장이 대출을 해 준 건물 주인이 진주에서 악덕 사채업자로 알려진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모 지점장은 “노코멘트 하겠다.”고 답하면서 더 이상 추가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그래서 본지는 A은행 진주지점 대출의 적정성 등에 대한 반론은 듣지 못했다. 그런데 보통 언론의 질문에 노코멘트라는 답변은 사실상 시인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김 모 지점장은 악덕사채업자 B씨를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까지도 자주 만나는 관계인 것으로 본지취재결과 확인됐다. 특히 김 모 지점장은 B씨가 불법으로 35억 원의 대부를 해 준 기업이 어디인지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 본지 취재결과 밝혀졌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B씨에게 35억 원을 8년간 매년 7억 원의 확정 이자를 주기로 하고 돈을 빌린 기업이 사실은 김 모 씨가 지점장으로 있는 A은행 진주지점의 고객기업이라는 사실이 본지 취재결과 드러났다.

그렇다면 A은행 진주지점장 김 모 씨는 자신의 고객기업에게는 대출을 해주지 않고 불법사채업자 B씨에게는 대출을 해 주고 자신의 고객기업이 은행 대신 불법사채업자 B씨에게서 매년 7억 원의 확정이자를 주고 돈을 빌려 쓰도록 유도했다는 합리적 추론도 가능하다. 또 지점장 김 모 씨는 사채업자 B씨에게 돈을 빌린 A은행 진주지점 고객기업의 금융정보도 사채업자 B씨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선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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