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우 함안 대산농협 조합장 - 20년간 5번 출마해 처음으로 조합장에 당선
송병우 함안 대산농협 조합장 - 20년간 5번 출마해 처음으로 조합장에 당선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6.0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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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살이 다된 나이에 첫 조합장 당선 영광 안아
대산농협 자립기반 마련하는 게 조합장의 임무
임기 중 수박산지 답게 수박판매망 확보하겠다
조합원이 감동하는 운영 통해 상생의 길 찾겠다
송영우 대산농협 조합장은 5번 출마해서 이번에 처음으로 당선됐다.
송병우 대산농협 조합장은 5번 출마해서 이번에 처음으로 당선됐다.

송병우(69) 함안 대산농협 조합장은 4전5기의 신화이다. 지금까지 5번 출마해서 처음 당선됐다. 1998년도에 처음 선거에 나왔으니 20년간 선거를 한 셈이다. 내리 4번 떨어지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 당선증을 받았다.

송 조합장이 20년간 지속적으로 출마할 수 있었던 것은 대산조합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대산농협은 전형적인 시골 면 단위 조합이다. 이대로 가면 소멸될 게 뻔히 보였다. 그럼에도 조합장들은 현실에만 안주해서 미래를 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자신이 조합장이 돼서 면 단위 조합이지만 자립기반을 잡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20년간 낙선을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조합장에 도전해 마침내 조합장이 됐다.

송 조합장은 조합장이 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조합원을 감동시키는 일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직원들을 설득해 농번기에는 8시에 출근해서 일부 직원들은 7시 반까지 근무하는 것이었다. 농번기에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들은 새벽에 일어나서 일터로 나가 해가 지고나면 돌아온다. 그런데 농협직원들은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해 버리면 조합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조합장에 취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제안해서 공감을 얻어 실시하는데 두 달이 걸렸다. 이번 월요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송 조합장이 농협에 근무하던 1970년대에는 직원과 조합원의 구별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농협직원들은 직장인화 돼 버렸다. 이래서는 미래가 없다는 게 송 조합장의 지론이다. 직원들이 조합원을 감동시키면 조합원들은 작은 물건 하나라도 조합에서 구매하게 된다. 이것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조합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자립의 기반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게 송 조합장이 그리고 있는 세상이다. 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송 조합장은 4년의 임기를 바칠 생각이다.

대산농협의 가장 큰 현안은 수박을 잘 파는 일이다. 함안군 대산면은 수박 주산지이다. 그런데 농협에 대한 믿음이 없다보니 농가들이 수박을 밭떼기로 팔아버린다. 밭떼기로 파는 이유가 수확시기에 가격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농협이 수박을 잘 팔아줄 것이라는 믿음만 있다면 농협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그래서 송 조합장은 임기 중 수박산지 농협들간 협의회를 만들어 도시지역 농협들과 체계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도시지역 농협에 안정적인 판매만 이루어진다면 손해를 보고 밭떼기로 수박을 팔 이유가 없어진다. 송 조합장은 임기 중에 반드시 협의회를 구성해서 도농 간 협력체제를 구축해 낼 것이다.

송 조합장은 1950년 대산면 부목리에서 태어났다. 중학교까지는 대산면에서 다니다가 고등학교는 외지에서 나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군대에 갔다. 군대 제대를 하고는 직장에 돌아가지 않고 낙향을 했다. 낙향해서 고향에 있으니 주변에서 농협에서 공채시험이 있다고 응시해 보라고 권유를 했다. 그래서 농협이 뭐 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시험을 쳐서 합격했다. 1975년의 일이다. 이때 대산농협에 서기보로 발령을 받아 1997년까지 일했다.

1997년 11월 당시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현직 조합장이 불출마를 결심하면서 조합장 출마를 권유했다. 인간관계가 원만하고 특히 조합원과의 관계에 자신이 있었던 송 조합장은 현직 조합장이 도와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선거에 나섰다. 그러나 선거는 냉정했다. 대산면은 시골이다 보니 성씨가 중요했다. 자신은 대산면에서 큰 성씨가 아니었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이라 돈도 충분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첫 출마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첫 출마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도 2등으로 낙선을 하다 보니 이게 문제였다. 큰 표 차이로 패배했더라면 차라리 다른 일을 구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슬아슬하게 2등을 하다 보니 마음을 접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해서 20년 동안 조합장 출마의 길을 걷게 됐다.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둔다고 마지막에 당선이 돼서 조합장이 됐으니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평생의 한이 되었을 거다.

송 조합장은 늦은 나이에 조합장이 됐지만 대산농협이 자립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자신의 일생의 임무로 하고 이번 4년 임기를 보낼 생각이다.

다음은 송병우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대산농협은 관할이 어디인가.

-경남 함안군 대산면이 관할이다.

▲조합원은 몇 명인가.

-1141명이다.

▲이번 선거가 처음 출마인가.

-아니다. 5번째 출마이다.

▲그럼 5번째 출마해서 처음 당선된 건가.

-그렇다.

▲언제부터 출마했나.

-1998년부터 출마했다. 그때부터 중간에 쉰 적도 있지만 모두 5번을 출마했다.

▲그럼 앞서 4번은 모두 어떻게 해서 낙선했나.

-모두 차석으로 낙선했다. 가장 크게 표 차이가 난 게 100표였다. 가장 작게 표 차이가 난 것은 17표였다. 간발의 차이로 2등을 계속했다. 그러니 계속 출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라리 큰 표 차이로 떨어졌더라면 아예 마음을 접고 다른 길을 갔을 거다. 그런데 아주 작은 표 차이로 2등을 하니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거였다.

▲이번에는 몇 표 차이로 이겼나.

-2등과 170표 차이로 이겼다.

▲그 정도면 큰 표 차이인가.

-천여 명이 투표해서 170표 차이이니까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이긴 이유가 무엇인가.

-대산면에는 큰 성씨들이 있다. 그런 큰 성씨들이 출마를 하지 않았다. 또 4번이나 떨어졌으니 이번에는 한 번 밀어주자는 분위기도 있었다. 여러 여건에서 이번에는 유리하다는 판세가 선거전부터 있었다.

▲이렇게 4번이나 떨어지면서도 꼭 조합장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있다. 대산면 농협은 전형적인 농촌지역 농협이다. 지금 면 단위 농협은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다. 지금 잘 운영하지 않으면 통폐합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형적인 농촌지역 농협인 대산농협을 꼭 살려놓고 싶은 것이 그동안 계속 출마한 이유이다.

▲다른 조합장들이 그런 것들을 제대로 하지 못했나.

-제가 보기에는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니 계속 출마하지 않았겠나.

▲꿈에도 그리는 농협조합장이 됐다.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

-조합원들이 조합장이 바뀌고 나니 우리 입장을 알아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겠다. 조합원들이 감동을 느끼도록 농협의 일하는 태도를 바꿀 것이다.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취임하고 나서 바로 직원들과 소통해서 근무조건을 바꿨다.

▲어떻게 바꿨나.

-요즈음은 농번기이니까 8시에 출근하자. 또 퇴근도 윤번제로 해서 경제사업 분야는 7시30분까지는 일을 보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공감대를 형성해 시행하고 있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농협의 주인은 조합원들이다. 직원들이 아니다. 그런데 농번기에는 조합원들이 새벽에 일어나 일하러 나가고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들어온다. 그런데 농협직원들은 9시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면 조합원들이 어떻게 보겠나. 그래서 조합원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이렇게 했다. 그러면 조합원들도 농협에 대한 생각이 바뀔 것이다. 생각이 바뀌면 조합원들이 농약을 사도 조합에서 살 것이고 식용유 하나라도 농협을 이용하지 않겠나. 그렇게 상생이 되면 농협도 살고 조합원도 사는 그런 상태가 된다. 그러면 대산농협 같은 면 단위 작은 농협도 독자생존을 할 수 있다. 저는 조합장으로서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직원들이 잘 응해주지 않을 텐데

-사실은 그렇다. 우리 때는 그렇지 않았지만 지금은 농협직원들이 직장인화 돼 버렸다. 그래서 농협에 대한 소명의식 같은 것은 우리 때보다 못한 것 같다. 그렇지만 제가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설득해서 이렇게 하기로 했다. 이걸 이끌어내는 데 두 달 걸렸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대산농협의 현안은 어떤 게 있나.

-대산농협은 수박의 주산지이다. 그런데 대부분 농가들이 수박을 밭떼기로 팔아버린다. 그래서 이것을 농협이 수매해서 판매하는 계통출하를 늘리는 게 현안이다.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그렇다. 농가들이 밭떼기를 하는 것은 수확할 때 가격안정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농협이 나서서 안심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 농협이 좋은 가격에 팔아줄 것이라는 믿음만 생기면 농가들이 밭떼기 대신 수확을 해서 농협에 판매를 의뢰하게 될 것이다.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 게 제가 임기 중 할 일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결국 도농간 협력을 해야 한다. 농협조직이 도시에도 있고 농촌에도 있으니 이 농협들간에 협업을 통해 농촌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도시지역 농협의 하나로마트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수박산지 농협들과 협의회를 구성할 생각이다. 이 협의회를 통해 농협에 출하하도록 농가들을 설득해 나갈 것이다.

▲또 다른 현안은 어떤 게 있나.

-대산농협에 양곡창고가 있다. 정부미 수매를 해서 보관하는 창고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무용지물이 돼 있다. 그래서 이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설 개보수 비용이 들긴 하겠지만 일단 시설을 다시 만들어서 활용하는 방안을 찾겠다.

▲로컬푸드 매장은 있나.

-대산농협에는 그게 아직 없다. 그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하나로마트 내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둬서 소량 생산하는 조합원들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

▲여기도 고령화 문제로 어려움이 많나.

-그렇다. 우리도 65세 이상이 약 70% 정도 되는 고령화 지역이다. 그래서 농협이 고령화 조합원을 위한 편의사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예를 들면 벼농사를 위해 벼 육묘장을 농협에서 설치해 고령조합원들의 편의를 높이는 방안이 있다.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이렇게 해서 고령조합원들이 감동을 하면 조합원들도 조합이용이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해서 면단위 농협이 자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가 조합장 재임 중 할 일이다.

▲대산농협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자산이 1000억 정도이다. 예금은 600억 원 정도이고 대출은 460억 원 수준이다. 정말 작은 농협이다.

▲이익은 나나.

-서류상으로 보면 약 5억 원의 이익이 난다. 그런데 이 정도면 사실상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잠시 한눈팔면 적자로 돌아서는 그런 상황이다. 그래서 제가 임기 중에 대산농협을 튼튼하게 기반을 잡는 게 제 임무이다.

▲개인적인 사안들을 물어보자. 언제 어디서 태어났나.

-1950년 대산면 부목리에서 태어났다.

▲학교는 어떻게 되나.

-중학교까지는 대산에서 다녔고 고등학교는 외지에서 졸업했다.

▲그럼 농협과 인연은 언제였나.

-고등학교 졸업하고 직장생활 좀 하다가 군대에 갔다. 군대 제대하고 나서 고향에 올 일이 있었다. 그런데 고향에 있는데 이웃에서 농협에 채용공고가 났다고 시험 한번 쳐 보라고 권유를 했다. 그래서 시험을 쳤는데 합격을 했다. 그게 1975년이다.

▲그때는 농협이 무슨 조직인지 알고 들어왔나.

-사실 잘 몰랐다. 제가 들어올 때가 면 단위 농협이 처음 생긴 해였다. 그 전에는 리 단위 농협이 있었다. 그게 통합을 해서 면 단위 조합이 생겼다. 그래서 여러 가지로 일이 많았던 시절이다.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하던 시절이었다.

▲퇴직은 언제 했나.

-1997년 11월에 했다. 당시 부장이었는데 조합장에 출마하기 위해 퇴직을 했다.

▲부장이면 아직 퇴직할 시간이 많이 남았던 때인데 어떻게 해서 출마를 하게 됐나.

-제가 인간관계가 좋았다. 주로 영농분야 일을 많이 봤기 때문에 조합원들과의 관계도 좋았다. 그런데 당시 현직 조합장이 출마하지 않으면서 저한테 권했다. 자네 같으면 충분히 조합을 잘 이끌 거라면서 출마를 권했다. 조합장의 권유 등에 선거가 뭔지도 모르고 출마를 강행했다.

▲그렇게 현직 조합장이 밀어줬으면 당선이 됐을 텐데.

-선거란 게 그게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시골선거는 성씨가 중요하다. 저는 대산면에서 큰 성씨가 아니다. 그리고 직원 출신이었기 때문에 돈도 없었다. 그러니 선거가 쉽게 진행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능력은 인정받아 2등을 했다.

▲그럼 첫 출마에서 낙선하고 뭐했나.

-그게 좋았던 게 아직 나이가 젊었다. 48살인가 그랬다. 그러니 쉽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보험대리점과 하우스 비닐 대리점을 열었다.

▲그건 잘 됐나.

-그동안 뿌려놓은 인맥이 있어서 큰돈은 아니어도 생활할 정도는 됐다. 연간 5천만 원 정도는 수입이 났으니 그걸로 생활은 가능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5번이나 조합장에 도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 그걸 아직도 하나.

-아니다. 이번에 당선되면서 그만두었다. 이제 농협조합장 일을 하는데도 벅차다. 당연히 그만두어야 한다.

▲20년 동안 추구해서 꿈에 그리던 조합장이 됐다. 다음에도 출마할 것인가.

-지금 제 나이가 70이다. 이번에 초선 조합장 교육에 갔더니 제가 두 번째로 나이가 많더라. 다음번에 출마하면 74살이다.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이번 4년의 임기를 잘 보내 대산농협의 기틀을 잡는 게 제일 중요하다. 황인태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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