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혁래 군북농협조합장 - 두 번의 무투표 당선 후 선거 통해 조합장 3선 돼
조혁래 군북농협조합장 - 두 번의 무투표 당선 후 선거 통해 조합장 3선 돼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6.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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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제대로 된 선거 치르게 돼 조합원들에 감사
금융사고로 인해 위기에 빠진 조합 구한 것이 보람
탄탄한 반석위에 올려 후임자 일하게 편하게 할 것
조혁래 군북농협 조합장은 3선을 하는 동안 금융사고로 위기에 빠진 군북농협을 안정시켰다.
조혁래 군북농협 조합장은 3선을 하는 동안 금융사고로 위기에 빠진 군북농협을 안정시켰다.

조혁래(62) 군북농협조합장은 3선 조합장이다. 앞서 두 번은 무투표 당선이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선거가 너무 치열했다. 3선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바꿔보자는 여론이 강했다. 그래서 위태위태한 선거를 했다. 2명이 나왔는데 54%라는 득표율을 보면 선거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

조 조합장이 선거에 처음 나온 것은 우연한 일 때문이다. 2009년 조합에서 당시 조합장의 금융사고가 있었다. 금융사고로 조합장이 구속되는 바람에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당시 어수선한 상황에서 조합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뜻에 따라 무투표로 당선이 됐다. 사실상 추대된 것이다. 그동안 조합에서 인심을 얻어왔기에 조합을 안정시킬 사람은 당신뿐이라며 추대를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얼떨결에 조합을 맡았다. 그리고는 그 이후는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보냈다.

취임해 보니 연체율이 29%에 달했다. 사고 금액이 얼마인지 추정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사실상 조합이 파산지경이었다. 직원들 월급은 상여금이 1000%나 반납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장을 맡았던 것이다. 그러나 조 조합장은 첫 4년의 임기동안 이 위기의 조합을 잘 이끌었다. 약 70억 원을 상각했다. 29%에 이르던 연체율도 한 자리 숫자로 만들었다. 이렇게 조합을 안정시키자 조합원들은 두 번째 선거도 무투표로 당선시켜 줬다. 그렇게 해서 두 번의 조합장을 쉽게 했다.

지금 군북농협은 농협평가에서 함안군 내 최상위 등급에 속한다. 지난해에는 흑자도 냈다. 직원들의 월급도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조합장을 맡은 9년 동안 이룬 성과이다.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조 조합장은 3선에 도전했다. 워낙 조합에 기여한 바가 크기 때문에 쉽게 당선될 줄 알았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냉정했다. 조합원들은 새로운 사람을 원했다. 그 바람이 셌다. 그럼에도 마지막 기회를 한 번 더 줬다. 조합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조 조합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많이 배웠다고 했다. 지금까지 무투표를 통해 당선되다 보니 사실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번에 조 조합장은 제대로 된 조합원의 목소리를 듣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마지막 임기동안 조합원들의 제대로 된 목소리를 조합운영에 반영하고 임기를 마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조 조합장은 그동안 금융사고로 인한 조합의 위기를 극복하느라 일상에 신경을 덜 쓴 부분들을 이번 임기 동안은 정리할 계획이다. 수박을 대신해 양파를 심기 시작한 농가들을 위해 저온 저장창고를 마련해야 한다. 그 일을 이번 임기 중에 마무리 지을 생각이다. 또 함안군 내 연합RPC 운영도 추진해야 한다. 지금까지 함안에서는 단독으로 RPC를 운영해 왔다. 그것을 함안군 내 전체 규모에서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또 조합도 더 튼튼하고 안정기반을 잡아야 한다. 그래서 후임자가 왔을 때 탄탄한 기반위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물려주고 싶은 게 조 조합장의 바램이다.

조 조합장은 1957년 함안군 군북면 중암리에서 태어났다. 초중고는 함안에서 나왔으나 대학은 진주의 농림전문대학을 졸업했다.

군대를 제대하고 난 후 고향에 있는데 농협에서 채용공고가 났다. 그 당시에는 농협에서 농업직을 뽑았다. 81년 7월 시험을 쳐서 함안농협에 첫 발령을 받았다.

당시는 농협이 열악한 상태여서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했다. 노동일도 마다하지 않고 했다. 지금 직원들은 그런 일시키면 할 사람이 하나도 없을 그런 일도 좋다며 했다. 그렇게 농협에 빠져서 23년을 보냈다. 엉뚱하게도 현직 조합장이 금융 사고에 연루되어 퇴직하게 되자 조합장 선거에 나서게 됐다.

위기에 빠진 조합을 구해야 된다는 열망 하에 출마했다. 그런데 조합원들이 무투표로 당선시켜 줘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조합은 안정됐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조 조합장은 평생 군북농협에서 일해 자신의 집이나 마찬가지인 조합을 위기에서 구하고 안정시켜 무엇보다 보람 있게 생각하고 있다.

평생을 고향을 지키면서 농협조합장을 세 번이나 했다. 친구들 다 퇴직한 시기인데도 아직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조 조합장은 요즈음 부쩍 자신의 삶이 성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혁래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군북농협 관할은 어디인가.

-경남 함안군 군북면이 관할이다.

▲조합원은 몇 명인가.

-1350명이다.

▲이번선거 득표율은 얼마인가.

-약 54% 정도 된다.

▲이번 당선으로 3선 조합장이 된 건가.

-그렇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두 번은 무투표 당선이었고 이번이 진짜배기 선거를 했다.

▲선거를 해 보니 어떻든가.

-지난 두 번은 무투표로 당선돼 사실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이번이 마지막이었지만 치열한 선거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 선거는 어려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배운 것이 많다. 그래서 남은 임기동안 이번 선거를 통해 배운 것을 실천하려고 한다.

▲앞서 두 번은 어떻게 해서 무투표 당선이 됐나.

-2009년도에 군북 농협에 금융사고가 있었다. 이 일로 인해 조합장이 구속되었다. 그래서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당시는 전국동시 선거가 아니었다. 그래서 보궐선거였지만 4년 임기를 다 채우는 그런 선거였다.

▲그런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였는데 무투표 당선이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경쟁자가 나오지 않아서 선거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사실상 추대됐다는 말이 아닌가.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첫 선거에서 추대된 이유가 무엇인가.

-그 당시 조합이 사실상 풍전등화의 위기였다. 금융사고로 연체율이 29%까지 올라갔다. 부실채권이 얼마인지 집계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거를 통해 조합이 또다시 나눠지는 것 보다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조합장을 세워서 조합을 추스르자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조합장에 취임하고 나서 잘 처리했나.

-처음 4년간은 사실상 앞뒤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일만 했다. 당시 조합 직원들 상여금이 1000%나 삭감될 정도로 어려웠다. 그것을 지금은 연체율이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조합 직원들 급여도 제대로 지급되고 있다.

▲어떻게 해서 이런 결과를 이루었나.

-조합 임직원들이 똘똘 뭉쳐서 이뤄낸 결과이다. 첫 4년 임기 때 약 70억 원의 자금을 상각

처리했다. 면단위 조합에서는 엄청난 규모이다. 저는 내용을 다 공개했다. 조합 이사회에서 내용을 그대로 보고하고 이사들의 동의를 받을 것은 받고 이해를 시킬 것은 시켰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부실채권을 다 털어냈다.

▲현재는 정상화 됐나.

-지난해에 3억5천만 원의 흑자가 났다. 7억 원 정도를 신용충당금 적립을 했다. 적자 농협을 정상화 시키고 나니 세월이 다 가버렸다.

▲그럼 두 번째 선거 때에는 이런 조합장의 성과에 대한 평가로 무투표 당선이 된 건가.

-그렇다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위기에 빠졌던 조합을 안정시켰으니 조합원들이 한 번 더 기회를 주자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치열했나.

-모든 물도 고이면 썩지 않나. 3선에 도전하다 보니 조합원들의 피로감이 있었다고 본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뽑아서 조합을 운영해야 하지 않나, 하는 흐름도 있었다.

▲죽어가는 조합을 살려놓으니 다른 사람 선택한다는 여론의 흐름에 서운하지는 않았나.

-그렇지는 않았다. 그동안 무투표 당선으로 교만해졌던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많이 했다. 그리고 처음 말한 것처럼 선거를 해 보니 조합원들의 말을 더 잘 들을 수 있었다. 이제는 조합장으로서는 더 출마할 수도 없으니 이번 임기 때에는 이번 선거를 통해 들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조합운영에 반영하고 퇴임할 생각이다.

▲이번 임기에는 주로 어떤 부분에 주력할 것인가.

-모든 농촌형 조합이 마찬가지이겠지만 조합원들이 고령화 하면서 생산가능인구가 주는 게 큰 문제이다. 그렇다 보니 이분들이 예금은 해도 대출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수익률을 높이는 게 큰 문제이다. 아직도 군북농협은 수익률을 높이는 게 큰 과제이다. 그래서 조합을 보다 안정적인 상태로 만들어 놓고 후임자가 경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임무이다.

▲현재 군북농협의 평가는 어떤가.

-조합에 대한 종합경영평가 등급으로 보면 군북농협은 함안군 내 농협 가운데서는 최상위 등급을 받고 있다. 과거 어려웠을 때는 4등급까지 내려간 적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그래서 보다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산지판매 우수상도 받은 것으로 아는데

-수박산지 판매를 잘했다고 농협중앙회에서 받은 상이다.

▲어떻게 해서 이 상을 받게 됐나.

-2018년도에 우리 조합에서 수박판매를 많이 했다. 그것을 평가받은 것이다.

▲부울경 RPC협의회장도 맡았다고 들었다.

-그렇다. 2015년도에 협의회장이 됐고 지난해에 그만두었다.

▲어떻게 해서 협의회장이 된 건가.

-저는 미곡처리장 소장을 4년이나 역임했다. 그렇다 보니 미곡처리장의 실태에 대해 잘 안다. 그런데 대부분 조합장들이 미곡처리장에 대해 잘 모른다. 쌀의 가격전략이라든지 수급조절 등에 대해 모른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를 추천해서 하게 됐다. 이번에는 전국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저는 미곡분야에서는 남들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군북농협의 현안은 어떤 게 있나.

-금융사고로 사실 모든 역량이 이 부분에 집중돼서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하다. 우선 저온저장창고를 만들어야 한다.

▲어떤 저장창고인가.

-우리 지역은 수박을 주로 재배하고 있다. 그런데 수박의 시세가 많이 하락해서 양파로 바꾸는 농가가 많다. 양파는 저장창고가 필요하다. 그래서 양파저장을 위한 창고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다른 과제는

-연합 RPC 운영을 추진해야 한다.

▲연합이란 무슨 의미인가.

-지금까지 군북농협은 단독으로 미곡처리장을 운영해왔다. 그런데 진주시나 창원시 같은 경우는 관내 조합들이 연합해서 RPC를 운영해 오고 있다. 우리도 함안군 내 조합들이 협의를 해서 연합 RPC운영을 모색해 봐야 한다. 임기 중에 추진해 볼 계획이다.

▲새로 추진하는 일도 있나.

-이번에 농림부와 농협중앙회에서 시행하는 영농작업반 공모사업에 선정이 됐다. 전국의 50개 농협이 선정됐는데 우리 조합도 포함이 됐다.

▲영농작업반이라는 게 무슨 일인가.

-농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인력에 대해 보험비나 교통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남해 농협들은 이런 것 뿐 아니라 아예 인력대행사를 통해 인력을 공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던데

-우리는 아직 거기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농림부와 중앙회의 보조를 통해 농가들이 사용하는 인력에 대한 보험비, 교통비 등 일부를 지원하는 선에서 시작하려고 한다. 나중에 더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함안군등과 협의할 생각이다.

▲개인적인 얘기를 나눠보자. 언제 어디서 태어났나.

-1957년 함안군 군북면 중암리에서 태어났다.

▲학교는 어떻게 되나.

-군북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오고 진주에 있는 진주농림전문대학 농학과를 졸업했다.

▲농림전문대학 농학과를 졸업하고 농협과 어떻게 인연이 됐나.

-우리가 입사할 때는 농업직이 있었다. 그때 농업직을 뽑는다 해서 시험을 쳐서 합격을 한거다.

▲첫 발령이 언제인가.

-81년 7월 함안농협으로 발령이 났다.

▲퇴직은 언제 했나.

-2009년 11월에 선거가 있었으니 그때쯤 한 것으로 기억난다. 월촌 지점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했다.

▲그럼 농협에 근무한 게 몇 년인가.

-약 23년간 근무를 했다.

▲농협에서 근무한 것 중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입사 때에는 농협의 근무조건이 열악했다. 저는 주로 경제사업파트에서 일을 했는데 하나로마트 물건들을 입고할 때 우리가 다 내리고 했다. 완전히 노동일을 한 거다. 요즈음 직원들한테 이런 일 시키면 할 직원 한명도 없을 거다. 그래도 우리는 그게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생각하고 아무 군소리 없이 다 했다.

▲그래도 평생 조합에서 일했고 또 조합장으로 3선까지 했으니 성공한 인생 아닌가.

-그리 생각한다. 도시에 있는 친구들은 이미 다 퇴직했더라. 그래서 아직까지 고향 지키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만도 감사한 일이다.

▲이리 오래 조합에서 일 해보니 농협이 어떤가.

-제가 처음 입사할 때는 군북농협의 조합원이 2300명 수준이었다. 지금은 1300명 정도이다. 또 조합원의 70%가 65세 이상 고령자들이다. 그렇다 보니 농협의 자립기반이 심각히 취약한 상태이다. 그래서 이 부분을 어떻게 잘 운영해서 농협이 자립할 것인가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전체 농협들이 광역농협으로 다 통합되어야 한다.

▲3선 마지막 임기를 보내는 심정은 어떤가.

-3선 조합장이라 하더라도 지역에서 어른들 잘 모시고 이 자리를 떠나기 전에 조합을 반석위에 올려놓고 싶다. 그래서 후임자가 왔을 때 잘 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만들고 싶다. 황인태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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