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성칼럼] 나라다운 나라는 어떠해야 하는가
[권재성칼럼] 나라다운 나라는 어떠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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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0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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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성 칼럼니스트
권재성 칼럼니스트

지난 며칠 동안 있었던 몇 가지 사건을 보면서 ‘국가란 무엇인가? 나라다운 나라는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지난 5월 10일에는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한국인 여성 1명이 포함된 프랑스 인질을 구출하다가 프랑스 장병 2명이 전사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16일에는 작년 7월 6일 리비아에서 납치된 주모(62)씨가 석방되는 기쁜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 33명이 탄 유람선이 29일 오후 9시경(현지 시각) 헝가리 다뉴브강 부다지구에서 크루즈선과 충돌해 침몰, 7명이 구조되고, 26명이 사망·실종되어 아직도 수색 중인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습니다.

무장 세력으로부터 인질을 구출하다가 전사한 프랑스 장병 2명에 대한 영결식이 지난 5월 14일 11시 파리 에펠탑 근처에 있는 앵발리드(Invalides)에서 마크롱 대통령 주재로 열렸습니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두 장병의 영웅적인 행동을 칭송하고서 아프리카 말리 북부에서 국제 어린이 구호단체를 운영하다가 무장단체에 3년 반 전에 납치된 자국민 소피 페트로냉을 언급하면서 “프랑스는 그를 잊지 않습니다. 프랑스 국민을 공격하는 자들은 프랑스가 우리의 자식들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나는 이 추도사를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나라다운 나라는 이래야 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7월 6일 리비아에서 한국인 1명이 무장단체에 납치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납치된 주씨는 20년 넘게 리비아 수로관리 회사인 ANC에서 근무하다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필리핀인 3명과 함께 무장괴한 10여명에게 납치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휴가지에서 보고를 받고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구출에 최선을 다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뿐 아니라 작년 6월 말 있은 한·UAE회담 때 모하메드 왕세제에게 우리 국민의 석방을 도와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합니다. 정부의 총체적인 노력에 힘입어 주씨는 지난 5월 16일, 납치된 지 315일 만에 석방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주씨의 딸이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면서 내 눈에는 이슬이 맺혔습니다. “이 모든 게 대통령님과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의 힘으로는 그 어느 것 하나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그저 대통령님과 정부를 믿고 의지하는 것 외에는 도저히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중략)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정부가 국민보호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깨닫고 많은 위로를 받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조국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끼셨다고 합니다.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언젠가 구출될 것이라는 확신을 한 번도 포기하신 적이 없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대통령님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으셨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제대로 된 국가는 이래야 하는 것입니다.

‘로마인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국가의 가장 큰 책무는 국민에 대한 ‘안전보장’이라고 했습니다. 국가라고 다 같은 국가가 아닙니다. 국민의 목숨이 똥값인 나라도 있고, 금값인 나라도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나라가 진정 나라다운 나라입니다. ‘내 조국은 나를 버리지 않는다’는 믿음만 있다면 어떤 역경이라도 견딜 것입니다. 우리도 한때 국민의 목숨이 똥값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시는 그런 나라가 되어선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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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제이 2019-06-07 16: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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