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칼럼] 아가페의 사랑
[김기덕칼럼] 아가페의 사랑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6.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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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김기덕 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어느 교회에서 찬송가경연대회가 있었다. 한 집사님 가정이 출연했는데, 그만 집사님이 가사를 틀리게 불렀고, 사람들이 웃었고 집사님 가족들은 홍당무가 되어 들어왔다. 잠시 후 목사님 가정 차례가 되었는데, 목사님도 가사를 틀리게 불러 교인들이 웃었다. 그리고 한 참 후 목사님께서 과로로 세상을 떠나셨다. 장례 후 장로님들이 유품을 정리하게 되었는데, 일기장 일부를 보게 되었다. 거기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7월 14일, 가족 찬송 경연대회가 있었다. 김 집사님이 찬송을 부르다 틀려서 교인들이 다 웃었고, 김 집사님은 너무 무안해했다.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것 같아 다음 차례로 우리 가정이 부를 때 나도 일부러 틀려 주었다. 다시 교인들을 깔깔대며 웃었다. 그때 슬쩍 김 집사님을 보니 ‘목사님도 가사를 틀릴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안도하는 것 같았다. 오늘은 작은 일로 한 영혼에게 위로를 줄 수 있어서 기쁜 하루였다‘ 이 글을 읽은 장로님들은 모두 울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훈훈한 마음을 주는 것은 사랑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사람을 위로하고 부드럽게 하고 새롭게 만드는 힘이 있다.

얼마 전 헝가리에서 한국인들이 탄 유람선이 침몰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동아일보 한 쪽 기사에 이런 내용이 실렸던 것을 보았다. 이번 사고에 아내를 잃은 남편 김기현씨의 기사였다. 신혼 때부터 자신의 시력문제 때문에 운전을 하면 항상 아내가 했고 평생을 남편 뒷바라지 한 아내를 그리워하는 내용이었다. 30년간 힘들게 모은 돈으로 경기도 광명시에 처음 자기 집을 마련하고 잠을 못잘 정도로 그렇게 좋아했던 아내가 동창들과 처음으로 이번 해외여행을 떠났는데 이번 사고를 당했던 것이다. 아내의 사고 소식을 접한 남편은 단 한 시간도 버티기가 괴롭다고 했다. 자신은 아내에게 너무 큰 사랑을 받았는데 정작 자신은 아내에게 사랑을 준 것이 없다는 말이었다. 특히, 헝가리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여보, 헝가리에 잘 도착했어요”라고 문자가 왔는데 무심하게 답장조차 못해 준 것이 두고두고 너무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

사랑을 받을 때는 모르지만 그 사랑이 한순간 사라지면 뼈아픈 후회와 상처만 남는 것이다. 사실 진정한 사랑 그것만 있어도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다만 이 세상의 잘못되고 왜곡된 사랑 때문에 너무나 값진 사랑은 외면 당해왔고 무시 당해왔던 것이다.

사랑에는 네 가지가 있다. 에로스(남녀 간의 불같은 사랑), 스톨게(혈육간의 사랑), 필레오(친구간의 사랑) 그런데 이 세 가지는 유효기간이 있는 사랑이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몇 년. 그러나 유효기간이 없는 사랑이 있는데 그것이 아가페의 사랑이다. 조건 없는 희생적인 사랑을 말하는데 이 사랑은 독생자 예수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사랑을 말할 때 쓰인다. 알고 보면 에로스, 스톨게, 필레오의 사랑은 아가페를 모방한 사랑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에로스와 스톨게와 필레오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자기희생이 있는 아가페 사랑에서만 진실한 사랑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랑을 통해 감동이 있게 되고 변화를 이루게 된다. 오래 전에 ‘대장금’이라는 드라마가 인기가 있었던 이유도 장금이를 사랑한 극 중의 민정호의 진심어린 연모의 방식이 있었기 때문에 그 드라마는 심금을 울릴 수 있었다. 자신이 하고픈 사랑이 아니라, 진정 상대방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랑이야 말로 모두를 살리는 변화의 불씨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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