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연칼럼] 싸워야 할 때, 싸울 줄 알아야 한다
[서소연칼럼] 싸워야 할 때, 싸울 줄 알아야 한다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8.0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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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어떤 간질환자에 대한 실험에서 수술 실수로 뇌의 측두엽 해마를 손상당한 환자는 평생 30초 이전의 사건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은 결코 정신병리학적으로 비정상의 판정을 받은 정신질환자가 아니라 평생을 훌륭한 인격체로 온전하게 살다갔다고 한다. 이에 대해 불교를 공부하는 어떤 분은 아래와 같이 해석한다.

불교의 유식사상에서는 사건에 대한 정보를 아뢰야식(storage)이라는 제8식에 저장을 하게 되는데 이를 ‘업식’이라고 부른다. 즉, 제8식에 과거 사건의 기억이 저장되어 있다가 제7식(determination)인 마나식을 통해 분별을 한 후에 의식 전면을 지배한다고 한다. 즉 우리 사람은 무의식인 제7식과 제8식의 지배를 받아 행동한다고 보고 있다. 마음공부를 통해 무의식의 제8식을 삭제하고 자유자재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윤회에서 벗어난 것이라 하기도 한다. 우리 인간은 과거 기억의 업으로부터 벗어나는 마음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위의 간질환자의 상태를 비정상적인 뇌질환상태가 아니라 도리어 과거의 업식을 벗어난 자유의식을 지닌 상태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사건 정보를 보관하는 기억을 삭제하고 빈 바탕의 마음인 도화지 위에 미래 사건을 그려가는 것이 해탈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해마를 손실당한 환자는 해탈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이없는 해석이라 생각하고 넘기기에는 뭐라 반박할 거리가 궁색하다.

어릴 적 들은 얘기가 생각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호랑이도 아니고 도깨비도 아닌 망각이라고 했다. 망각,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100여 년 전의 역사를 모조리 망각했다면 아베의 무리가 내세우는 경제침략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한국인들이 일본에 징용 간 것은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이에 대해 일본기업이 배상하라는 판결은 터무니없는 것일 것이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법원과 정부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도 될 것이다.

일본인들이 한국 땅에 철도를 건설하고 공장을 짓고 남겨둔 자산들이 우리나라의 근대를 형성했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을 나는 이해하거나 납득하지 못한다. 일본인들이 한국에 가한 수탈과 억압의 역사를 배웠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일본이 한국에 가한 침략의 역사에 대한 기억이 쌓여있다.

지금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차츰 우리가 일본을 따라잡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1988년 당시 일본의 국가경제는 한국보다 15.6배나 컸지만, 2018년 기준 3.1배 수준이다. 1989년만 해도 우리의 대일 수출의존도는 21.6%이었으나 올해는 5.3%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9.8%이고, 우리의 대일 의존도는 4.1%정도이다.

이런 수치를 보며 어떤 분은 이번 일본의 경제침략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인 대응을 자신한다. “이만하면 싸울만하지 않습니까” 해볼만한 싸움이라는 것이다. 일본만 강대국이 아니라 큰 틀에서 본다면 대한민국도 성공한 나라인 것이다. 상대와 자신의 진정한 모습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중요한 순간이다. ​그것이 바로 지금이라 생각한다. 이제 싸워야 할 때 싸워 일본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이룰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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