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성칼럼] 우리나라가 일본과 싸운다면 미국의 선택은?
[권재성칼럼] 우리나라가 일본과 싸운다면 미국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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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0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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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성 칼럼니스트
권재성 칼럼니스트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명사적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위인 셋을 꼽으라면 진시황(秦始皇)과 율리우스 케사르(Julius Caesar), 칭기스칸(Chinggiz Khan)을 나는 선택할 것입니다. 세계사를 단순화하면 유럽사는 그리스 로마사이고, 동양사는 중국문명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마·이탈리아사를 둘로 나눈다면 케사르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고, 중국의 역사를 둘로 나눈다면 진시황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양과 서양을 하나로 융합하고, 동양의 발달 된 문명을 서양에 전달한 사람은 바로 칭기스칸이지요.

역사를 나선형에 비유하곤 합니다. 반복되는 듯 보이면서도 발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EU는 로마제국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움직임이고, 영국이 브렉시트(BREXIT) 문제로 시끄러운 것은 케사르와 후세 황제들의 계속된 침략에도 정복되지 않았던 잉글랜드의 정체성 때문입니다. 당시 스코틀랜드는 로마제국에 편입되었고, 잉글랜드는 끝까지 로마에 저항하여 독립된 국가를 유지합니다. 만약 영국과 EU간 협상이 불발될 경우 올해 10월 31일 어떠한 협의도 없이(노딜 브렉시트) 영국은 EU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케사르가 끝내 정복하지 못했던 잉글랜드는 결코 EU와 같이할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의 세계는 로마의 케사르가 정복하여 하나의 제국으로 완성했던 EU(미국을 곁가지로 본다면)와 칭기스칸이 정복하여 하나의 제국으로 기능했던 아시아(중국과 러시아, 서남아시아)가 각각의 경제블록으로 경쟁하리라는 것입니다.

지난 7월 29일은 ‘카츠라·테프트조약’이 있은 지 114년(1905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 밀약은 ‘일본은 필리핀에 대해 하등의 침략적 의도를 갖지 않으며, 미국의 지배를 확인하고, 미국은 일본의 대한제국에 대한 종주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입니다. 일제는 이 밀약 후 4개월 후(11월 17일)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을사늑약’을 강제로 체결하였습니다.

지금 한반도 주변의 정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한반도의 통일을 반대하면서 분단체제를 기도하는 주변 강대국들의 야욕은 한반도의 불안과 위기를 상시화하고자 합니다. 남한에 대한 미국의 반영구적인 군사기지화,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독도영유권 주장, 중국의 ‘동북공정프로젝트’ 등 마치 구한말 우리나라를 둘러싼 열강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 세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에 이어 지난 8월 1일에는 우리나라를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산업용 핵심 소재와 부품, 기계 등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국내 기업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번 조치로 1112개 품목이 수출규제 영향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지난 7월 23~24일 방한했던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은 2020년도 한미 방위비 분담금 총액을 50억 달러(5조 9천억원) 내라며 협박하고 갔습니다. 이렇게 일본과 미국은 마치 짜고 치는 고도리처럼 제2, 제3의 잽과 펀치를 날리고 있습니다.

외세의 침탈이 날로 거세지는 이때 정치권은 분열되고, 언론은 매국노들이 판을 치고, 광화문 앞에는 오늘도 성조기와 이스라엘기를 든 노인들이 ‘I♡Trump’를 외치고 있습니다. 극우 성향 단체 엄마부대봉사단 대표 주옥순씨는 지난 1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친일 집회를 벌이면서 “아베 수상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 “문재인(대통령)이 머리를 숙이고 일본에 사죄하지 않으면 절대로 해결이 안 된다”며 “문재인(대통령)을 철저하게 응징하지 않으면 우리는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말 것”이라고 짖어댔습니다. 참으로 한심합니다. 우리나라가 힘이 없고, 뭉치지 않는다면 한미동맹은 사상누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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