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열칼럼] 반복되는 경제위기와 대통령의 허세
[오규열칼럼] 반복되는 경제위기와 대통령의 허세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8.08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1997년 한국은 국가부도를 해결하기 위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IMF사태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때는 다행히 자동차, 핸드폰 등 경쟁력 있는 수출품들이 있어 1997년과 같은 극단적인 어려움에 빠지지는 않았다. 다시 11년이 지난 2019년 한국을 향해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미국은 8월 5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으로 미국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5월 10일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에 대해 기존 관세율 10%를 25%로 인상했다. 그 후 미국과 중국은 무역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미국은 9월 1일부터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새로 부과할 것을 예고했다. 그러자 8월 4일 중국 위안화가 1달러 당 7위안을 돌파하며 약세를 보이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가 무력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중국정부가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이다. 미·중 양국의 무역 갈등이 관세 인상에서 환율전쟁으로 발전하며 전면적인 경제전쟁으로 비화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재선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의 재선이 확정되기 전까지 미국이 중국과 타협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설사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도 대(對)중국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소속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도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협에 의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 해결은 난망하다.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후인 2020년 12월 이후가 되어서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전범 기업들의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 판결을 두고 한국과 일본의 대립이 시작됐다. 일본정부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로 대일청구권은 소멸되었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의 대법원은 개인의 강제노역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양국 간에 첨예한 현안이 발생했으나 양국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리고 일본의 선제공격으로 양국의 경제전쟁은 시작됐다. 7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정부는 한국에 대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했다. 그리고 8월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배제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중국처럼 한국과 일본의 경제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아베 총리가 경제전쟁을 발동한 이유는 7월 21일 있었던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고 최종적으로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보통국가로 나가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따라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아베 총리의 임기인 2021년 9월까지 이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한국정부도 2020년 4월 있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일본과 적극적인 협상을 벌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은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한일간의 갈등을 적극 활용할 것을 민주당 의원들에게 요구하는 보고서를 배포하여 이를 증빙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인 2022년 5월까지 한국과 일본 사이의 경제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경제갈등의 이면에는 모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정치인들의 욕망이 숨어 있다. 두 개의 경제전쟁에 가장 취약한 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체제를 가진 한국이다. 두 경제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수많은 기업과 국민들이 어떤 위기를 겪을지, 그 위기가 얼마나 오래 갈지 가늠하기 어렵다. 눈앞에 닥친 위기 상황에 대통령은 언제 실현될지도 모르는 북한과의 협력으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허세를 부린다. 그리고 청와대의 핵심 참모들은 관군의 역할을 방기하고 의병을 찾고 있다.

11년마다 경제위기가 반복되듯이 국난을 맞이한 한민족의 관군들은 임진년이나 경술년 그리고 100년이 지난 2019년에도 왜 똑같이 허세를 부리며 의병만 찾는 것일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