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세상엿보기]가을 우체국 앞 민주주의
[김용희의세상엿보기]가을 우체국 앞 민주주의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11.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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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의 세상엿보기시인·수필가
김용희의 세상엿보기시인·수필가

황순원 ‘소나기’가 발표된 것이 1953년, 전쟁의 포화 속에서 어찌 이런 작품을? 안중근 의사는 일본 포로는 풀어주면서 이또 히로부미는 하얼삔 역에서 저격했다. 인도주의와 민족대의를 구분하신 것.

이쁜 글 좋은 글 부드러운 글, 읽으면 따뜻해지는 글을 쓰고 싶다. 긴장하거나 분노하지 않아도 되는 글을 참으로 쓰고 싶다. 왜 항상 이리 까탈스럽고 부정적이고 비난하는 글만 써야 하는가? 코너 제목이 '세상 엿보기' 인데 꼭 엿보는 세상이 그리 공격적이어야만 하는가?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생명, 존재, 축복, 은혜… 이런 주제들도 세상사 아니던가?

해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나기를 피해서 수숫단 아래 숨은 소년 소녀의 애틋한 동심 얘기를 써보려고 해도 어찌 결론은 자꾸만 사회적 문제로 향한다. 원래 내면에 정치적 성향이 강한 것도 아닌데, 전쟁 중에 소나기를 쓸 수 없고 나라가 소멸되어가는 상황에서 민족 자존자결이 당연한 주제가 되버리듯.

광화문 태극기로 매일 출근하는 친구의 안타까움은 6.25가 미군의 한국 방어 포기선언(소련팽창을 방어하기 위한 극동방어선을 1950년 1월 미 국무장관 에치슨은 한반도를 제외한 알류산 열도와 일본 필리핀으로 선언)에서 시작되었고 그나마 당시는 이승만이란 큰 산이 있어 미국과 국제사회의 도움을 이끌어 낼 수 있어 적화통일 방어했다고, 지금이 유사한 상황이란다. 방위비 분담 지소미아, 핵으로 무장하고 병력 148만의 막강한 북한을 앞에 두고 모병제를 끄집어내는 우리 사회, 미군이 만일 철군이라도 하면? 그리고 이미 평택으로 빠진 미군, 전방과 휴전선은 뭘로 담보되느냐는 것.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완전히 국내주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한반도가 완전 독립이라면 우리 민족의 역량과 선택이 사회주의 내지는 공산주의 정부일까? 자유민주주의일까? 왜 남한 한국은 비핵화 선언해서 자주국방 포기했을까? 타국 눈치 보느라 자진 반납한 건가?

왜 이런 글을 늘 써야 하는가? 가을이 이리도 깊게 와 있는데, 나목이 되어 치장하지 않고 가식 꾸밈없는 계절 겨울이 오고 있는데, 이 좋은 시절에.

관악농협조합장은 35년째 조합장이란다. 억대 연봉 공용차 각종 대출에 따른 이권. 식구들 아들 부인 처남까지 직원, 자신의 건물에 인출기 설치. 나경원 아들은 두뇌가 우수해서 예일대 진학. 고등학교 시절 의학논문 저자, 현재 국적은 밝히지 않고 있는데 군대는 갈 것인지? 이중국적 아니라면 서류 한 장 제출하면 되는데, 판사 시절 원정출산 한 것 아니라고, 법의 보호 뒤에 숨지 말고.

경남 어느 군에서 공무원으로 정년을 한 친구를 혼인식장에서 만났다. 연달아 3명의 군수가 아마 구속되었지. 딱해서 본인이 선거에 출마했는데 투표 진행업체가 수천만원 요구해서 거절했더니 후보결정을 위한 일반인 대상 투표 시 질문을 대출광고로 시작하더란다. 보통 20억~30억 투자해서 선거 치르고 당선되면 그 이상 회수한단다. 농협조합장은 선거비용 4억~5억?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러니 어찌 좋은 글만 쓸까? 국가경쟁력 세계 10위권, 사회 정치 현실은 이 모양, 좌절과 전진의 기로에 선 한국. 조합장 연임 3회로 제한규정 있는데 비상근이란 이름으로 상근하면 해당 안된단다. 이 법 못 고치게 국회의원 지속적으로 로비, 농협인들 표 잃기 싫어서 의원님들 법안 상정도 않는단다. 두드러기로 군대 못가도 다른 공직수행은 전혀 문제 안 되는데 뭘.

악법 개폐를 가로막고 법 보호 뒤에 숨어서, 검사를 무서워하는 고유정처럼 그들도 그 법의 보호막이 걷힐까 봐 두려워하는 걸까? 히로부미 저격하듯 그 보호막 저격할 순 없을까? 민족대의나 국가대의나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군수 농협조합장 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 기초다. 그 뿌리조차 돈으로 사고파는 현실, 뿌리가 썩으면 민주주의 생존이 불가능하다. 윤도현처럼 “가을 우제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고 싶은~” 이 좋은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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