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아들 홀로 키우며 일자리소득 기부 ‘천사’
장애 아들 홀로 키우며 일자리소득 기부 ‘천사’
  • 강현일 기자
  • 승인 2019.12.27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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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단성면 어천마을 이미옥씨 선행 귀감

남편 사별 후 1년간 화장실 청소해 모은 돈 130만
마을이장에게 “좋은 곳에 써달라”며 전달
이씨 “언젠가 어려운 환경 어린아이를 도왔는데
그때 나누는 행복 깨달은 뒤 매일 아침마다 저금”
마을 주민들 “자신도 어려운 상황인데도…” 칭찬

산청 어천마을에 사는 이미옥씨_장애 아들을 홀로 키우며 1년 동안 공공화장실을 청소해 받은 돈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려 기부해 귀감이 되고 있다.
산청 어천마을에 사는 이미옥씨_장애 아들을 홀로 키우며 1년 동안 공공화장실을 청소해 받은 돈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려 기부해 귀감이 되고 있다.

산청군 단성면 어천마을에 사는 이미옥(54) 씨가 1년 동안 군이 추진한 일자리사업에 참여해 공공화장실 청소로 받아 모은 돈 130만 원을 산청군에 기부하여 연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미옥(54) 씨는 1년 전만 해도 남편과 농산물판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아들과 딸을 키웠고 그동안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조금 안정이 되어 딸과 사위가 가게를 도맡아 농산물판매장을 열심히 운영하고 있고 이씨는 가게를 한번씩 봐주고 있다. 아들은 1급 장애우라 낮에는 사회복지관에 있고 밤에는 집에서 생활한다고 했다.

이씨는 “아들이 없는 낮 시간을 이용해 아들을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청소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청소도 아니고 화장실 청소일이라서 냄새도 나고 비위가 약해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나보다 힘든 분들을 위해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냄새나는 것도 극복이 됐고, 이제는 일을 떠나 봉사를 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혼자서 1급 장애우인 아들을 키우면서 힘들었지만 마을 주민과 면사무소 직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 나를 위해서 도움을 주고 힘들 때 도움을 받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건지 알 수 있었고 정말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나 스스로도 베풀고 싶었고 분명 나보다 힘든 어려운 이웃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면사무소에서 운영하는 화장실 청소용역일을 시작했다. 작은 금액이지만 10억원 부럽지 않은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불우이웃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생각에 늘 기분 좋게 열심히 청소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씨는 “예전에 제대로 된 환경에서 자라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돈 5만원을 건낸 적이 있었는데, 그간 인생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감이 밀려왔다”며 “나누는 행복을 깨달은 뒤 매일 아침 저금하는 재미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바쁜 시간을 쪼개어 1년 동안 일해 모은 130만원을 마을이장과 새마을지도자에게 좋은 곳에 써달라고 전달했다. 마을이장 도진오(80)씨는 산청군에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이미옥씨 이름으로 면사무소에 80만원, 산청군에 50만원을 기부했다.

이 소식을 들은 산청군민들은 “요즘 기사를 보면 기업체 대표나 자산가들의 연말 기부가 눈에 많이 보이는데 이미옥씨는 자신도 어려운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화장실 청소를 해서 기부를 했다”며 “정말 대단한 일이다”라고 칭찬했다.

마을이장 도진오(80)씨는 “이미옥씨는 정말 열심히 산다. 불의의 사고로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1급 장애우인 아들을 홀로 키우며 정말 힘들었을 것인데, 그 와중에 청소일을 해서 불우이웃을 도왔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이 저희 마을에 있어서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주민들은 “이미옥씨는 평소에도 마을행사나 모임이 있을 때 항상 솔선수범하고 먼저 나서서 열심히 활동해 마을주민들의 ‘작은 천사’라고 칭송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 마을로 이사 온 지 8년이 됐는데 마을 분들이 힘들 때 정말 많이 도와줬고, 이 계기로 힘들 때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더 강한 멘탈의 여자가 될 수 있었으며 무엇이든지 극복할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이씨는 “나 자신도 힘들지만 아직까지 나보다 힘든 분들이 많기에 저는 끝까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은 힘들지만 열심히 살다보면 분명히 희망이 생길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학수 단성면장은 “사회가 갈수록 각박해져 가는데 숨어서 나눔을 실천하는 기부 천사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 사회에 따뜻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이미옥씨의 선행이 나눔의 바이러스가 되어 사회 곳곳으로 더욱 확산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씨의 선행을 칭송했다. 강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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