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가 조선시대 비행기로 주목받은 비거(飛車)를 관광자원화 한다. 비거를 제작하고 비거테마공원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주 비거 관광자원화 활용 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우주항공도시로 산업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는 진주시로써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또한 특별하고 유일한 관광자원 소재를 마침내 드러내 다양한 관광자원화에 나서는 것은 솔직히 늦은 감도 없지 않다.
비거는 1300년이 넘는 진주의 역사에서 가장 뚜렷한 과학기술의 산물이다. 임진왜란 당시 전북 김제의 정평구라는 사람이 만든 비행기와 같이 나는 기계다. 사실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도 있지만, 관련 기록으로 신경준의 ‘여암전서’,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권덕규 ‘조선어문경위’ 등이 있다. 신경준의 ‘여암전서’엔 진주성이 왜군에 포위되었을 때 사용한 구체적인 기록까지 뚜렷하게 나온다.
성주와 평소부터 친하던 정평구가 이를 만들어 타고 성으로 들어가 성주를 태우고 약 10m 높이로 날아가 30리 밖에 이르러 내렸다. 포위된 진주성을 구원하기 위해 이것을 타고 가서 구원병을 요청했다 등의 기록으로 보아 비거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에서 사용된 것이 거의 사실로 보인다. 그동안 공군 등 관계기관에서 형태와 구조에 대한 연구와 모형 제작이 진행된 이유이기도 하다.
벌써 수년전 남강 여름 물축제 때 비차대회가 열렸고, 재작년 소설 ‘비차’를 원작으로 영화와 뮤지컬을 제작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럼에도 그동안 이렇다 할 진전 소식을 듣지 못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부분이다. ‘진주의 기적’이라 해도 무방할 역사적인 일이고 발명품을 그대로 사장시켜온 것이다. 매우 늦었지만 이제라도 비거를 소재로 한 다양한 관광자원화를 추진한다니 열렬히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