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KTX노선변경 건의에 서부경남 뿔났다
창원시 KTX노선변경 건의에 서부경남 뿔났다
  • 강정태 기자
  • 승인 2020.01.31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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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국토교통부에 노선 직선화 건의
열차운행시간 단축·건설비 절감 등 주장

서부경남 지자체와 정·재계 일제히 맹비난
“국가균형발전 취지 무색” 별도추진 지적

노선변경 주장에 총선도 다가와 갈등 고조
경남도 “의견 조율해 사업 차질없이 진행”
진주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사천·통영·거제 등 서부경남 상의회장들이 30일 오후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균형발전 뒤흔드는 창원시는 사죄하라”며 창원시의 노선변경 건의를 맹비난했다.
진주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사천·통영·거제 등 서부경남 상의회장들이 30일 오후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균형발전 뒤흔드는 창원시는 사죄하라”며 창원시의 노선변경 건의를 맹비난했다.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를 두고 서부경남 지방자치단체들과 창원시 간의 갈등이 점화되고 있다. 창원시가 국토교통부에 서부경남으로 치우친 남부내륙철도를 경남 중부지역으로 지날 수 있게 변경해달라고 건의하면서 서부경남의 지자체와 정·재계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원시는 서부경남권의 반발에도 노선변경안을 정부에 공식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도 얼마남지 않아 남부내륙철도에 대한 지역 간의 갈등은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30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창원시는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에 기존 서부경남으로 치우친 남부내륙철도 노선 대신 중부지역을 지나 직선화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해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시는 현재 남부내륙철도 계획인 김천~성주~고령~합천~의령~진주~고성~통영~거제 노선을 김천~성주~고령~합천에서 진주를 거치지 않고 함안 군북으로 이어 고성~통영~거제 구간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구부러진 형태보다 중부 경남권인 함안 군북을 통과해 직선화하면 열차 운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건설비 절감 등이 가능하다는 주장에서다.

노선이 진주를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 창원시는 최종 목적지가 다른 열차 두 대를 붙인 복합열차를 운행하면 해결이 가능하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안 군북은 진주와 창원(마산)을 연결하는 기존 경전선이 지나 복합열차를 운행하면 함안 군북에서 열차가 2개로 분리되면서 진주와 창원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창원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다음달 초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화한 뒤 정부에 노선변경을 요구할 계획이다.

경남도의회 서부경남KTX 특별위원회가 지난 29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창원시의 남부내륙철도 노선변경 건의에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경남도의회 서부경남KTX 특별위원회가 지난 29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창원시의 남부내륙철도 노선변경 건의에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창원시의 이 같은 계획에 서부경남 지역의 지자체들은 물론 지역 상공계와 정치권에서 국가균형발전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남부내륙철도의 조기착공 분위기 조성에 앞장섰던 진주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사천·통영·거제 등 서부경남 상의회장들은 30일 오후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균형발전 뒤흔드는 창원시는 사죄하라”며 창원시의 계획을 맹비난했다.

상의회장들은 “50년 넘은 숙원사업인 남부내륙철도를 위해 서부경남도민들은 어렵게 재정사업으로 얻어냈고 착실히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제와서 창원시가 혼자 먹겠다고 한다”며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결정에 창원시는 더 이상 고춧가루를 뿌리지 말라”고 비난했다.

앞서 조규일 진주시장은 지난 22일 “남부내륙철도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이유는 낙후된 서부경남의 발전을 통한 국토균형 발전이었다”며 “만약 수정된 사업을 추진한다면 해당 자치단체(창원)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단계부터 별도로 추진하라”고 지적했다.

거제·통영·고성의 시장·군수들도 지난 28일 행정협의회를 열고 남부내륙철도는 원안대로 추진해야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기로 하고 국토부 장관과의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남부내륙철도는 본래의 취지를 살려 조속히 추진돼 지역경제 회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안정성 차원에서 김천에서 진주까지의 복선화 사업에도 전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부경남 출신의 경남도의원들로 구성된 경남도의회 서부경남KTX 특별위원회도 지난 29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창원시의 남부내륙철도 노선변경 건의에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진주지역 국회의원인 박대출(진주갑)·김재경(진주을) 의원들도 지역이기주의라며 입장문을 통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남부내륙철도를 두고 지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는 차질없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역 간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면서 “오는 6월 국토부 주관으로 지역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가 열릴 때까지 지자체들의 갈등이 생기지 않게 의견을 조율할 것이다.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부경남 지방자치단체들과 창원시 간의 노선변경 갈등에 총선까지 다가오고 있어 당분간 남부내륙철도 노선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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