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칼럼] 도둑질하지 말라
[김기덕칼럼] 도둑질하지 말라
  • 경남미디어
  • 승인 2020.01.3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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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칼럼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김기덕칼럼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십계명 중 여덟 번째 계명은 ‘도둑질하지 말라’이다. 이 말씀은 단순히 일반적인 절도를 말하는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유물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망라하는 폭넓은 내용으로 이해해야 한다. 먼저는 일반적인 절도행위를 금하는 명령이지만 사람의 유괴와 인신매매, 더 나아가 일하지 않고 부당하게 소득을 얻는 행위까지 언급하는 내용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도둑질을 용납하는 사회는 없다. 지구촌 어느 나라이건 도둑질은 사회적인 범죄로 규정한다. 도둑질에 관해 가장 무거운 형벌을 주는 곳이 이슬람교이다. 이슬람교를 아랍권에서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친 사람은 손을 잘라 버리는 가혹한 형벌이 가해지기도 한다.

모든 종교가 도둑질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그런데 구약성경은 도둑질한 사람을 어떻게 처벌할까? 도둑질의 대상이 물건일 경우에는 배상법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소나 양과 같은 짐승을 도둑질한 경우에는 짐승을 주인에게 되돌려줄 본래의 주인에게 갑절로 배상을 해야 했다. 그리고 절도를 했더라도 신체적인 상해는 가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항상 성경은 물질보다 사람이 훨씬 귀하다는 관점이었다. 사실 이스라엘의 형법은 재산이 아니라 사람을 보호하려는데 그 목적이 더 강했다.

그런데 사람을 도둑질할 경우에는 그 형벌이 가혹했다. 즉 유괴범이나 인신매매범은 사형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았다. 또 하나 십계명에서 도둑질에 대해 언급을 한 것은 신학적인 이유가 있다. 도둑질이란 일하지 않고 부당하게 소득을 얻는 행위를 말한다. 다른 말로 말하면 다른 사람이 애써서 이루어 놓은 노력의 결과를 훔치는 것에 대해 성경은 중요하게 언급했다. 이것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조질서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일하심으로 모든 창조가 이루어진 것이다. 인간은 원래 일하는 존재로 태어났다. 흔히 최초의 인간의 보금자리였던 에덴동산은 일하지 않고 놀고먹었던 곳으로 생각하기 쉽다. 에덴동산은 인간의 ‘놀이터’가 아니라 최초의 ‘일터’였다. 에덴동산은 땅을 갈고 밭을 경작하며 일하며 사는 곳이다. 사람은 부지런히 일하면서 자신이 일한 열매를 정당히 받도록 창조되었으며, 이것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의 질서이다.

그래서 도둑질은 이러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땀을 흘리지 않고 소득을 얻는 것을 도둑질로 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할 것이 바로 부동산 투기, 아파트 분양 투기, 고리대금, 사채놀이, 시험 볼 때 부정행위, 인신매매, 세금포탈, 부정축재, 뇌물수수, 매점매석, 과소비와 불공정 거래 등 모두 개인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욕심이며 8계명을 어기는 죄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공동체를 무너뜨리며 다른 사람들을 궁지에 몰아넣는 악한 행동이 되는 것이다. 성도는 자신보다는 타인과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공동체적 영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리스도인은 우리가 가진 재물과 소유물이 우리의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는 삶이 중요하다. 인간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되돌아가는 존재이다. 그렇다면 성도는 나의 재산이 쌓이고 재물이 쌓일 때 재물이 없어서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한 사람이 타인의 삶을 위해 나누는 분량을 그 사람의 영성이라고 한다. 자신의 재물과 소유욕이 넘쳐남에도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으면 그것이 그 가난한 사람들이 가져야 할 소유를 내가 갖는 것이 된다. 나눔이 없는 삶도 도둑질하는 삶이 되는 것이다. 소유와 집착에 빠지지 말고 올바르게 흘려보낼 때 우리의 삶은 윤기가 나고 향기 나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될 수 있다. 그러한 그리스도인들이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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