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東松餘談] 우한 폐렴과 중국의 국제화
[하동근칼럼東松餘談] 우한 폐렴과 중국의 국제화
  • 경남미디어
  • 승인 2020.01.3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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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전 imbc 사장
하동근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전 imbc 사장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전 세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우한폐렴은 이제 중국 전역에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호주 등 세계 20개국에 1만여명이 확진환자로 그리고 사망자는 200명을 훌쩍 넘어서는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세계에서 8098명이 감염되고 774명이 사망했던 사실과 비교하면 이와 비슷한 규모가 되지 말라는법도 없는 위급한 상황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해당국가의 보건당국에만 비상을 거는 데만 그치는 게 아니다. 관광업계와 항공업계, 식품업계는 물론 금융과 무역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주식이 곤두박질치고 환율은 오르는 등 투자심리조차 얼어붙는 상황이다. 올해 국내 경제는 물론 전 세계 경제의 성장 전망치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한폐렴의 발생 배경에는 중국인의 몸보신을 앞세운 신분과시용 차원의 몬도가네식 식생활 풍습이 지적되고 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가 박쥐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중국과학원은 신형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와 96% 비슷하다고 발표했다. 야생동물의 맛을 찾다가 야생의 습격을 받았다고나 할까? 사스 역시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로 옮겨진 뒤 이게 다시 사람에게 전파된 경우이고 보면 사스의 교훈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한다. 원숭이 골, 낙타 육봉, 표범의 태 등 중국의 팔대 진미라는 것도 그렇지만 이번 우한 폐렴의 진앙지인 화난 수산시장에서 팔리는 야생동물의 종류만 해도 42종류가 넘는다고 한다. 사스를 옮긴 사향고양이는 물론 오소리, 공작, 기러기, 지네, 타조, 전갈, 메뚜기, 코알라, 여우, 늑대, 캥거루, 사슴, 악어 등등 상상초월의 먹거리가 팔리고 있다. 어느 실태조사에서 중국인의 30%가 야생동물을 먹는 습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오죽하랴.

이번 우한폐렴의 확산에는 사스 때도 그랬지만 중국당국의 태도에서 비롯된 점이 크다. 우선 초기 대응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점이다. 시진핑 주석이 나서서 일갈을 하고 난 뒤에 일시에 인구 천만이 넘는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이른바 중국식 강공정책을 펴긴 했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되고 말았다. 그사이 500만이 우한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나쁜 것은 숨기고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만연된 중국의 관료주의와 엄격한 정보통제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사스 때도 은폐와 통제에 급급하다가 걷잡을 수 없이 병을 키운 바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가 반면교사해야 할 점은 큰일이 발생하면 바로 신속하고 솔직하게 알리라는 것이다. 잘못도 빨리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재앙을 키우지 않는다. 초기대응 실패에는 통제된 중국의 언론도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닫힌 사회의 부작용이 바로 이런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중국 내부의 특이한 식생활 습관과 부실한 보건 방역체제에서만 그치지 않고 세계 정치와 경제 그리고 보건환경 생태계에 끼친 부정적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대국굴기를 앞세우고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 패권주의가 자국중심주의로 일관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중요한 사건이기도 하다. 중국은 이제 과거 17년 전 사스 발생 당시의 중국이 아니다. 스스로가 G2를 표방하고 미국과 맞짱을 떠보겠다고 나선 국가인 만큼, 글로벌시대의 중국이 처신해야 하고 기여해야 할 책임과 이에 걸맞은 역할을 회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되고 나서 중국이 과연 국제화라는 명제와 패권주의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나갈 것인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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