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지나친 공포에 지역경제가 멍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 지나친 공포에 지역경제가 멍들고 있다
  • 강현일 기자
  • 승인 2020.02.13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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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중앙시장 일대 둘러보니…

시장이든 길거리든 소비자·행인 발길 크게 줄어 들어
졸업·입학 시즌 맞아 특수 기대한 상인들 허탈과 충격

“평상시 매출의 40%밖에 안된다…이게 무슨 일인지…”
“메르스때 악몽이 떠오른다…오래 지속될까 염려” 한숨

불황 겨우 버텨내고 있는 중소기업도 경영난 악화 우려
전문가들 “2015년 메르스 때보다 더 심각할 수도” 전망

 

한낮에도 인적 사라진 텅빈 상가 거리 _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시민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진주 중앙시장 일대 상가거리에 한낮임에도 인적이 보이지 않는다.
한낮에도 인적 사라진 텅빈 상가 거리 _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시민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진주 중앙시장 일대 상가거리에 한낮임에도 인적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유동인구가 줄어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경남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지역경제 침체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현장을 찾아봤다.

12일 찾은 진주시 대안동 차 없는 거리와 지하상가, 재래시장 등에서는 사람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이맘때라면 졸업과 입학 시즌을 맞아 분주했을 거리지만 확실히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졸업과 입학 시즌을 앞두고 벌이는 각종 할인과 봄맞이 혼수 가전 이벤트 홍보 문구는 화려했다. 하지만 매장으로 손님을 끌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려 여파가 생각보다 큰 분위기로 보인다.

평소 차 없는 거리와 지하상가는 옷가게 등 소상공인들이 많은 진주의 중심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시민들의 소비 심리가 많이 위축된 듯 보였다. 또 중앙시장도 평소 같았으면 어깨를 부딪히며 걸을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이날 기자가 가본 중앙시장은 오가는 인원이 20명도 안 될 정도로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추운 날씨에도 나물류, 채소류를 팔기 위해 나온 70대 여성 상인들도 말없이 물건을 정리했다. 사람들이 드물다 보니 대화도 없어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을 필요조차 없어 보였다.

시장 내의 분식집의 야외 매대에는 아침에 만들어 내놓은 호박전, 닭꼬치 등이 오후까지 그대로 쌓여 있었다. 평소 같으면 매대를 둘러싸고 서로 사려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을 것이다.

진주시장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평상시에 비해 오늘 매출은 40%밖에 안 된다”며 “점심시간 장을 보고 출출한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아야 정상인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허탈해했다.

생선을 판매하고 있는 다른 가게에도 고등어, 문어 등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가게주인 이모 씨는 “예전에 메르스로 시장이 2회 폐쇄됐던 적이 있었다. 그때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유동인구 급감이 이대로 지속될까 염려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통닭과 생닭 등을 팔고 있던 박모 씨는 “원래라면 저녁 8시에 마감을 하는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손님이 없어 일찍 장사를 끝내고 정리를 한다. 밖으로 나오는 사람이 없다 보니 평소보다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은 고객들의 불안감도 여전했다. 마스크를 쓴 채 세 살 딸을 데리고 나온 김모 씨는 “아이가 지금 방학기간이라 혼자 둘 수 없어 데리고 나왔지만, 너무 불안해서 평소보다 빨리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주시장은 본 기자가 보기로 유동인구가 평소 20% 수준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로 전통시장들이 속수무책으로 휘청이는 한 단면을 보여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진주 지역경제도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관광, 유통, 외식업계도 된서리를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주 광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2명이 발생하면서 진주지역에서도 그 여파를 느낄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진주 지역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는 경향이 커지며 대형마트, 재래시장, 상가, 영화관 등에서는 고객수가 예년에 비해 절반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종 행사 취소로 화훼업계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내국인 관광객 주요 타깃으로 하는 숙박업소, 소매업소, 실내 중소형 업체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신종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2015년 메르스 당시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불황을 겨우 버텨내던 도내 중소기업들 역시 경영난 악화가 우려된다.

유통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하상가에서 근무하는 김모 씨는 “오전 출근해 지하상가 곳곳 매장을 둘러보면 눈으로 봐도 손님이 줄어든 게 보인다”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인데 더 큰 악재가 겹쳤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또 차없는 거리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박모 씨는 “주말에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다. 현재 월세가 비싸서 조금이라도 팔아야 되는데 손님들의 발이 뚝 끊겨 너무 힘들다. 빨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주춤해져 예전처럼 돌아왔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4일부터 소상공인연합회가 일주일 동안 전국 소상공인 109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신종 코로나 이후 “매출액이 매우 감소했다”고 대답한 비율이 67.1%에 달했다. 또 ‘매출액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30.8%로 나타났다.

매출액이 얼마나 줄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4%가 절반 이상 줄었다고 밝혔고, 매출이 30~50% 줄었다는 응답이 27.2%로 뒤를 이었다.

매장을 찾는 방문객이 매우 감소했다는 응답은 66%, 감소했다는 응답은 31.5%로 전체 소상공인의 97.5%가 방문객 감소를 호소했다.

소상공인들은 ‘각종 모임 및 행사, 여행 등 무기한 연기·취소로 인한 피해 발생’이 61.4%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고, 이어 22.5%는 ‘지역 내 유동인구 감소’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진주시는 관내 의료기관 병원장과 감염병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효율적인 차단예방을 위해 7곳의 병원장과 의약단체 임원 및 감염병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앞으로의 대응방안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진주시는 “우리시는 현재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차단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외부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어느 때 보다 여러분들의 전문지식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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