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노선갈등에 갈라지는 경남
남부내륙철도 노선갈등에 갈라지는 경남
  • 강정태 기자
  • 승인 2020.02.1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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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창원시, 경남도 중재 하루 만에 다시 대립
진주시 서부경남 시군들과 협의회 구성 ‘공동대응’
창원시 즉각 반발 “편가르기식 분열 조장” 발끈
함안군 창원시 의견 힘 보태며 군북역 설치 추진
지자체간 정치적인 논리 개입되고 있다는 지적도
“김경수 지사 견해 밝히고 지역갈등 해소 나서야”
11일 진주·사천·하동·산청·거창·합천 등 서부경남 6개 시·군이 진주시청 상황실에서 ‘서부경남 KTX 조기착공 협의회’를 구성하고 창원시의 노선변경 건의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 왼족에서부터 이재근 산청군수, 윤상기 하동군수, 송도근 사천시장, 조규일 진주시장, 이상헌 합천 부군수, 신창기 거창 부군수.
11일 진주·사천·하동·산청·거창·합천 등 서부경남 6개 시·군이 진주시청 상황실에서 ‘서부경남 KTX 조기착공 협의회’를 구성하고 창원시의 노선변경 건의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 왼족에서부터 이재근 산청군수, 윤상기 하동군수, 송도근 사천시장, 조규일 진주시장, 이상헌 합천 부군수, 신창기 거창 부군수.(사진=진주시)

경남도의 중재에도 남부내륙철도 노선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서부 경남과 중부 경남의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경남도내 지방자치단체의 분열이 우려되고 있다.

경남도가 중재에 나선 지 하루 만에 진주시를 중심으로 서부 경남 6개 시군은 기존 노선 유지를 주장하며 공동대응하기로 협의하자 창원시는 즉각 반발하면서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함안군은 창원시의 의견에 힘을 보태고 함안 군북역 설치를 추진하고 나서 경남도내 지역 간의 갈등이 확대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 소속 지자체장이 있는 진주시 주최로 개최된 서부경남KTX 조기착공 시군협의회에 더불어민주당 지자체장들은 진주시의 초대에 불응하면서 정치적인 논리까지 개입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경남도내 지자체장을 비롯해 지역 정·재계에서는 지역 간의 갈등으로 남부내륙철도 사업의 표류를 우려하며 남부내륙철도 조기착공을 1호 공약으로 내걸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견해를 밝히고 지역갈등 해소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 진주시-창원시, 경남도 중재 하루 만에 다시 대립

경남도는 지난 10일 서부청사에서 남부내륙철도 노선 논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진주시와 창원시를 불러 간담회를 열고 상호 주장을 자제, 조기착공을 위해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남도가 중재에 나선 지 하루 만인 지난 11일 진주시를 중심으로 서부 경남 6개 시군은 기존 노선 유지를 주장하며 공동대응하기로 협의하고 창원시는 즉각 반발하면서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

이날 진주·사천·하동·산청·거창·합천 등 서부경남 6개 시·군은 진주시청 상황실에서 ‘서부경남 KTX 조기착공 협의회’를 구성하고 창원시의 노선변경 건의 철회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조규일 진주시장을 비롯해 송도근 사천시장, 윤상기 하동군수, 이재근 산청군수, 신창기 거창 부군수, 이상헌 합천 부군수가 참석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서부경남KTX 취지 자체가 국토균형발전에 있다. 창원시의 취지에도 맞지 않은 제안에 이 자리가 마련됐다”며 “당초 정부안대로 조속히 착공되도록 서부경남 시·군이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어 송도근 사천시장은 “길은 국가발전 전략과 소통의지가 반영되는 것이지 시간이 얼마나 단축되고 비용 얼마가 줄어드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당초 안대로 추진되기 위해 서로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착공단계에서 노선경변 제안은 단체장으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국회의원, 시군의회 등 정치권도 동참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근 산청군수도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일을 추진하면서 자다가 일어난 사람들 때문에 황당한 경우가 있다”며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서부경남에서 끊임없이 추진됐기에 확신이 있다. 결과가 달라지는 일은 없으며 이번을 계기로 마음을 모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창기 거창 부군수, 이상헌 합천 부군수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서부경남KTX 조기착공에 역량과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 이후 이날 참석한 서부경남 6개 시·군은 공동결의문을 채택하고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결의문에는 △서부경남KTX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따라 조기착공 △진주~김천간 복선화 최우선 추진 △경제, 문화관광, 광역교통 분야 등 공동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6개 시·군은 공동결의문을 국토부장관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진주시가 시·군협의회를 구성하자 창원시는 “편가르기식 분열 조장”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창원시는 이날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어제는 경남도에서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착공을 위한 상생합의를 했으나, 오늘은 주변 시‧군을 모아놓고 분열을 조장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진주시의 이중적인 태도에 강하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최영철 창원시 안전건설교통국장은 “균형적인 발전, 동반성장을 이야기하면서 팀짜기, 편가르기 식의 행동은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창원시의 주장은 한정된 국가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경남도 전역을 고속철도 수혜권으로 확장시키는 윈-윈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부터는 남부내륙철도 개통에 대비해야 할 때다. 국토교통부는 일정에 맞게 추진하고 있으나, 그 혜택을 받는 지자체가 준비가 안 되면 아무리 좋은 시설을 유치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소모적인 자리가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경남도내 지자체 분열 우려…정치적인 논리 개입된다는 지적도

진주시와 창원시가 날선 대립을 이어가면서 서부경남과 중부경남의 갈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진주시는 서부경남 6개 시·군과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한데 창원시가 반발, 여기에 함안군이 창원시의 입장에 힘을 보태면서 경남도가 분열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함안군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시의 철도 광역교통망 확충계획 대정부 요구안대로 함안 군북을 경유할 경우에는 반드시 군북에 환승역이 설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부내륙철도 노선갈등에 정치적인 논리가 개입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재경 국회의원(자유한국당·진주을)은 11일 오전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부내륙철도 유치에 아무런 역할이 없던 창원시장이 느닷없이 노선변경을 요구하고, 창원시장과 같은 당 소속인 고성·거제·통영 시장·군수들은 조기착공을 요구하면서도 진주시 주최 협의회에는 불참하는 일관성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정치적 논리가 개입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진주시는 지난 11일 개최한 ‘서부경남KTX 조기착공 시·군 협의회’에 서부경남 11개 시·군을 초청했지만 서부경남 자유한국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지자체(진주·사천·하동·산청·거창·합천)는 참석한 반면 거제·통영·고성·남해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을 비롯해 무소속 함양군은 초청에 불응했다.

김 의원은 “노선변경에 정치적 논리가 개입되고 있다는 의혹을 방지하고 남부내륙철도 성공을 위해서는 이제라도 김경수 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자치단체장들이 원안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 “지역 갈등 경남도지사가 입장 밝히고 해소해야”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1호 공약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경남도에서는 올해 11월 용역이 완료되면 기본·실시설계가 착수돼 2022년에는 남부내륙철도가 착공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지역 간의 갈등으로 사업 표류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정부 건설교통부 관리관 등을 역임한 바 있는 송도근 사천시장은 서부경남KTX 조기착공 시군협의회 간담회에서 “남부내륙철도 사업은 4조7000억 원이라는 예산이 들어가기에 정부에서도 부담이 되는데 같은 경남지역에서 문제를 일으켜 분쟁지역이 된다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현상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경남지역의 분열을 막고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김경수 지사가 나서 지역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서부경남 KTX 시군협의회 간담회에서 “지역 간의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도지사가 명백한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며 “국장을 시켜서 조정해라 할 것이 아니라 도지사의 확신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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