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정치화는 지나친 우려…우리 목소리 반영되기를”
“학교 정치화는 지나친 우려…우리 목소리 반영되기를”
  • 강정태 기자
  • 승인 2020.02.21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 청소년 유권자 간담회

선거법 개정으로 올해 만18세부터 투표 참여
만18세 유권자들 “사회 일원 된 느낌이다”
선거연령 하향에 청소년 유권자들 대체로 반겨

학생들 권리보장·일자리 확충 등 정책도 제안
“정치이해 부족…아직 이르다” 우려 목소리도
학교, 정치에 대한 올바른 교육 필요성도 제기

진주지역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이 이번 총선에서부터 만18세 투표권 부여와 관련, 지난 19일 오후 만18세의 청소년 유권자와 고등학교 1·2학년의 예비유권자 등 19명의 필통 소속 학생 기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간담회가 열었다.
진주지역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이 이번 총선에서부터 만18세 투표권 부여와 관련, 지난 19일 오후 만18세의 청소년 유권자와 고등학교 1·2학년의 예비유권자 등 19명의 필통 소속 학생 기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간담회가 열었다.

“평소 정치에 관해 관심이 많아 투표나 정치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투표권이 생겨서 기쁘다. 19세가 되면 사회인과 비슷한 인정을 받는데 투표권까지 갖게 되니 진정한 사회인이 된 것 같아 좋다”

“정치를 잘 몰라 투표할지 고민 중이다. 잘못된 결정을 내려 선거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두렵다. 다만 선거권을 갖게 된 건 기쁘게 생각한다. 투표권을 얻어 당황스럽고 놀랍지만, 투표를 한다면 진지한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다”

선거법 개정으로 올해 만18세가 되면서 투표권을 갖게 된 청소년 유권자들의 소감이다.

19일 오후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 회의실에서는 만18세의 청소년 유권자와 고등학교 1·2학년의 예비유권자 등 19명의 필통 소속 학생 기자들이 청소년 유권자의 투표와 관련해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이들은 이날 선거법 개정으로 만18세 이상 청소년이 첫 유권자가 되면서 맞이하게 된 21대 총선을 앞두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첫 주제인 선거연령 하향에 대해 대체적으로 반겼지만, 청소년 유권자 투표에 우려도 제기됐다. 선거연령을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토론에 앞서 진행된 선거연령 하향에 대해 반기는지 물음에 19명 중 12명이 ‘반긴다’로 가장 많았고, 만19세로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은 6명, 1명은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진주고등학교 3학년 곽병규 학생은 “학교가 정치화된다거나 학생이 어려 선동될 수 있다는 논리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며 “학생은 엄연히 존재하는 집단이다. 그간 우리 사회와 정치에 발언하기 힘들었고 영향력도 없었지만, 이제는 적지 않은 학생들이 투표권을 갖게 되면서 미약하나 고등학생들의 의견이 정책 결정에 반영될 것이다. 반길 일이다”고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인 원지연(만18세) 학생은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투표권을 주지 않는 건 반민주적이다. 능력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 누구나 한 표 행사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며 “지금 청소년들에게 정치적 이해도가 낮다고 하지만, 투표권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 이해도는 더 내려갈 것이다. 투표권을 갖고 투표해야 정치에 대한 이해도도 오르고 관심을 가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대아고 3학년 하강영 학생은 “투표권이 생기니 나라의 일원, 시민이 된 것 같아 기쁘다”며 “학생들에게 정치참여의 기회가 적었는데, 이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좋다. 투표행위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영향을 줄 수 있어 기쁜 마음이다”고 반겼다.

반면 경남예고 3학년 김민수 학생은 “학생들에게 선거권을 주는 것이 취지는 좋지만,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며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학생)들도 있긴 하지만 학생들은 정치에 노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작은 한 표가 선거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좋지 않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 굳이 학생들에게 선거권이 필요한지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제일여고 3학년 민세진 학생도 “청소년은 여전히 언론에 휘둘리고 가짜뉴스에도 쉽게 속아간다. 친구들 사이에서 가짜뉴스를 보고 공유하거나 그것을 믿는 친구들도 적지 않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선거연령을 16세까지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아고 3학년 김의석 학생은 “만 16세로 선거연령을 하향하는 것에 대해 빠르다고 하지만 결국 해야한다”며 “학생들이 투표권이 없으니 학생이 아닌 학부모를 위한 정책이 만들어진다. 투표권을 가져야 학생을 위한 정책이 나오는데 만 18세만으로는 숫자가 적다. 더 낮춰야 우리 이야기를 활발히 하고, 우리를 위한 정책도 만들어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선명여고 3학년 하지영 학생은 “OECD 가입국 중 우리나라 청소년의 문해력이 4위라고 한다. 청소년들의 판단이 떨어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다른 나라를 조사하니 만 16세부터 선거권을 갖는 곳도 있더라. 북한도 만 17세만 선거권을 갖는다. 만 18세로의 선거연령 하향은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고 앞으로 선거연령을 더 하향할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두 번째 주제로 예비 청소년 유권자로서 다양한 정책을 제안해보기도 했다.

하지영 학생은 “몸 불편한 학교 친구들, 또 경제적으로 어려운 친구들에 대한 지원을 좀 더 늘렸으면 한다”며 “지금도 지원이 있지만 한계가 있다. 모두가 평등하게 어려운 친구들이 제한 없이 교육받을 권리가 보장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지연 학생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을 더 늘렸으면 한다”며 “혜택과 지원이 지금도 있지만, 제대로 홍보되지 않아 모르는 친구들이 많다. 기존 정책에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기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강영 학생은 “대학입시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줄어들게 해줬으면 한다. 수도권에는 좋은 학원, 선생님, 비교과 활동, 대학입시를 위한 스펙 쌓는 환경 등이 잘돼있지만 지방은 힘들다”고 지적하며 “특히 이과에 비해 문과 학생들은 대학 진학 후 공무원이 아니면 치킨집을 해야한 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취업문제도 해결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민세진 학생은 “서울에는 고등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할 곳이 많지만, 지방에는 그렇지 않다”며 “아르바이트 자리를 비롯해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지역 일자리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수 학생은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는데 예체능계 학생들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일자리도 없고 수익도 부족한 우리나라 예체능 산업(문화예술사업)을 바꿔 좋으면 한다”며 “좋은 대학에 진학하면 악기를 다루는 학생들은 교향악단이라도 가지만 피아노나 성악을 하는 학생들은 유학을 가지 않는 이상 자신의 꿈을 끝까지 지키기 어렵다. 문화예술사업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세 번째 주제에서 참가자들은 학생들이 정치와 선거에 대한 보다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참가자 19명 중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있는 학생은 8명으로, 나머지 11명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었다.

곽병규 학생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6년 국회 필리버스터와 2016~2017년 촛불집회였다”며 “당시에는 정치가 희망으로 보였다. 하지만 조국사태를 거치며 광장에 모인 시민들, 또 국회에서 일은 않고 광장에서 정치하는 정치가들을 보며 상실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모습들을 보며 모두 지지층만 바라보고 생산적 논의는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아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됐다”면서 “앞으로는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합리적인 정치를 폈으면 한다. 지지층만 보니 소통이 안 되는 거다. 국민이 일하는 국회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삼현여고 2학년 허윤지 학생은 “뉴스를 보면서 국회의원들의 좋은 모습을 본 적은 별로 없다. 여러 사건이 있을 때 좋은 방안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뉴스에 나오는 모습은 자신들의 이해를 지키려고 하는 것만 같아 실망스러웠다”며 “앞으로는 선거연령이 하향됐으니 학교도 교육적인 측면에서 정치에 대한 올바른 교육으로 정확한 정보를 알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강정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진주대로 988, 4층 (칠암동)
  • 대표전화 : 055-743-8000
  • 팩스 : 055-748-14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선효
  • 법인명 : 주식회사 경남미디어
  • 제호 : 경남미디어
  • 등록번호 : 경남 아 02393
  • 등록일 : 2018-09-19
  • 발행일 : 2018-11-11
  • 발행인 : 황인태
  • 편집인 : 황인태
  • 경남미디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미디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7481400@daum.net
ND소프트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선효 055-743-8000 7438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