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늬만 직선제’ 오점 남긴 경상대 총장선거
[사설] ‘무늬만 직선제’ 오점 남긴 경상대 총장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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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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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학교 총장선거가 논란 속에 치러졌다. 다시 직선제가 부활되어 치러진 의의가 큰 선거였지만, 선거참여주체들에 대한 투표반영비율을 놓고 벌어진 갈등을 해소하지 않고 선거가 강행됐기 때문이다. 아예 참여가 배제된 비정규직 교수 문제도 그러려니와 반영비율이 생색내기에 그친 학생, 조교‧직원들이 반발하면서 투표참여가 저조했다. 온라인투표임에도 불구하고 투표에 참가한 학생은 전체 1만 5964명 중 5769명, 투표율 36.1%에 불과했다.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총장선거 투표가 진행된 지난 19일 총학생회가 개최한 집회에서는 교수회를 규탄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구성원의 신분에 따라 가치가 다르면 안된다는 민주주의의 철칙을 외쳤다. 학생들의 투표 반영 비율을 4.1%로 제한하는 것은 직선제의 취지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학교 측은 타 대학 등의 사례를 들며 해명했지만, 학생들의 주장이 틀렸다고 할 수 없다.

이번 경상대학교 총장선거의 구성원 별 투표반영비율은 전체를 100%로 했을 때 교수 81.4%, 직원·조교 15.1%, 학생 3.3%다. 800명 안팎의 교수와 1만5000여명 대규모 학생들의 투표반영비율이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직선제의 취지와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 일반인들은 참으로 이해하기도 어려운 방식이다. 교수들의 기득권, 특권의식이 얼마나 강고한지 알 수 있다.

교수할지라도 비정규직은 투표참여를 원천 배제하고, 대학 구성원 중 최우선 되어야 할 학생들이 사실상 배제된 총장선거는 비민주적이다. 교수회 주장대로라면 교육자치의 교육감 선거도 교사만 투표해야 하고 학부모나 시민들은 할 수 없다. 교수회를 규탄하는 학생들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면 안된다. 경상대학교가 또 하나의 과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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