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東松餘談] 염치와 체면
[하동근칼럼東松餘談] 염치와 체면
  • 경남미디어
  • 승인 2020.03.2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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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전 imbc 사장
하동근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전 imbc 사장

염치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고 풀이한다. 체면은 또 남을 대하기에 떳떳한 도리나 얼굴을 의미한다. 우한 바이러스 광풍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치르게 될 21대 총선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체면을 차리는 정치인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른바 염치가 없는 정치인이나 정당의 행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체면을 차리든 염치가 없든 어느 쪽이 되든 그들에게서 얼마나 진실을 대할 수 있을지 궁금할 경우가 많다. 우한코로나와 총선이 얽혀들어서 논점이 다소 복합적이긴 하지만 그냥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궁금점을 나열해 본다.

가장 궁금한 점은 최근 여당이나 야당이나 진통을 겪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한 점이다. 공수처법을 포함해 패키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국회통과에 여당과 연계해서 이른바 4+1 연합전선에 참여했던 4에 해당하는 정당들은 과연 무엇을 바라고 참여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그사이 또다시 이합집산을 거듭해 군소정당화 또는 당 자체가 아예 공중분해된 곳도 있다. 자신들의 당이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과연 살아남으리라고 생각하고 참여했을까 하는 점이 제일 궁금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돌고 돌아 원위치가 될 것이 분명하다. 동상이몽이었는지 궁금하다. 염치라는 단어가 제일 많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다음 궁금한 점은 원포인트 국민개헌안에 동참한 23명의 보수정당권 소속 의원들은 무슨 생각으로 참여사인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들의 면면을 가만 살펴보면 박근혜 탄핵 당시 찬성그룹에 편들었던 인물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다. 개헌안을 발의한 현 여당과 여당을 지지하는 주변 시민단체과 세력은 그렇다 치고 이들은 과연 무슨 속내인지가 궁금하다. 총선이 끝나면 여야 합의로 추진될(?) 아니면 추진될지도 모를(?) 이른바 이원집정제 또는 책임총리제에 기회를 얻어 정치적 재기를 해보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누가 봐도 토사구팽이 눈에 보이는데 납득하기 힘들다. 이들은 체면이 필요없는 모양이다.

세 번째로 궁금한 것은 무소속 출마자들의 행보이다. 처음부터 소속 정당이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자들에게는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소속 정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경선이나 심사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입후보자들은 염치가 있는지 궁금하다. 대부분 당선이 되면 전에 속했던 정당으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인데 자신을 버린 정당에 돌아가겠다는 것도 그렇고 그걸 받아주는 정당도 그렇다. 후보선정을 분명히 잘못한 것이 명백한데 자기반성이 하나도 없다. 무소속 출마하면 영구제명하겠다는 모 정당 대표의 엄포가 귀에 들어온다. 둘 다 염치와 체면이 없어 보인다.

염치와 체면과 관련해 정치권 조직이나 인사의 행보는 그만두고라도,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내 탓이요’가 아니라 ‘네 탓이요’라는 말이 만연하고 있는 풍조다. ‘네 탓’이라는 말은 기본적으로 내 잘못은 없고 상대방의 과실이나 잘못이 자신을 불리하게 한다는 심리적 방어기제에서 나온 말이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공격을 미리 막기 위한 선제 방어를 위해 나온 말이 ‘네 탓’이라는 표현이다. 현 정권이 집권한 이후 한 번도 ‘내 탓’이라는 말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염치가 없어서 그런지 체면을 중시해서 그런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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