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투표일이 목전에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산과 공포로 선거분위기가 위축되어 후보자는 물론 정책공약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소위 ‘깜깜이 선거’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정치권이 파놓은 함정인 진영대결로 선거전이 흘러가고, 와중에 네거티브 선거운동만이 난무하는 정말로 끔찍한 선거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평가가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가 선거연령 만18세 하향과 준연동형 비려대표제 도입이라는 새로운 제도 아래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준연동형 비료대표제는 지난해 국회통과를 위해 몸싸움 등 그 난리 속에 도입된데도 불구하고 지금은 여야 정치권 모두 그 취지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국회 구성의 다양성과 대의성을 확보하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목적을 유권자들마저 외면하면 안된다.
선거연령 만18세 하향도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에서 만18세 유권자는 무려 53만여명에 이른다. 이 역시 감염병 사태로 그들에 대한 선거교육도 한 번 이뤄지지 않고 투표일을 맞는다. 두 제도 모두 시작부터 반쪽, 아니 반의 반쪽 짜리로 전락해 버린 셈이다. 두 도의 도입에 대한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굳이 결과를 보지 않아도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번 총선에 대한 깊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표기할 수 없다.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이전 선거도 향후 4년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다. 현 국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래서 깨어있는 유권자 의식이 더 절실히 요구된다. 깜깜이 선거라고 대충 투표해서는 안된다. 투표장에 가기 전에 정당 정책과 후보자의 인물, 그리고 공약을 집으로 배달된 선거공보물을 통해서라도 확인하자. 유권자로서 최소한의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