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세상엿보기] 보수가 갈 길
[김용희의세상엿보기] 보수가 갈 길
  • 경남미디어
  • 승인 2020.04.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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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수필가
시인·수필가

정치적 소신은 없고 선거전략만 소지한 분이 정치를 하는 것. 정치 철새, 이런 분들에 대한 국민의 판단은 어떨까? 아무래도 이번 선거에서 보듯 그 이유가 무엇이든 이런 분들 그다지 환영하지 않는 것 같다. 정치가가 정치적 소신을 바꾸는 것은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국정운영’인 줄 알았더니 ‘가사운영’이었다는, ‘정권’인 줄 알았더니 ‘이권’이더라는 이전 어느 분의 말씀처럼 누가 봐도 정치노선을 변경하거나 이탈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자신의 입지를 위해서, 정치 공학적 측면에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정당은 정권을 잡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라고 말씀한 분도 이번 선거에서 낙선했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가 참패한 이유는 보수가 자신들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해서, 그 좋은 가치를 가지고도 그것을 이해하고 용해시키지 못해서, 미스터 트롯에 나온 트바로티가 부른 노랫말 가사처럼 “삶의 무게 견지지 못해 지표를 잃고 이리저리 방황하면서 산 것”이 이유겠다. 보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최소 30%는 기본점수이다. 그것은 보수의 가치가 인간사회의 중요한 한 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는 하프게임, 보수! 뭔가 분명 잘못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그 근본적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 아닐까? 원래 사회의 구조는 보수가 토양이고 진보는 그 위에 짓는 집이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를 이긴 것만 봐도 그렇고, 세계사가 입증해주는 결과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도 왜 보수가 늘 패배할까? 기본도 채우지 못할까? 그것은 보수가 자신들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이 금인지 된장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보수가 선택을 받으려면 자신들의 가치를 깨닫는 일부터 먼저다. 그리고 이제는 제발 기술정치, 전략정치, 계산정치는 그만해야 한다. 보수의 패인에 관해서는 다양한 이유가 제시된다. 코로나, 막말, 공천파동, 리더십 부재…. 그런데 이런 분석은 처방적이고 일회적이다. 또 상황이 그렇게 전개되면 또다시 패배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는 한계를 먼저 고백하는 꼴이다. 근본적으로 뭘 잘못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코로나가 다시 와도, 어느 정치인이 다시 막말을 해도 변치않는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보수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있으니 늘 정치공학, 전략… 이런 것만 한다. 국민이 어떤 수준이고 뭘 원하는지, 보수의 품격이나 가치가 뭔지, 그런 것들을 근본적으로 이해해야만 내리 4번을 패배한 선거를 이제 되돌릴 수 있다.

이낙연 선대본부장은 이런 압승상태가 “두렵다!”고 하였다. “성원에 감사하다”가 아니라 두렵단다. 야당이 할 말을 여당 수뇌부가 한다. 이게 여당이 승리한 이유다. 그들은 국민을 섬기고 막중한 임무에 지금 긴장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야당은 지금도 비대위원장을 초빙하는 형태가 과거와 전혀 다르지 않다. 보수의 본질적 문제부터, 근본적 개념과 틀과 정체성부터 다시 보자. 보수가 뭔가? 보수의 가치가 뭐라고 보는가? 보수는 이런 가치에 대해 질문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이런 철학 위에 가치를 정립하고 국가비전과 정당노선을 정립했는가? 회사도 사훈이 있고, 집은 가훈이 있고, 정치는 특히 철학이 있어야 한다. 기업도 철학이 있는 기업만이 백년 이백년을 간다.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을 보라. 그들은 보수의 가치를 보여주는 기업으로 보인다,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 그룹의 최고책임자 회장은 반드시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해야 하고 자력으로 유명대학에 진학해야 한다. 이런 기업이 어찌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을 수 있는가? 참 쉬운 문제인데, 거창한 일도 아닌데도 보수는 그 단순한 가치를 모른다. 아니 절대로 모르는 것이 아니다. 안다, 그러나 군필하고 싶지 않고 소유욕을 버리고 싶지 않다.

이는 진보도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가 좋아서 선택했을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보수가 더 문제이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진보를 선택했을 수도 있다. 진보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일시에 무너질 수 있다. 진보? 그들도 사실 진짜 진보는 아닌 것 같다. 진보 쪽 당선자들 등록 재산이 보수보다도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임대주택 절대 짓지 않는다. 재산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재산은 보수주의의 가치이며 진보는 인권이 가치다. ‘돈보다도 사람이 먼저’ 그것이 진보의 가치인데, 그리고 지금 청년부부에게 가장 문제되는 것이 주거비이다, 주택시장의 문제인데 현 정권은 이 문제를 ‘시장’에 맡겨두었다. 시장은 보수적 가치이다. 현재 진보의 가장 큰 패착은 주택문제다. 신혼부부에게 백프로 임대주택공급. 20평형대 방3칸, 거의 무료로 거주할 수 있도록 무제한 공급해야 한다. 지금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기존 주택소유자에게 유리한 정책만 시행한다. 보수적 정책이다. 따라서 진보도 지금 이런 측면에서는 사상누각이다.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진짜 진보는? 보수보다 어쨌든 재산이 적은 것이 맞고(가치론적 얘기지만), 집 구입자금 저리융자 해줘서 기존 유주택자에게만 유리한, 서민이 경제적으로 영원히 종속되는 구조 만들지 말고 집을 직접 지어줘야 한다. 공공영구임대주택 무제한 공급! 국가 자금도 있고 공중권 이용하면 공간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보수의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경쟁력이다. 유럽이 중국을 삼킨 이유, 지금 미국이 팍스아메리카가 된 이유. 인간은 이기적 동물이라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가식하지 않는 현실적 시각 그것이 보수적 가치다. 이상론자 플라톤이 현실주의자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천년동안 진 이유,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사라진 이유, 그 살아 숨쉬는 보수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는 꿈을 사는 것이 아니다, 현실을 산다. 그것이 소중한 보수의 가치다. 보수, 이제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사회와 국가의 경쟁력을 키워가는 정치인이 되어야지 자신의 경쟁력만 키우려는 정치인, 그건 정치기술자다. 젊은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아직도 이념논쟁, 네가티브 운동, 발목잡기, 색깔논쟁, 그리고 뿌리깊은 선민주의와 계몽주의, 권위의식. 국민을 섬기는 것은 신발 벗고 절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실현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위에 다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청년을 내세워야 한다. 원로는 조력자의 역할로만 돌아서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20~30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그들을 주축으로 해야 된다. 계몽 가치 선민 이런 것 말고, 서비스 봉사하겠다는 젊은 친구를 내세워야 한다. 그리고 ‘경쟁력’을 무기로 삼아야 한다. ‘이데올로기’를 무기로 하면 안 된다. 안보, 색깔… 이러면 또 폭망한다. 경쟁력을 기초로 시장을 되살려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패자도 탈락되지 않는 21세기형 자본주의여야 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미래 분명히 오고 있는 4차산업에 대한 의식과 인식이 있는 이를 내세워야 한다. 그렇게 발목만 잡지 알고 대안 있는 젊은이를 내세우면 된다. 어느 도지사처럼 실행력 있는, 결행력 있는 보수가 되면 된다. 행동력! 그것은 원래 효율성을 가치로 하는 보수의 것인데도 빼앗기고 있다. 그러면 진보보다 더 진보다운, 꿈만 꾸지 않는, 땅에 발을 디딘 보수, 보수의 코아로 들어가서 진보가 넘볼 수 없는 자신들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게다. 아직도 위성정당 별도 원내 구성해서 정치공학이 어떻고 정당보조금이 어떻고… 그렇게 하라고 국민이 표 준 것 아닌데. 또 이렇게 시작하면 앞으로도 그들에게는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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