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수진 루시다갤러리 관장
[인터뷰] 이수진 루시다갤러리 관장
  • 황인태 대기자
  • 승인 2020.05.15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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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망경동 골목길을 예술의 거리로 만드는 게 꿈

히말라야 등정 후 인증 샷 실패해 사진작가의 길로
사진 배우려 과기대 영상학과 편입, 학위 취득해
월급 더 준다는 말에 우방주택서 진주건설사로 와
지금도 건설사 다니면서 작가들 위한 갤러리 운영
히말라야 등정 6번 한 산악인이자 사진작가, 기업인

이수진(55) 루시다갤러리 관장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진주시 망경동의 오래된 골목길을 예술의 거리로 만드는 꿈을 갖고 산다.
이수진(55) 루시다갤러리 관장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진주시 망경동의 오래된 골목길을 예술의 거리로 만드는 꿈을 갖고 산다.

개인 전시공간인 루시다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이수진 관장(55)은 기업인이자 사진작가이고 예술경영인인 동시에 산악인이다. 이 관장은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평생을 건설사에서 일하고 있는 토목기술 전문 기업인이다. 또 대학 때부터 산악부 활동을 열심히 했으며 히말라야를 6번이나 오른 산악인이다. 그뿐이 아니다. 히말라야를 등정하다가 사진의 필요성을 느껴 사진을 배우기 시작해 작가가 된 사람이다. 사진작가를 하다가는 예술인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진주시 망경동에 건물을 매입해 직접 갤러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이 관장은 자신의 분야에서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 왔고 그로인해 산악인, 사진작가, 예술경영인, 기업인이란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일구어 나가고 있다. 지금은 또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예술의 거리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평생을 지치지 않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관장은 1965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당시로는 잘 나가던 대구에 있던 우방주택에 취업을 했다. 그런데 2년 다니다가 진주의 모 건설회사로 이직을 하게 된다. 그 이유가 월급을 1.5배 줄 테니 오라는 달콤한 말이었다. 이 관장은 당시 히말라야 가는 게 꿈이었기 때문에 진주 건설사에서 2년만 다니면 히말라야 갈 경비를 마련할 수 있겠다는 계산에 다른 것은 생각지도 않고 진주로 왔다. 그리고는 실제로 진주에서 건설 회사를 다니다 자금이 모이자 히말라야를 갔다.

히말라야에 갔다 오니 다니던 건설회사가 부도가 나서 폐업을 해 버렸다. 그래도 다시 대구로 갈 수는 없어서 마산의 무학소주가 운영하는 건설 회사에 취직을 해서 지금까지 그 회사를 다니고 있다.

이 관장이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인증샷 때문이다. 등정의 성공은 인증샷으로 증명한다. 그런데 3번이나 사진이 잘못돼 인증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 그래서 이 관장이 직접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배우자고 마음먹었다. 뭐든 하면 제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2010년 경남과기대 영상학과에 편입학을 해서 영상으로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당시 4년 동안은 아내가 이혼하자고 할 정도 사진에 미쳐 돌아다녔다.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정도 실력이 붙었다. 그 이후는 전시회 참가 등으로 소위 작가의 반열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작가의 대열에 속하다 보니 예술계의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 작품이 있어도 전시할 공간이 마땅치 않는 것이다. 그래서 뜻이 맞는 3명과 진주시 망경동에 오래된 건물을 사서 갤러리와 박물관, 도서관 등을 직접 마련했다. 2014년의 일이다. 그게 이 관장이 책임을 맡고 있는 루시다 갤러리이다. 히말라야 등정이 전혀 엉뚱한 예술경영자의 길로 안내를 해 버린 것이다.

루시다 갤러리는 매월 1회 이상 전시회를 갖자는 목표아래 개관 이후 7년 동안 76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그런데 갤러리를 운영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래서 이 관장은 이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아직도 건설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고 다니고 있다. 갤러리 운영비용은 자신이 많은 부분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7명으로 된 운영위원회에서 갹출하여 충당한다. 이 관장은 이 갤러리를 잘 운영해 지역 작가들의 작품들이 소비가 늘어나는 게 목표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 관장의 인생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이 관장이 살고있는 진주시 망경동은 오래된 골목들이 많다. 이를 눈여겨 본 이 관장은 이 골목길을 잘 활용하면 특색 있는 예술의 거리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실천에 옮겨야 하는 이 관장은 올해 메세나 협회와 진주시에 공모를 신청했다. 각각 한 개 프로젝트가 선정이 됐다. 진주시로부터는 유등의 거리, 메세나 협회에서는 예술의 거리가 공모에 선정됐다. 이 관장은 올해 이 공모를 잘 수행하고 매년 1개씩 공모를 진행한다면 10년 지나면 망경동 10개의 골목길이 예술의 거리로 바뀌어 있을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다.

루시다갤러리의 '사진전시관'
루시다갤러리의 '사진전시관'

다음은 이수진관장과의 인터뷰이다.

▲ 루시다갤러리는 뭐하는 곳인가.

-진주에서 최초로 생긴 개인 갤러리이다.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저랑 뜻을 같이하는 사람 3명이서 진주시 망경동에 건물을 사서 게스터하우스, 갤러리, 커피숍,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고 있다.

▲ 언제 생겼나.

-2014년 설립됐다.

▲ 주로 어떤 작품들을 전시하나.

-그림과 사진작품들을 전시한다. 매월 한번 씩 전시회를 가진다는 목표아래 운영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7년 동안 76회 전시회를 가졌다.

루시다갤러리의 사진전시관
루시다갤러리의 사진전시관

▲ 어떤 작가들이 주로 활용하나.

-예술가들이 전시관을 신청하는 것에는 제약이 없다. 그러나 주로 저희 갤러리 차원에서 초대전과 기획전을 많이 하고 있다. 제가 사진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진전시회가 많다. 사진 70%, 회화 30% 정도 된다.

▲ 영리목적으로 하는 것인가.

-아니다. 비영리 기관이다.

▲ 그럼 운영비는 어떻게 마련하나.

-주로 제가 담당하고 나머지는 7명인 운영위원들이 부담한다.

▲ 이 관장이 무슨 돈으로 비용을 충당하나.

-그래서 아직도 건설회사에 다니고 있다. 회사다니는 월급 중 일부가 갤러리 운영비용에 들어간다.

▲ 작가들이 작품을 팔기도 하나.

-당연하다. 루시다 갤러리 운영목표가 예술소비를 촉진하자는 것이다. 팔리지 않는 작품도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는 판매에 목적이 있다.

▲ 잘 팔리나.

-그렇진 않다. 사진의 경우 작품 당 200~300만 원 정도 하고 회화는 더 비싸다. 그렇게 잘 팔리진 않는다.

▲ 원래 예술이 전공인가.

-아니다. 토목공학이 제 전공이다. 제 직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건설회사이다. 지금도 모 건설회사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 건설회사는 언제 입사했나.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90년도인가 당시 대구에서 제일 잘 나가는 우방이라는 주택을 짓는 건설회사에 입사를 했다.

▲ 우방이라면 당시로는 유명한 회사인데 왜 진주에 오게 됐나.

-제가 대학 때 산악부활동을 열심히 했다. 히말라야 등반하는 게 꿈이었다. 그런데 당시 진주에 있는 모 건설회사가 연봉을 1.5배 줄 테니 오라고 했다. 그래서 2년만 하면 히말라야 가는 경비가 되겠다는 생각에 옮긴 것이다. 92년도의 일이다. 그게 지금까지 약 30년간 진주에서 건설회사를 다니게 된 이유이다.

▲ 그렇게 히말라야를 다니는 산악인인데 사진과는 별로 인연이 없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 히말라야를 6번 다녀왔다. 등정기록은 정상에서 인증샷으로 하게 된다. 그런데 3번이나 인증샷이 제대로 안 돼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내가 사진을 직접 찍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 그래서 사진공부는 어떻게 했나.

-지금은 없어졌는데 2010년도에는 경남과기대에 사진영상학과가 있었다. 거기에 편입학을 해서 정식으로 공부를 했다. 사진으로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 사진을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학위를 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저는 제대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에 진학을 했다.

▲ 그렇게 해서 사진은 많이 찍었나.

-처음 4년간은 아내가 이혼하자고 할 정도로 집안을 팽개친 채 사진 찍으러 다녔다. 그렇게 4년을 돌아다니며 찍고 나니 조금 보이더라. 그래서 각종 전시회에 출품도 하고 개인전도 열고 그랬다.

▲ 그렇게 해서 예술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인가.

-그렇다. 그렇게 사진을 인연으로 전시회 등을 하다 보니 전시공간이 절대 부족하다는 예술계의 실상을 알 게 됐다. 그래서 뜻이 맞는 3명이서 아예 갤러리를 만든 것이다.

▲ 지금도 사진 활동을 하고 있나.

-그렇다. 루시다 사진 아카이브 연구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 이 단체는 뭐하는 곳인가.

-회원이 100여명 되는 사진 동호회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저희들은 조금 체계적으로 활동을 해서 갤러리, 카메라 박물관, 사진 책 도서관, 예술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 이렇게 활동범위가 넓으면 아예 전업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렇지 못하다. 그렇게 하고 싶어도 이런 활동들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걸 충당하기 위해 아직도 건설회사를 다니고 있는 것이다.

▲ 연간 이런 활동에 들어가는 경비가 얼마나 되나.

-2000~3000만 원 정도 될 것이다. 이런 경비를 제가 회사를 다녀서 충당해야 한다.

▲ 예술학교는 어떤 곳인가.

-고성군 연화리에 있는 폐교를 임대해서 전업 작가들이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는 곳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곳은 아니고 폐교이다 보니 학교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 작가가 몇 명이나 있나.

-2명이 있다. 올해로 5년 됐는데 이번에 다시 5년간 임대계약을 갱신할 계획이다.

▲ 지금은 사진을 찍는 사람도 기계도 많이 변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 이제는 모두가 사진을 찍는 시대가 됐다. 스마트폰이라는 훌륭한 사진기가 있어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실제로 하루에 구글에 올라오는 사진만 하더라도 36억장이라고 한다.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 스마트 폰도 훌륭한 사진기 아닌가.

-그렇다. 지금은 스마트폰만으로 사진을 찍어서 전시회를 하는 작가들도 있다. 서울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강운구 선생은 우리나라의 원로 사진작가인데 요즈음은 스마트폰만으로 작품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일반사진기 보다 훨씬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실제로 스마트폰 사진기능 중에 일반인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 일반인들은 줌 기능 정도 밖에 못쓰고 있다.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기능 중 10가지 정도만 알아도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지금 하고 있는 갤러리, 도서관, 박물관, 예술학교 일을 계속하는 게 목표이다.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망경동을 예술의 거리로 만드는 게 또 다른 목표이다.

▲ 망경동을 예술의 거리로 만든다는 게 무슨 뜻인가.

-망경동은 오래된 골목길이 있다. 이 골목길을 예술의 길로 만들고 싶다.

▲ 구체적 복안이 있나.

-올해 루시다 회에서 메세나와 진주시에 공모를 했다. 진주시에서는 유등거리가 공모에 선정이 됐고 메세나에서는 예술의 거리가 선정됐다. 운 좋게 2개 프로젝트가 공모에 선정이 돼서 추진될 수 있게 됐다. 올해 이를 시범적으로 진행해 보고 매년 1개 이상씩 공모를 신청할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10년이면 10개의 공모전을 통해 프로젝트가 진행될 테니 그러면 망경동 거리가 특색있는 예술의 거리가 돼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렇게 제가 살고 있는 망경동을 예술의 거리로 만들어 나가는 게 꿈이다.

대담 황인태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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