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재하 (사)한국농업현장교수연합회 회장
[인터뷰] 유재하 (사)한국농업현장교수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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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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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농사짓는 우리나라 최고 농부

11년전 한국농업현장교수연합회 만들어 현장 교육
우리나라 최고의 현장 농사꾼 129명이 모인 단체
제대로 된 멘토를 만나는 게 농사꾼으로 성공의 길

농사는 절대로 서두르지 말라는 조언 하고 싶어
성공하는 농사꾼 공동체 만드는 게 앞으로의 꿈
자식을 대 이어 농사꾼 만들기 위해 어릴 때부터 교육

유재하 (사)한국농업현장교수연합회 회장은 3대는 농사를 지어봐야 농사에 대해 한마 디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며 자식에게 농사를 물려주기 위해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교육했다고 말했다.
유재하 (사)한국농업현장교수연합회 회장은 3대는 농사를 지어봐야 농사에 대해 한마 디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며 자식에게 농사를 물려주기 위해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교육했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한국농업현장교수 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유재하(58) 류진농원 대표는 우리나라 최고의 농사꾼이다.

유 회장은 24살 때 도시에서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고향인 진주시 명석면으로 귀향하여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을 시작했다. 현재 영농법인으로 돼 있는 자신의 류진농원에서 2만평의 단감농사, 4천500평의 매실농사, 5000평의 밭농사를 직접 짓고 있다. 농사를 지으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가뫼골체험휴양마을 대표, 광제산 영농조합 대표를 비롯해 '스타 팜' 대표, 한국농업현장교수연합회 회장 등 모두 10여개 농업관련 법인과 단체의 장을 맡고 있다. 아침 5시 반에 일어나면 잠자리에 들때까지 하루가 언제갔나 싶게 정신없이 살고 있다.

특히 그가 6년째 회장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농업현장교수연합회는 우리나라 최고의 농사꾼들이 모인 단체이다. 농사는 이론보다 경험이란 철학에 따라 철저히 현장 중심으로 교육을 하는 이 단체는 2009년 전국에서 농업에 성공한 129명의 농사꾼이 모여 결성했다. 농사에 대해 현장 체험과 창업, 가공, 판매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수행하는 이 단체는 교육이 끝난 후에도 졸업생들과 교육생들과 멘토와 멘티로서 끈끈한 정을 이어간다. 농림부는 이 단체의 성과를 인정하여 매년 지원예산이 늘어나는 데 올해는 간접예산을 포함해 모두 70억 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고 한다. 농업관련분야에서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유회장의 자랑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농업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불만이 많다는 유 회장은 그럼에도 자신의 아들에게 농사를 물려주고 있다. 자식에게 농업을 물려줄 만큼 전망이 있냐는 질문에 유 회장은 3대는 농사를 지어봐야 농사에 대해 한마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아들에게 농사를 물려주기 위해 어릴 때부터 세뇌교육(?)을 시켜 농고와 한국농수산대학을 진학시켰다. 처음에는 아들이 많이 갈등을 하다가 요즈음에는 마음을 잡고 농사꾼 길을 가고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농사는 공동체 농업으로 가야 한다는 게 유 회장의 지론이다. 농업은 농산물의 생산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생산, 가공, 체험, 판매 등을 모두 아울러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한 농가가 이 모든 것을 다하기는 힘들기때문에 공동체를 형성해서 분업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유 회장도 직접 농업공동체를 만들어 보고 싶은 게 앞으로의 꿈이라고 했다.

유망한 농사로 유정난 생산과 산딸기 농사를 든 유 회장은 이 농사들도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농사를 지을 때 그 성과가 크게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귀농귀촌하는 후배들에게는 농사경험과 지식을 가진 멘토를 제대로 만나라고 조언하는 유 회장은 “농사는 자연과 함께 이루어 나가는 일이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안 된다. 자연과 호흡하면서 절대로 서두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재하 대표가 운영하는 류진농원의 현장실습교육장
유재하 대표가 운영하는 류진농원의 현장실습교육장

다음은 유재하 회장과의 인터뷰이다.

▲(사)한국농업현장교수연합회라는 게 뭐하는 단체인가.

-농사를 짓는 데는 이론도 필요하고 현장도 필요하다. 우리 단체는 농사 현장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살아있는 경험을 교육하는 단체이다.

▲언제 출범했나.

-2009년 출범했다. 11년 됐다.

▲정부지원을 받는 단체인가.

-그렇다. 연간 정부지원이 간접지원을 포함해서 올해 70억 원 정도 예산이 된다. 정부에서 많이 지원해 주는 단체이다. 주로 교육을 시키는데 들어가는 예산이다.

▲교수 연합회라면 교수들의 모임이라는 말인데.

-그렇다. 전국의 농업현장에서 직접 현장 교육을 하는 교수들 129명이 모인단체이다.

▲이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우리나라 농사의 최고 장인들이 모두 모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교수 한명 한명이 자기분야에서 최고의 농사꾼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교수로 임명된 후 후배 농업인들을 교육한다. 아무리 농업이론이 뛰어나도 직접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사람은 우리단체의 교수가 될 수 없다.

가뫼골 마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 한 농촌체험 휴향마을 '가뫼골 마을'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하나.

-농사에 대해 모든 것을 가르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농사는 4계절을 거쳐봐야 되기 때문에 4계절 동안 어떻게 키우고 판매하고 가공하는 가 등에 대해 체계적인 실습을 한다.

▲숙식을 함께 하는가.

-그렇다. 각 교수들 마다 저희 류진농원처럼 숙식시설들을 다 갖추고 있다.

▲실습만 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대개 교육은 이론 30%, 실습 70%의 분량으로 구성된다.

▲교육기간은 어떻게 되나.

-45시간, 90시간, 120시간 등으로 다양하다.

▲교육을 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

-농림수산정보교육문화원(농정원) 홈페이지에 신청해도 되고 현장에서 교수들에게 직접 신청해도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 한 농업현장교수 유재하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 한 농업현장교수

▲자신이 교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나.

-그건 아니다. 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적합한 현장을 제안한다.

▲교육비는 어떻게 되나.

-교육과정에 따라 다른데 보통 자부담이 30% 있다. 우리나라 정부차원에서 실시하는 농업교육 가운데 유일하게 자부담이 있는 교육이다. 그만큼 교육품질에 자부심이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하지 못하는 교육은 우리나라 그 어디 가서도 배울 수 없다. 우리나라 농업현장 교육의 최정상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교육이 끝나면 관계가 종결되나.

-그렇지 않다. 교육이 끝나면 창업에서부터 그 이후 운영까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멘토를 해 준다. 자기만 노력하면 교수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농업 교육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라고 보면 되겠다.

-그렇다. 농사에 대한 이론과 완벽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려면 이리로 와라.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유 회장은 언제부터 이 단체의 책임을 맡았나.

-2014년에 회장을 맡아서 6년째 하고 있다.

▲장기집권 아닌가.

-그렇다. 그래도 회장을 맡으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아직 못 물러나고 있다.

▲장기집권 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게 말하지 않나.

-아니다. 진짜로 그렇다. 체력도 달리고 내 농사도 문제가 돼서 이제 좀 내려놓고 싶은데 잘 안 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내놓을 수도 없고. 지금도 회장 할 사람을 물색하라고 말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농사는 언제부터 지었나.

-24살 때 직장생활 그만두고 고향인 여기로 와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내 나이가 올해 58세이니까 꼭 34년 됐다.

▲직장을 그만둔 것은 왜 그런가.

-나하고는 체질이 잘 안 맞았다. 아무래도 자유스럽게 사는 게 저한테 맞는 것 같다.

▲농사를 하고 나서 재산은 좀 모았나.

-그렇지도 못하다. 아버님이 하시던 것을 물려받아서 하는데 그리 키우지 못했다.

광제산영농조합법인
유재하 대표가 운영하는 공동체마을기업 '광제산영농조합법인'

▲현재 농사는 얼마나 짓나.

-단감나무 2만평, 매실 4500평, 밭농사 5000평을 하고 있다. 원래 이보다 더 많았었는데 많이 줄였다. 농사는 많이 짓는다고 꼭 수익이 높은 것은 아니다.

▲그럼 농사로 버는 소득이 얼마나 되나.

-농사매출은 약 2억 원 정도 된다. 여기서 농비를 제하고 나면 5천만 원 정도 순소득이 생긴다고 보면 된다. 농산물만 팔아서는 큰돈이 안 된다. 그 외 체험, 가공, 그리고 각종 컨설팅 소득 등이 있다. 저도 체험이나 가공 컨설팅 등이 더 수입이 많은 편이다.

▲아들이 유 회장을 돕는다고 들었다.

-그렇다. 아들이 28살인데 한국농수산대학 과수학과를 졸업하고 대를 이어 농사를 짓고 있다.

▲자식에게 농사를 물려줄 만큼 농사가 괜찮나.

-빵 집 같은 곳은 가업으로 발전시키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 이제 농사도 가업으로 이을 만큼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부터 농사를 지었으니 3대는 농사를 지어봐야 그래도 농사에 대해 한마디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서 아들에게 권했다.

▲아들이 말을 잘 듣던가.

-어릴 때부터 다른 생각 못하게 일종의 세뇌교육(?)을 시켰다. 그래서 고등학교도 농고를 보내고 대학도 농수산대학을 보내서 아예 다른 생각을 못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부모 말을 듣지는 않을텐데.

-얼마 전까지는 좀 갈등하는 듯 하더니 이제는 마음을 잡고 농부의 길을 가려는 것 같더라. 그래서 마음 든든하다.

▲그래도 벌이가 괜찮으니 자식에게 권한 것 아닌가.

-농사로 큰돈을 벌지는 못했다. 다른 일을 지난 30년간 농사짓는 것만큼 했으면 재산을 엄청 모았을 거다. 그러나 큰돈은 못 벌어도 의미는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제가 터를 닦았으니 자식이 우리 농업의 가치를 실현시키기를 바란다.

▲최근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농사경험과 지식을 가진 멘토를 제대로 만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다음에 충분히 배우고 느껴야 한다. 절대로 속도내면 안 된다. 농사는 자연과 함께 이루어 나가는 일이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안 된다. 자연과 호흡하면서 천천히 가면 성공할 수 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농사 중에 어떤 종목이 유망한가.

-저는 유정난 생산이 유망하다고 본다. 이제 계란도 건강을 생각해서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올해 1기를 유정난으로 종목을 정해서 지금 교육을 하고 있다.

▲유정난 생산은 어떻게 하면 되나.

-하루 1000개 정도의 유정난을 생산해서 인터넷 등을 통해 팔면 월 8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농업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닭을 2000마리 정도 키우면 되는 데 이정도 규모는 큰 게 아니어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또 다른 유망 종목은 뭔가.

-저는 산딸기가 앞으로 괜찮을 거 같다. 깻잎도 괜찮은 농사다. 그런데 깻잎은 잔손이 많이 간다.

▲교수 연합회 회장, 본인의 류진농원 외에 또 하고 있는 일이 있나.

-몇 개가 된다. 이 동네가 가뫼골인데 ‘가뫼골체험휴양마을’의 대표를 맡고 있고 우리마을 뒷산의 이름을 딴 마을기업인 광제산영농조합법인 대표도 맡고 있다. 또 희망농부라는 단체의 회장이고 스타팜 경남회장이다. 스타팜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키우고 있는 단체인데 우리나라 최고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단체이다.

▲그렇게 많은 일을 어떻게 하나.

-새벽 5시 반이면 일어나 잘 때까지 쉴 새가 없다. 그래도 우리나라 농업을 발전시킨다는 생각을 하면 멈출 수가 없다.

▲30년 농사를 지어 보니 앞으로 농사는 어떻게 지어야 하나.

-공동체 농업으로 가야한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생산하고 공동으로 가공하고 공동으로 판매하는 공동체 농업이 앞으로 가야할 길이라는 생각이다. 혼자서 생산, 가공, 판매를 다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생산만 해서는 수익을 맞출 수가 없다. 그래서 생산, 가공, 체험, 판매 등을 하는 공동체로 가야만 승산이 있다. 지금 제가 교육하고 있는 유정난 분야도 1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으로 닭을 키우고 사료를 만들며 판매를 하는 그런 공동체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대담 황인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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