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우리나라에서 남은 마지막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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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미디어
  • 승인 2020.06.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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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숙 경남도 섬가꾸기 보좌관

섬은 에코투어리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큰 돈 들이지 않고도 관광 명소 만들 수 있어
‘손 댄 듯 손 안댄 듯’ 개발하는 게 가장 좋아

국립공원 지역만 아니면 대부분 개발 가능해
통영 동피랑, 연대도 에코아일랜드 등 만들어
전남도에서 이낙연 지사 초빙으로 섬개발 진행
윤미숙 경남도 섬가꾸기 보좌관은 섬은 우리나라에서 남은 마지막 보물이라고 말했다.
윤미숙 경남도 섬가꾸기 보좌관은 섬은 우리나라에서 남은 마지막 보물이라고 말했다.

윤미숙(58) 경남도 섬가꾸기 보좌관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섬 정책 전문가이다. 전라남도에서 일하던 윤 보좌관을 지난 5월 20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초빙하여 섬가꾸기 보좌관이란 특이한 이름으로 임명됐다.

“경남도에 와보니 섬에 대한 기초자료가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준비가 안 돼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윤 보좌관은 섬에 대한 경남도의 상황을 황무지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비유했다. 그만큼 섬은 아직 정책에서 소외된 분야라는 게 윤 보좌관의 진단이다.

섬은 우리나라에서 남은 마지막 보물이라는 게 윤 보좌관의 지론이다. 그 이유로 윤 보좌관은 섬은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천연의 자원이며 세계적인 추세인 에코투어의 적지임을 들었다. 또 우리 식탁을 좌우하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해양의 거점이라는 점에서도 섬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보좌관은 특히 경남의 섬들이 우리나라 다른 지역의 섬에 비해 장점이 많다고 했다. 경남의 섬들은 물빛이 서해안이나 전남의 섬들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했다. 또 풍광이 아름답고 접근성이 좋아서 관광지로 개발하기에는 유리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일한 전남의 섬들은 기본적으로 가는데 4~6시간이 걸리는 데 비해 경남의 섬들은 대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단체장들의 관심이 없어서 경남의 섬들은 방치돼 있다는 게 윤 보좌관의 진단이다.

"올해 섬과 관련해 경남도가 3개의 공모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 윤 보좌관은 올해 ‘경남형 섬 명소화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섬 개발 방식인가에 대한 공모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앞으로 섬 개발 방향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 같은 것을 만들고 싶어했다. 개인적으로 윤 보좌관은 섬은 ‘손 댄 듯 손 안댄 듯’ 개발하는 것이 좋다는 철학이라고 했다. 이렇게 해도 섬은 그 자신이 가진 매력으로 인해 사람들을 얼마든지 끌어모을 수 있다고 했다.

2007년 이명박 정부 시절 녹색성장의 상징으로 통영의 연대도를 에코아일랜드로 만들어 지금 연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모여드는 섬으로 만들었다. 또 2015년 당시 전남도 이낙연 지사의 초청으로 전남도에서 ‘섬가꾸기 전문위원’, 전남 신안군 ‘가고 싶은 섬’ 팀장 등을 맡아 신안군에서 1섬 1뮤지엄 프로젝트를 추진해 10개의 섬 뮤지엄을 완성하기도 했다.

윤 보좌관은 당시 이낙연 전남지사와의 첫 만남에서 이 지사가 “섬은 돈도 안 되고 표도 안 되고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라는 말에 감동해 뒤도 안돌아보고 전남도에 갔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다음은 윤 보좌관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섬가꾸기 보좌관이란 이름이 특이하고 생소하다.

-특이하긴 하지만 신선하지 않나. 섬에 대한 정책을 좀 새로운 관점에서 시작해 보자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공무원 직책이 있었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 전라남도에 섬 전문위원이 있었다. 물론 제가 맡았던 직책이다. 이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었다. 섬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이제 막 시작하는 그런 단계이다.

▲새로운 직책을 만들려면 경남도내에서 내부 반발이 많았을 텐데.

-늘 그랬다. 이번에 경남도에서 공개채용을 했다. 그런데 경남도 내부에서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전남도에서도 그랬다. 당시에 경상도 사람이 왔다고 좀 수군거렸다고 한다.

▲섬가꾸기 보좌관이란 직책이 무얼 하는 것인가.

-별정직이고 이름자체도 정식 라인에 있는 직책이라기보다는 보좌관이다. 그래서 제가 바로 정책을 집행하기 보다는 경남도가 섬과 관련된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하는 직책이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섬이 왜 중요한가.

-섬은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보물이다. 그래서 이 보물을 어떻게 잘 관리하고 보존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저는 개인적으로 섬과 관련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가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

▲왜 보물인가.

-섬은 전혀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문화와 생태가 보존돼 있는 곳이다. 지금 여행은 세계적으로 에코투어가 점점 대세가 돼 간다. 에코투어를 그대로 즐길 수가 있는 곳이 섬이다.

▲그것뿐인가.

-섬은 또 우리 영토의 끝자락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섬 주민들은 국가정책에서 소외돼 있었다. 마지막으로 먹거리 문제이다. 우리 식탁을 좌우하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해양의 거점이다. 이런 점에서 섬은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보배이다.

▲우리나라에 섬은 몇 개나 되는가.

-우리나라는 섬이 3300개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국가이다. 그 중에서 전남에 40% 정도가 분포돼 있고 나머지는 서해안과 경남 등에 있다.

▲경남에는 섬이 몇 개나 되는가.

-경남에는 총 807개의 섬이 있다. 유인도가 77개이고 나머지는 무인도이다. 전국에서 경남이 두 번째로 섬이 많다.

▲경남의 섬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

-경남의 섬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매년 발표하는 가고 싶은 섬에서 늘 통영의 섬들이 제일 많이 선정된다.

▲왜 그런가.

우선 물빛이 서해나 전남의 섬들과 다르게 아름답다. 저는 서해안의 섬에 가서 물빛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 정도로 경남의 섬 물빛은 아름답고 투명하다.

▲또 어떤 특징이 있나.

-경남의 섬들은 접근성이 좋다. 그래서 관광자원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우월한 위치에 있다. 전남의 섬들은 가는데 4~6시간이 기본이다. 그러나 경남의 섬들은 대부분 30분이면 갈 수 있다. 이건 엄청난 이점이다. 또 경남의 섬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풍광이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 그리고 고기도 맛있다. 통영이나 삼천포의 회가 맛있다는 것은 이미 전국적으로 다 알려진 사실 아니냐.

▲그럼, 경남은 이렇게 좋은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금까지 무얼 했냐 하는 의문이 든다.

-그렇다. 제가 섬 가꾸기 보좌관으로 와서 보니까 경남은 섬에 대한 기본 자료가 하나도 없더라. 전남은 경남보다 한 10년 앞서있다. 아마 김경수 지사님이 저를 뽑은 것도 경남도 이제부터 한번 해보자 하는 그런 뜻에서 시작한 것 같다. 이제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

▲이제부터 무엇을 할 것인가.

-올해 시범적으로 공모사업을 3개정도 할 생각이다. ‘경남형 섬 명소화 사업’이라는 주제로 공모를 할 거다.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섬은 이렇게 개발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것이다. 이런 모델을 개발해 보자는 의미에서 공모를 진행할 생각이다.

▲섬 개발에 대한 보좌관의 철학은 무엇인가.

-저는 늘 섬은 유리병과 같다고 생각해 왔다. 한번 깨지면 다시 붙이기가 어렵다. 한번 개발하면 영원히 복원이 어렵다는 말이다.

▲그럼 가만히 두자는 말인가.

-그렇지는 않다. ‘손댄 듯 손 안댄 듯’ 개발하자는 게 제 철학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자는 건가.  

-크게 세 가지 줄거리가 있다. 첫째는 훼손하지 않고도 충분히 섬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개발방식을 선택하자는 말이다. 두 번째로 섬 주민들의 삶의 질이 담보돼야 한다. 지금까지 섬 개발은 주민들은 안중에 없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섬 주민들은 구경꾼으로 소외돼 왔던 거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섬 주민들과 함께 하는 개발을 하자는 것이다.

▲말이 어려운데 구체적으로 예를 한번 들어 달라.

-섬에 가보면 옛날 오솔길들이 다 사라져 있다. 이런 오솔길들을 복원하면 사람들이 몰려온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실제로 가능한 일인가.

-제가 2007년에 통영에 있는 연대도에서 에코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당시는 이명박 정부였다. 그래서 녹색이 들어가지 않으면 국비를 탈 수 없는 시대였다. 그래서 녹색성장의 시범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했더니 산자부에서 국비 47억을 주더라. 그것으로 태양광을 설치하고 마을회관을 패시브 하우스로 고쳐서 게스트하우스로 만들었다.

▲연대도에 실제로 관광객이 많이 오나.

-에코아일랜드가 되기 전에는 관광객이 0명인 섬이었다. 지금은 매년 수십만 명이 모여들고 있다. 작은 섬이 가라앉을 지경이라고 한다. 지금도 연락하는 마을 주민들이 먹고살게 해 줘 고맙다는 인사를 보내온다. 섬은 그 자체로 풍광이 아름답고 사람들의 마음에 어필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만 가미하면 엄청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보좌관이 제일 좋아하는 섬은 어디인가.

-저는 개인적으로 통영의 욕지도를 제일 좋아한다.

▲이유가 무엇인가.

-욕지도는 인구가 1000명 정도로 통영의 면 단위 규모의 큰 섬이다. 그런데 욕지도는 역사, 문화, 풍광, 먹거리 등 섬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을 다 가진 섬이다.

▲개인적으로 섬에 대해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나.

-통영시에 있을 때 연대도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통영의 섬들을 2년 정도 조사했다. 그때 섬의 아름다움, 가능성,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애환 등 우리 섬에 대해 온몸으로 느꼈다. 섬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그런데 왜 통영에서 계속하지 못했나.

-저는 진의장 시장과 함께 일했다. 진 시장은 창의적이고 로망이 있는 사람이라 저하고 얘기가 잘 통했다. 그래서 지금은 연간 수백만이 찾는 동피랑을 만들었다. 또 당시로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연대도 에코아일랜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런데 2014년 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이 바뀌었다. 관료 출신인 김동진 시장으로 바뀐 것이다. 그런데 김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제가 전임 시장 사람이라며 저를 못마땅해 했다.

▲그렇다고 그만두나.

-제가 그만둔 게 아니고 김동진 시장이 그해 말 일방적으로 해고를 해 버린 것이다.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였나.

-해고무효소송을 해서 제가 승소했다. 하지만 제가 하는 일이 시장의 강력한 지원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또 함께 했던 동료공무원들의 입장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부당해고라는 것만 확인하고는 그냥 그만 둔 것이다. 통영시가 그때 저를 내보내지 않고 섬 관련 일을 계속했더라면 지금쯤은 상당히 많은 것들이 축적돼 있었을 것이다. 사실 안타깝다.

▲그리고는 전남도에 간 것인가.

-바로 간 것이 아니고 이참에 여행이나 하자며 베트남에서 놀고 있었다. 제가 여행이 취미이다. 그런데 전남도에서 연락이 왔더라. 그래서 면접을 보러갔다.

▲당시가 이낙연 지사 시절인가.

-그렇다. 그래서 오히려 제가 이낙연 지사님께 질문을 많이 했다. 그랬더니 이 지사가 “제가 지금 면접을 당하고 있는 거지요”라며 웃으시더라. 제 입장에서는 또 짤리는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과연 이낙연 지사가 섬에 대한 철학이 있는지 등을 물어본 것이다. 그것을 이 지사가 농반 진반으로 “제가 면접당하고 있는 거지요.”하면서 웃은 거다.

▲이 지사는 뭐라고 하던가.

-“섬은 표도 안 되고 돈도 안 되고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그래서 제가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 그러시더라. 그래서 아! 이분과는 일을 해도 되겠다 싶어서 뒤도 안돌아보고 시작했다.

▲전남에서는 어떤 일을 했나.

-특히 신안군에서 섬 관련 프로젝트가 많았다. 신안군수가 섬에 의욕이 많았다. 일섬 일 뮤지엄 프로젝트를 추진해 벌써 10개나 들어섰다. 또 각 섬마다 하나의 꽃을 심어서 라익락 섬, 수국섬, 보라색 꽃 섬 등을 만들었다. 이것도 관광객들에게 호응이 좋다.

▲섬에 대한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인 셈인데 공무원을 그만둬도 섬과 관련한 일을 계속할 생각인가.

-아니다. 제가 2년이면 공무원 정년퇴직 나이이다. 그때까지는 아마도 경남도 일을 계속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 나서는 섬 관련 일에서도 은퇴하고 싶다. 더 젊은 사람들이 와서 섬과 관련한 일을 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대담 황인태 본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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