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東松餘談] 볼턴 회고록의 파장
[하동근칼럼東松餘談] 볼턴 회고록의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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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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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최근 발간된 트럼프 대통령의 전 국가안보 보좌관이었던 존 볼턴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 백악관 회고록>이 던진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그 파도가 미국내부는 물론 북한과 한국, 일본, 중국에 까지 번져 여기저기 긍정과 부정, 찬동과 비난, 반박과 수긍 등 반응도 다양하다. 당하는 쪽에서는 사실이 아니며 자기주장에 불과하다면서 당장 수정하거나 내용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서는가 하면, 구경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쪽은 그가 적어도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새로운 사실이나 공개된 내용에 대해 결국 그렇지 하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나라 저 나라 여기 저기 모두 벌집을 쑤신 듯 어수선하다. 당초 재선을 노리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모욕하고 조롱하기 위해서 출판한 것으로 보이는 이 책이 나오자 미국의 백악관은 141군데의 내용을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했다. 그만큼 내용이 민감하니까 그렇기도 하겠지만, 이 책이 트럼프의 재선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이 책은 한국의 집권세력인 진보진영의 대표인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준 그동안의 행보에 상당히 치명적인 데미지를 입히고 있다. 이른바 부수적 여파, 불똥이 튀면서 청와대가 시끄러워졌다. 불리한 일이면 웬만하면 대응을 하지 않고 다른 이유를 댄다든지 남을 탓을 해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늘 따라다니는 정권인데 즉각적으로 대응을 하고 나섰다. 편견과 선입견으로 사안을 왜곡하고 있으며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내용이라는 공식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백악관처럼 구체적으로 틀린 사안을 지적하지 못했다.

볼턴의 회고록에서 한국정부와 관련한 내용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추진한 남북평화분위기 조성작업은 “실질적인 내용이 아닌 위험한 연출이었으며 모든 외교적인 춤판(판당고)은 한국의 창조물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의지를 확신하고 이를 트럼프에게 전달한 문 대통령의 구상은 “정신 나간 생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의 발언에 대한 국내 반응은 늘 그렇듯 찬반 양쪽이다. 여권은 그를 인식공격 차원까지 공격을 하면서 그의 발언을 폄하하고 부정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야권은 최근의 김 여정 폭언까지 내세우면서 북한의 핵 포기 의사는 완전히 거짓임이 다시 확인됐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의 행각은 정치이벤트 쇼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언론의 태도 또한 엇갈리는 반응이다. 친여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을 편들면서 볼턴을 흉보는가 하면, 반여 매체는 볼턴을 편들면서 트럼프와 문 정부를 폄하하고 있다.

볼턴이란 인물이, 그가 이런 저런 이유로 국내외에서 인격적으로 정치적으로 저평가되는 인물임이긴 하다. 그러나 이번 논란을 통해 확인되는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에서 ‘그의 인격 때문에 책을 사지 말아야 할 것이되, 폭로된 사실을 무시하지는 말아야한다’는 제목이 의미하듯,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처음부터 없었고 또 어쩌면 원점에 다시 와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지난 25일로 우리는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았다. 북한은 그동안 3대에 걸쳐 유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남 적화통일 전략아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과 생화학무기 개발 등을 스스로 포기하거나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를 축소시키거나 완화시켜보려는 외부의 노력은 이번처럼 수차례 시도됐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은 그들의 핵무기 개발에 시간과 기회만 제공했을 뿐 시간은 또 허무하게 흘러갔다. 문재인 정권이 끝나고 내세울 수 있는 최대의 치적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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