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서울의 달 서울의 집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서울의 달 서울의 집
  • 경남미디어
  • 승인 2020.08.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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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수필가
시인·수필가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2030 눈물’ ‘청년 월세 소작농’ ‘서울은 3년새 5억 올랐는데 지방은 3천 내려’ 신문 타이틀이다. 그러면서 “생계형 임대사업자 코너몰이, 집 한 채가 투기냐”고 섞어놓는다. 집값문제 출구 없으니 비서진 자퇴가 문제 아니라 이 정부 자폭하란 식이다. 대안 제시없이 끝없이 문제만 확대 재생산, 출구와 퇴로를 막고 여론몰이를 한다. 언론의 실상이다. 집값 잡는 것이 목적 아니고 정부 잡는 것이 오로지 목적인 것 마냥, 언론은 영원히 비난할 권리만 있을까? 사회공기 제4의 권력.

서울 아파트 시장의 실상을 한번 보자. 노원역 D 아파트 지난해 초 7.5억에도 팔리지 않던 매물이 10.5억에 팔라고 매수제의가 들어왔다. 지난주 9.5억이었는데 일주일에 1억 오른 게다. 무주택자나 지방주택 소유자는 일주일에 1억, 일년에 3억 상대적으로 손해보고 산다. 그러니까 무주택 지방민들만 빼고 서울 집 가진 분들에게만 정부는 몇억씩 현물로 준 것이다.

혹자는 그런다. 그건 전 정부 탓이라고, 박 이 두 전 대통령 시절 규제 다 풀어서, 그리고 지금까지 야당이 관련법 반대해서라고. 집권 벌써 4년차다. 청와대 민정수석 김조원은 20억짜리 강남주택 22억에 매도의뢰해서 파는 시늉만 한다고 비난받았다. 청와대 이런 다주택 정책참모 8명. 이 분들이 가진 집 아마도 이 정부 들어서 최소 5억 이상 아마도 거의 10억씩 올랐을 게다. 권력은 유한하고 금력은 무한히 자손에까지 대물림되는데 쉽게 팔 리가 없다. 그들도 팔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래서 이제 꺼내놓은 카드가 자퇴다. 참으로 무책임하다. 곧 끝날 권력은 포기하고 재산을 지키겠다는 현명한 판단으로 국민 눈에 비친다.

대통령이 그랬다 “결단코 집으로 돈버는 일은 없게 하겠다” 이게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안정에 관한 말의 전부다. 그런데 이미 집으로 아마도 이 정부 들어서 2000조 이상 번 것 같다. 수도권에 천만채, 아파트는 중위가격 기준 5억이 9억 됐으니 가구당 4억 정도 올랐고 단독주택이나 경기권 주택 등 고려하면 약 2000조 정도 집으로 돈 번 것이다, 이미.

도대체 뭘 어쩌자는 것일까? 이런 지경인데도 세금 많이 오른다고 유주택자는 못살겠다고 데모한다고 분노게이지가 높다. 분노도 이해된다. 누가 집값 올리랬냐고? 사는 건 마찬가진데 세금만, 그건 좀 참으면 된다. 집값 내리면 곧 다시 세금 내릴 것이다. 임대사업자 과세는 금새 여론에 밀려 생계형 운운하며 또 후퇴 중이다. 이런 건 정부 반응 빠르다. 언론은 가진 자 대변으로 지금 속이 탄다.

그리고 그런데 참으로 관대한 것은 무주택자 지방주택소유자는 그제나 이제나 말이 없다. 아니 말이 있어도 이생망을 울부짓어도 언론이 다루지 않는다. 계산이 틀렸나? 다시 해봐도 맞다. 천만채 가구당 2억이라도 2000조. 우리나라 년 예산의 4배다. 이런 항변 얼마든 가능하다. 집 팔지 않는 것, 다주택이 어떻게 공직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의 이유가 되고, 개인소유 주택이 어찌 공공용이 되냐고, 여기가 사회주의 국가냐고? 무주택자와 지방민을 밟고 일어서는 수도권 아니 서울 유주택자 천국, 그건 서울 유주택자가 원한 것도 아니다. 지금 강남집 소유자의 보편적 의식이다. “내가 집값 올린 것 아니고 난 그냥 살고 있을 뿐”이라고. 그런데 주택연금으로 전환하니 매월 수령액이 엄청 올라버렸다고. 팔고 지방가서 땅 집 사려고 했더니 어마한 돈이더라고. 이게 정상사회인가?

야당 원내대표도 이십몇억이 올랐단다. 그게 웃고픈 얘기라고, “이걸 싫다고 해야 하나 좋다고 해야 하나” 그분들 집권 때 정작 이리 만들고 이리될 줄 알고 요지에 집들 미리 선점한 분들 아닐까. 그런데 자본사회에서 이게 뭐가 잘못됐냐고, 모두 자기의 이익을 위해 경제인으로 사는 게 자본사회인데.

영국에서 호텔조리사로 일한 어느 젊은 분이 열심히 돈 모아서 국내 송금 지방에 아파트를 샀다. 몇 년 지나 금번에 입국해서 자기 친구들 만나 보니 서울에 아파트 두세채씩 대출받고 전세놓고 해서 엄청 부자가 되어 있더란다. 이 분 집에 와서 하는 말 “나 이렇게 살아도 되냐?”"고. 지난해 강남주택 가장 많이 산 연령대가 삼십대다.

도대체 이게 나라인가? 수요억제책 공급확대책 모두 일사천리로 발표했는데 시장이 꿈적도 안한다. 2000조의 잠재적 수익을 감춘 채. 수도권 유주택자 국민의 1/4, 서울 유주택자 1/8 때문에 국민 거의 7/8이 상대적으로 손실을 보게 한 서울의 집값. 송가인 노래 중 그런 게 있다. “서울에 가서 성공을 해서 돌아온다 약속했는데…” ‘서울의 달’이란 노래다. 엄마가 끓여주는 된장국 먹고 싶다고. 그게 바로 ‘서울의 달’이 아니고 ‘서울의 집’이다. 손편지 하나 갖고는 모자라 꿈에나 가보는 고향, 그게 집 한 채면 된다는 서울의 집.

그래서 대책이 뭐냐고? 자금계획 첨부된 상세한 청사진이다. 이름하여 ‘무주택자 청년신혼부부 우선인 희망자 백프로 임대주택 공급안’. 부지와 자금은? 다 있다. 부지는 용적률 풀고 건축비는 평당 오백만원이면 충분하다. 30만쌍 결혼 10만채면 충분하다. 연 20조 5년만, 월세 20만원내, 방 1-3개, 연차적으로 시내 역세귄에 무제한 공급하면 된다. 가능하다. 충분히 충분히.

신문들 제발 대안제의없는 선동 그만하고, 정부 제발 우왕좌왕 그만하고, 신문 무주택자와 지방주택 소유자도 국민임을 인정해주고, 이 정부 책임못지면 사퇴하는 짓 그만두고, 우화 ‘당나귀와 아들’도 안 읽은 겐가. 정책 오락가락 갈팡질팡 하다 보면 당나귀도 놓친다고.

해서 또 손편지를 쓴다. 시골 엄마에게가 아니라 정부당국자에게. 꿈에서라도 도달될 수 있으면 하는 송가인의 심정으로. 그 가수의 목소리가 다시 귓가에 맴돈다. “꿈에라도 가고 싶은 내고향. 서울의 달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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