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인] 그림 속에 목화 꽃을 형상화해 그려 넣는 화가
[경남인] 그림 속에 목화 꽃을 형상화해 그려 넣는 화가
  • 경남미디어
  • 승인 2020.08.19 1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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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숙 한국화가

목화시배지 추억으로 목화 꽃 형상화하게 돼
끊임없는 연구와 시도 끝에 입체화 작품 탄생
런던전시회, 서구 사람들 박 작가 그림에 반해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기 위해 전업 작가로 활동
해외전시 50여회·단체전 500여회 이상 전시회
박영숙 한국화가의 작품 중 '상승기류 9'
박영숙 한국화가의 작품 중 '상승기류 140x90'

박영숙(56) 작가는 늘 목화 꽃을 그린다. 그가 산수화를 그려도 그 속에 목화 꽃을 형상화해서 그려 넣는다. 그래서 화단에서는 물론 그림애호가들도 목화 꽃 형상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박영숙 작가의 그림임을 알아본다고 한다.

박 작가가 자신의 그림 속에 목화 꽃을 때로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때로는 추상화하여 그려 넣는 것은 그가 태어난 곳이 우리나라 목화의 시배지인 단성면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릴 때 학교를 오가면서 목화 꽃이 필 때면 목화의 애기솜을 따 먹기도 하고 꽃으로 놀이를 하면서 컸다. 그런 그의 추억이 커서 그림을 그리면서 목화 꽃을 언제나 그림 속에 녹아들게 했다. 지금은 그런 목화 꽃이 그의 예술을 상징하게 됐다.

박 작가는 2013년 영국 런던에서의 개인전과 서울 인사동에서의 ‘한국화 힐링을 만나다’의 개인전을 가진 것이 자신의 예술세계를 심화시키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 서양화와는 다른 독특한 느낌을 주는 박 작가의 색에 관람객들이 찬사를 보냈다.

박 작가는 작품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자신의 회화를 입체화하기 시작했다. 그 작업 또한 화단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었다. 지금의 박 작가 특유의 화법으로 자리 잡은 한국화를 입체화한 (뒤에서 밀어낸 부조) 화풍은 끊임없는 연구와 시도에서 탄생했다.

박 작가는 자신이 주로 그려오는 목화 그림에 현대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 겸제 정선의 작품을 패스티시 pastiche 하여 표현한 작품을 지난 2019년 사천의 한 미술관에서 선보여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경험이 있다. 이외에도 박 작가는 매화, 잉어 등의 소재와 목화를 접목하여 다양성을 추구하는 작품을 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진주 갤러리아백화점 내 갤러리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오래된 과거 느낌의 상징물과 현대화 느낌의 상징물들을 함께 표현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박 작가는 열심히 작업하는 작가이다. 그림이 너무 좋아 시작했고 지금도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모든 것을 잊을 정도로 몰입한다. 그래서 늘 남편에게도 자신이 죽는 날이 그림을 그리지 않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박 작가는 지금까지 50여 회의 외국에서 전시회를 비롯해 총 500여 회의 전시회를 가졌다. 끊임없는 작품활동으로 화단에서 진정한 작가로 평을 듣는다.

박 작가는 1965년 산청군 단성면에서 태어났다. 단성고등학교와 경남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가로서 생업이 불가능해 미술학원과 어린이집을 경영하다가 2013년부터 본격적인 전업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박영숙 작가는 어릴 적 추억으로 자신의 그림 속에 늘 목화 꽃을 형상화 해 그려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영숙 작가는 어릴 적 추억으로 자신의 그림 속에 늘 목화 꽃을 형상화 해 그려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음은 박영숙 작가와의 대담내용이다.

▲한국화를 선택하게 된 동기가 뭔가.

-지금도 큰 변화가 없지만 제가 미술대학에 입학했을 때도 한국화는 완전히 쇠퇴한 상태였다. 그렇지만 정서적으로 한국화가 좋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선택했다. 지금까지 노력했어도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요즘도 여전히 서양화가 압도적이다.

▲한국화가 부흥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 것을 낮춰보는 것 때문인가.

-그런 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화를 표현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어떤 면에서 그런가.

-서양화가 들어오면서 한국화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교육현장에서도 한국화보다 서양화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올해는 어떤 전시회를 했나.

-경남도초대전, 경남갤러리 인사아트개관 1주년전, 예술중심 현장 갤러리 개관전을 비롯하여 다양한 그룹, 초대전은 매달 몇 곳씩 하고 있으며, 10월에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박 작가의 화풍은 무엇인가.

-한국화의 전통을 살려 유지하면서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게 제가 추구하는 화풍이다.

▲박 작가의 그림에는 모두 꽃이 형상화되어 표현된다. 이유가 무엇인가.

-제 그림에 등장하는 추상화 된 꽃은 목화 꽃이다. 제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 문익점 선생이 우리나라에 목화를 들여와 처음 심어 퍼뜨린 경남 산청군 단성면이다. 어릴 때 학교를 오가면서 늘 목화 꽃이 필 때면 꽃을 따 먹으면서 놀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면서 늘 목화 꽃을 상징으로 표현하게 됐다.

▲그림마다 목화 꽃이 조금씩 다르다.

-목화꽃을 똑같이 표현할 필요는 없다. 이미지 전달만 가능하면 된다고 본다. 해가 갈수록 그 모양이 조금씩 변한다. 그런데 사실 목화 꽃은 자세히 보면 그 꽃이 조금씩 변한다. 처음 목화 꽃이 피면 흰색이다. 그것이 노란색으로 바뀌었다가 질 때면 핑크빛으로 변한다. 그런 목화 꽃의 속성도 있을 것이다.

▲그림에 꽃을 표현하는 것은 박 작가 고유의 방식인가.

-그렇다. 지금은 화단에서도 그렇고 일반인들도 제 그림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중섭 작가가 소를 주요 소재로 표현했듯이 저는 꽃을 제 나름의 표현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에 입체를 더하고 있던데.

-그렇다. 한지의 특성을 살려 부조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화의 특성상 평면적이라 다양성, 새로움을 추구하고 싶어서 1여년을 연구하여 개발하고 정립시켰다.

▲한국화에 입체를 시도하는 것은 화단에서 처음 있는 일인가.

-그렇진 않다. 화선지를 위에서 붙히는 방법은 있었다. 그런데 저는 좀 더 독특한 나만의 기법으로 입체를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군더더기없이 깨끗하게 표현된다. 제가 하는 방식은 제가 유일하다. 그림에 꽃을 표현하고 이를 입체화하는 것으로 제 고유의 방식이 진화했다.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전시회는.

-전시회는 모두 기억에 남는다. 그중에서 2013년 영국 런던에서의 전시회와 2013년 ‘한국화 힐링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서울 인사동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했는데 지금의 진주 아름다운동향전 창립을 하게 된 계기가 되신 강정완 선생님께서 친구분과 오셔서 사랑을 듬뿍 담은 축사를 해주셨다. 갤러리 측에서도 놀라하셨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다.

▲어떤 점이 그런가.

-한지에 배채법을 사용하여 색을 한층 고급스럽게 표현하였다. 관람객들이 와서 제 그림의 색을 신비하게 생각했다. 어떻게 그런 색이 나오는지 계속 물어보더라. 내국인과 외국인들의 눈에는 한지에 스며든 한국화의 색이 처음 보는 것이다 보니 매우 신비하게 본 것 같다.

▲한국화의 색과 서양화의 색이 다른가.

-그렇다. 서양화도 수채화의 색과 유화의 색이 다르듯이 한국화의 색은 서양화의 색과 다르다. 한국화는 한지와 물감이 서로 융합해 색이 나타난다. 그래서 물감 고유의 색이 나타나는 서양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유화가 나오기 전 템페라 기법과 한국화는 조금 비슷한 듯하다.

▲어떻게 다른가.

-한국화의 물감 분채는 자연의 색으로 아교와 잘 배합되어 자연스럽게 한지 속으로 스며든다.

서양화 물감처럼 캔버스에 올려지는 것이 아니라 한지 속으로 스며들어 한 몸이 되는 것이다.빨간색 꽃을 표현하면 50번 이상 연한 빨간색으로 계속 칠한다. 이렇게 50번 이상 물감이 한지에 스며들면서 진한 빨간색이 되는 것이다. 한 번에 빨간색을 진하게 칠하는 유화와는 근본적으로 작업과정이 다르다. 그렇다 보니 한국화는 진한 색이라도 빛이 반사되지 않는다. 색이 진해도 부담스럽지 않고 부드럽다. 그런 특징을 한국화는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국화에 매료되는 사람들이 많다.

▲런던전시 당시 그림도 많이 팔렸나.

-10점 정도 팔았다. 많이 판 것이다.

▲그럼, 유럽에서 정착하는 게 더 낫지 않았나.

-한국화 작가로서는 유럽에 정착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다. 저도 용기가 있었더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런 용기는 없었다.

▲지금까지 외국에서 전시회는 몇 번이나 했나.

-영국, 프랑스, 미국, 홍콩, 중국 등에서 약 50회 정도 했다.

▲외국 전시가 국내 전시보다 관람객 반응이 더 좋은가.

-아무래도 그렇다. 국내는 한국화를 잘 안다는 선입견이 있다. 외국은 처음 보는 화풍이다 보니 아무래도 반응들이 더 좋다. 한지의 우수성에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지금까지 총 전시회는 몇 번 정도 되나.

-국내외를 합쳐서 500여 회 이상 정도 되는 것 같다.

▲요즘은 어떤 느낌을 주는 작품을 표현했나.

-지난 2019년에 사천 ‘리 미술관’에서 겸제 정선의 작품을 패스티시 pastiche 한 작품을 출품한 경험이 있었다.

▲반응은 어땠나.

-대중의 반응은 괜찮았다. 실제 진주교대 미술교육학과 한 교수님이 논평을 내고 나의 작품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공감했다.

박영숙 한국화가 작품 중 '청풍계162.2x97 한지에 먹 분채'
박영숙 한국화가 작품 중 '청풍계162.2x97 한지에 먹 분채'

▲어떤 의도로 이런 작품을 출품했나.

-과거의 것이 과거가 아니라 현재로 이어지며 그 시간은 미래로 또한 이어지는 현재이다. 머물기보다 나아가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 시작했다. 오래된 과거 느낌의 상징물과 현대적인 상징물을 함께 그려 현대와 과거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외에 시도하고 있는 작품이 있나.

-매화, 잉어 등의 이미지와 목화를 접목하여 표현하고 있다. 오는 10월 중에 진주 갤러리아 백화점 내 갤러리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이외에도 앞으로 다양한 느낌을 전달하는 작품을 할 계획이다.

▲본인은 다작을 하는 편인가.

-재료의 특성상 다작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1000점 이상 그림을 그렸을 것 같은데 많이 그리는 편에 속하지만 다작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왜 전업작가를 시작했나.

-대학 졸업 후 생업에 종사하면서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전업작가가 아니고서는 작품을 하고 싶은 갈증 해소가 되지 않아 10년 전에 생업을 다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매일 작업에만 열중하고 싶었다

▲그럼 생활은 어떻게 하나.

-남편이 벌고 또 제가 그동안 모아둔 돈을 써 가면서 하고 있다.

▲작가를 해서 버는 돈으로는 어렵나.

-우리 화단의 불편한 진실인데 그림을 팔아서 버는 돈으로는 재료값을 충당하기에 빠듯하다.

▲그렇게 어려운 길을 왜 가나.

-그래도 저는 그림을 그릴 때가 제일 행복하다. 제가 행복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이 길을 가는 것이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에게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로 인해 감동받고 느낌을 교감해 삶에 좋은 영향력을 받길 바란다.

▲고향이 어디인가.

-1965년 경남 산청군 단성면 관정리에서 태어났다.

▲학교는 어떻게 되나.

-소남초등학교, 단성중학교, 단성고등학교, 경남대학미술교육과, 진주교육대학원을 나왔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

-일상이 예술이 되다. 저는 정말 그림을 좋아한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리는 게 제 소원이다. 많은 사람이 나의 작품을 감상할 때 좋은 에너지로 재생산하길 바란다. 대담 황인태 회장

박영숙 한국화가의 작품 중 '상승기류 140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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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아빠 2020-08-21 16:07:31
작가님 리스펙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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