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열 칼럼] 샤오캉(小康)
[오규열 칼럼] 샤오캉(小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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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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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2002년 중국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2020년까지 중국을 샤오캉 사회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샤오캉은 중국의 국가 목표로 자리 잡고 발전의 상징이 되었다. 샤오캉이란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는 안락한 사회를 말한다. 본래 샤오캉은 중국 고전에 나오는 단어로 일반 백성들은 물론이고 과부, 고아 등 불우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도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2020년 5월 30일 중국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2019년 4월 중앙 재정위원회 회의에서 ‘샤오캉 사회 건설에 결정적 진전이 있었다’는 발언을 하였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를 보면 중국이 샤오캉을 달성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아직은 아니라는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특유의 중국식 화법으로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지니고 있다. 분명해 보이는 것은 중국지도부가 더이상 샤오캉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2012년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된 직후,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하였고 이는 시진핑의 통치 이념이 되었다. 중국몽은 국가 부강, 민족 진흥, 인민 행복 세 가지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중국국민 모두 잘 사는 중산층 사회 샤오캉을 달성하고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첫 번째 목표인 2020년 샤오캉 달성이 코로나라는 암초를 만났다. 경제성장이 후퇴하면서 중국인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더구나 미국과의 갈등은 더욱 확대되어 휴스턴과 청두 영사관이 폐쇄되는 상황으로까지 악화되었다. 앞으로 미중갈등은 중국경제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2019년 4월 시진핑의 발언을 자세히 살펴보면 샤오캉이 완성되어가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샤오캉을 완성해 나가자는 것이다. 부족한 부분의 핵심은 빈부격차이다. 샤오캉은 불우한 사람들도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현재 중국의 빈곤층의 상황은 이와는 거리가 먼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샤오캉은 완성되었으나 빈곤층의 생존이 위협받는다. 이처럼 모순되는 말이 없다. 정직하게 샤오캉은 아직 멀었다고 말하는 편이 나으련만 중국지도부는 이를 인정하길 거부한다.

특정 국가의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가 지니계수이다. 지니계수는 0에서 1까지 표기되며 0에 가까우면 평등한 사회이고 1에 가까우면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지니계수가 0.4를 넘어서면 매우 불평등한 사회이며 0.5를 넘어서면 언제든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사회로 분류된다. 2019년 중국의 지니계수는 0.465로 매우 불평등한 사회로 곧 언제든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사회로 가고 있다. 개혁·개방 초기인 1984년 0.227에 비하면 빈부격차가 매우 심해졌음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은 소득을 분위별로 구분하여 기초생활수급자를 선정하고 이들의 기본적인 생계비를 국가가 책임진다. 의료보험에 가입할 형편이 되지 않는 계층은 의료보호 체계로 생존을 보증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복지체계에도 사각지대가 있어 이를 줄이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기초생활수급제도나 의료보호제도가 도입되는 단계로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유사이래 대부분의 국가들은 골고루 잘사는 사회를 목표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행정적 노력을 경주하였다. 그리고 모두가 평등하게 잘사는 공산주의 사회를 꿈꾸었다. 그러나 사회주의는 새로운 특권세력만 잘살고 대다수가 궁핍한 사회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모두 잘사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과학이 발전하듯 인간의 지혜가 커지면 샤오캉을 이룰 수 있는 완벽한 제도가 도입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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