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가 채용비리 의혹 규명 막는다” 오명
“진주시의회가 채용비리 의혹 규명 막는다” 오명
  • 강정태 기자
  • 승인 2020.09.25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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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특혜채용 조사특위 시의회 과반 반대로 무산
‘특혜채용 전수조사’vs‘행안부 감사 영향’ 대립했으나
무기명 투표로 반대 11표·찬성 9표·기권 1표로 부결
특위 무산되자 비난 거세…시민단체 “의회이길 포기”

민주당·진보당·무소속 의원 오는 10월 특위 구성 재추진
“행안부 질의 결과 조사권 의회 고유 권한…영향 없어”
이탈표 없으면 21명 중 11표로 통과…오명 벗을지 주목

진주시의회가 진주시 간부공무원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규명을 막고 있다는 오명을 쓰고 있다.

행정을 감시·견제하는 의회에서 과반의 의원이 반대해 시의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의회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을 무산시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위 구성에 대한 찬반표결도 무기명으로 강행해 무책임하게 행정의 잘못된 점을 숨기려 하면서도 여론의 뭇매를 피하려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시의회가 소극적이라며 의회 무용론까지 제기하면서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 내고 있다.

이에 시민을 대변하는 진주시의회가 적극적인 행동으로 오명을 벗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 진주시 채용비리 조사특위 시의회서 ‘부결’

진주시의회는 지난 21일 오후 제223회 임시회를 열고 ‘진주시 공무직·청원경찰 채용, 비리 의혹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특위 발의안’을 상정했다.

이번 발의안은 임시회에 앞서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진보당 류재수 의원 등이 최근 진주시 간부공무원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의장 직권으로 상정됐다.

투표에 앞서 기명·무기명 방식을 높고 의원들 간의 고성이 오갔지만, 이상영 의장이 무기명 투표를 강행했다. 당시 민주당 박철홍·진보당 류재수 의원 등은 시민의 대표인 의원들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의사 표명을 공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기명투표를 요구했지만, 이상영 의장은 의사봉을 두드리며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결과는 반대 11표, 찬성 9표, 기권 1표로 채용 특혜조사 특위 구성안은 부결됐다.

임시회 표결에 앞서 전체의원 간담회에서는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전체적인 전수조사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과 조사특위가 행정안전부 감사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등의 의견이 대립했다.

이현욱(무소속)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지 보름이 다 돼가는데 어느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우리 행정에 대한 일을 행안부에다가 던져 놓았다”며 “누구를 잡아내고 잘못을 꼬집는 게 아니라 의혹이 나왔기에 일을 하자는 것이다. 진취적으로 문제가 발생 됐으면 명백히 밝혀내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특위를 구성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기향(국민의힘) 의원은 “진주시의 채용시스템 문제가 아닌 개인의 일탈로 발생한 문제이다. 시에서 재발방지대책까지 내놓았는데 노력이 충분하다. 행안부 감사결과에 따라 채용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진주시 관계자는 “이 문제는 진주시 행정시스템이 아닌 직무관련자 개인의 일탈로 특위가 구성되면 인사 전반에 걸쳐 시정의 안정성이 훼손될 것”이라며 “행안부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문제가 있으면 수사 의뢰로 넘어갈 것이다. 그렇기에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간담회서 전체의원 간의 의견이 맞서다 조사특위 구성에 대한 발의안은 의장 직권상정에 따라 이뤄졌지만, 21명의 진주시의회 전체의원들의 표결에서 과반의 반대로 특위 구성은 무산됐다.

◇ 의정모니터단 “스스로 의회이길 포기했다”

이날 임시회 본회의장 앞에서는 특위 구성을 촉구하는 진주지역 시민단체인 진주의정모니터단의 피켓시위가 있었다. 의정모니터단이 특위 찬성 여부와 기명·무기명 투표 여부를 묻기위해 진주시의회 의장실을 찾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의회 직원들과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의회에서 특위 구성이 무산되자 의정모니터단은 페이스북을 통해 “진주시의회는 스스로 의회이길 포기했고 의원들은 자신의 직무를 내팽겨쳤다”며 “진주시에 채용 비리라는 중대한 사건이 드러났음에도 그것을 밝히는 의회가 아닌 수습하고 감추는 의회의 모습을 보게 됐다. 시민들이 우스워도 너무 우습게 보이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언제부터 행안부가 시의회의 상급기관이었나. 시의회는 독립된 기관이고 주권자를 대의하는 최고 권력기관”이라며 “말 같지도 않은 논리로 의회가 해야 할 기본적인 책무를 방기하고 회피하는 것은 분명 의도가 있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주의정모니터단이 지난 21일 제233회 임시회를 앞두고 특위 찬성 여부와 기명·무기명 투표 여부를 묻기 위해 진주시의회 의장실을 찾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의회 직원들과 몸싸움이 일어나는 등 실랑이가 벌어졌다. 사진은 임시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는 이상영 의장이 시민단체와 의회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모습.
진주의정모니터단이 지난 21일 제233회 임시회를 앞두고 특위 찬성 여부와 기명·무기명 투표 여부를 묻기 위해 진주시의회 의장실을 찾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의회 직원들과 몸싸움이 일어나는 등 실랑이가 벌어졌다. 사진은 임시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는 이상영 의장이 시민단체와 의회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모습.

◇ 조사특위 구성 재추진…오명 벗을까

진주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오는 10월 임시회에 특혜채용 조사특위 구성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진주시의회 내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류재수 의원, 무소속 이현욱 의원은 24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회기에 무산됐던 진주시 채용비리 의혹 행정사무조사 특위 구성을 10월 임시회에 재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3일 진주시의회 내 민주당은 의원 9명 중 7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원 총회를 열고 특위 구성 재추진에 동의했으며 이현욱·류재수 의원도 의견을 같이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지난 21일 특위 구성안이 무산된 주된 이유가 행안부 감사가 진행되고 있어 지켜보자는 것이었는데 행안부 질의 결과 행정사무조사권은 지방의회의 고유 권한이기에 감사와 별개로 특위 구성을 추진하면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특위 구성을 재추진해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행안부가 현재 감사하고 있는 내용은 언론에 문제가 된 부분에 한정해 감사를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져 의회는 공무직·청원경찰 전반에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행안부 감사에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들은 “모든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반대하셨던 의원들도 저희들과 함께 하시리라 믿는다”며 “공정과 신뢰가 살아있는 시정, 의정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시의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진주시의회 내 의석 분포는 국민의힘이 10명, 민주당 9명, 진보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총 21명이다. 민주당 9명과 진보당, 무소속 의원이 의견을 모아 특위 구성안을 발의하게 되면 21명 중 11명이 찬성해 발의안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조사특위 구성 재추진 논의를 위한 민주당 의원들 간 총회에 9명의 민주당 의원 중 2명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10월 임시회에서도 특위 구성이 부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진주시의회 10월 임시회는 10월 16일부터 시작된다. 행정사무조사 특위 구성안은 이날 열리는 1차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이에 진주시의회가 10월 회기에서 진주시 간부공무원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규명을 막고 있다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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