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물의 느낌을 매번 다르게 표현하려 노력한다
[인터뷰] 사물의 느낌을 매번 다르게 표현하려 노력한다
  • 정웅교 기자
  • 승인 2020.10.14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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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작가 꿈이었지만 학창시절 스승이 순수 회화로 인도
유화를 맑고 선명한 수채화처럼 묘사하는 화가로 정평

가정에 충실하면서 틈틈이 작업해 다양한 작품 출품해와
최근부터 그림에 전념하기 위해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서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자녀들의 수준이 상당해
함께 가족전시회 열어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어
전혜영 작가 작품 ‘청사과’
전혜영 작가 작품 ‘청사과’

전혜영(54) 서양화가는 유화를 흔히 아는 번진듯한 느낌이 아닌 맑고 선명한 수채화 같은 느낌으로 자연을 표현한다. 그래서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과 화단에선 유화가 아닌 수채화로 알고 있다.

전 작가는 원래 만화작가가 꿈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당시 만화를 위한 풍경과 구도 잡는 스케치를 배우던 중 미술부 선생님이 전 작가의 재능을 보고 순수 회화의 길로 인도했다. 또, 대학 재학 중 여러 기법을 배우다 서양화가의 길을 들어섰다.

전 작가는 전업작가로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았다. 50대 초반까지 경제적으로 가정을 이끌어야 했기 때문에 방과 후 수업을 비롯해 미술학원을 운영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다른 작가들은 자신만의 방향성을 가지고 작품을 출품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과 현재의 자신 모습이 비교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과감히 미술학원을 정리하고 그림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진주시 판문동에 소재한 작업실과 집을 장만하며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전 작가는 자신만의 그림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화가이다. 전업작가의 길을 걷기 전 가족의 밥을 전담하며 농촌에 자리잡은 집 보수 등 가정에 충실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지만, 틈틈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줄여 작품을 완성해 많은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했다. 개인전 13번, 부부전 5회 등을 비롯해 단체전 등 300여 회 작품을 전시했다. 그림을 많이 그리다 보니 다양한 방향성을 두고 작품에도 도전한다. 현재까지 주로 묘사 위주로 그림을 그려 섬세하게 표현했지만, 올해부터는 사물의 느낌을 매번 느낌을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작가는 가족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이 꿈이다. 전 작가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자녀들에게 전업작가는 권유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녀들은 현재 자신의 작품보다 더 잘 그린다고 평가했다. 가족 자녀들을 비롯해 자신과 남편 개개인의 작품 특성을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엄마와 작가로서 바램이다.

전 작가는 1966년 부산 서면에서 태어나 아버지가 부산 전통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시작하며 사업 확장을 위해 진주에 오게 되면서 정착했다. 전 작가는 중안초등학교, 진주여중, 진양고등학교, 창원대학교를 졸업하며 현재, 진주 아름다운여행전 회장을 비롯해 한국미술협회, 진주미술협회, 진주여류작가회 등 미술 관련 단체에 소속해 미술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혜영 서양화가는 언젠가 자녀와 함께 가족전시회를 열어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엄마와 작가로서 바램이라 했다.
전혜영 서양화가는 언젠가 자녀와 함께 가족전시회를 열어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엄마와 작가로서 바램이라 했다.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림을 처음 그리게 됐다. 만화 그리는 것을 좋아해 만화 배경에 쓰일 풍경과 구도를 배우기 위해 미술부에 들어갔다.

▲그럼 왜 만화작가를 하지 않는가.

-원래 만화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만화 배경에 쓰일 풍경과 구도 스케치를 배우던 중 진양고등학교 미술부 선생님이 나의 그림 재능을 발견하고 순수 회화의 길로 인도했다. 그 후 대학교 때 미술 전공으로 여러 기법을 배우다 보니 서영화에 더욱 집중하고 열심히 하게 됐다.

▲만화작가의 꿈을 완전히 접은 건가.

-그렇다. 대학 졸업 전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1992년도에 결혼해 가정에 충실하다 보니 그림과 자연스레 멀어졌다. 하지만, 1997년생인 아들이 4살이 됐을 무렵 작가로서 꿈을 다시 펼치기 위해 그림을 시작하다 보니 만화작가의 꿈은 접게 됐다.

▲서양화가로서 다시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가정에 충실하다 문득 든 생각으로 다른 작가들은 각종 전시회를 개최하며 자신만의 작품을 출품해 승승장구하는 모습과 나의 모습을 비교해 성장하지 못한 나의 모습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아들이 어느 정도 컸을 무렵 그림을 틈틈이 다시 그리고 시작해 지금까지 오게 됐다.

▲존경하는 작가가 있는지.

-존경하는 작가보다 좋아하는 작가는 모들리아니이다. 모들리아니의 작품이 나에게 너무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준다.

▲전 작가만의 화풍이 있는지.

-사람들이 흔히 아는 흘러내릴 듯 우러나오는 유화가 평소에 싫었다. 맑고 섬세한 수채화 같은 유화가 좋아 그런 방향성을 두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또, 경제적 이유 중 하나로 재료값이 많이 들어 얇게 펴 그림을 그린다. 그리해 주위 사람들은 유화가 아닌 수채화로 착각한다.

▲몇 번의 전시회를 했는가.

-올해까지 개인전 13회, 아트페어 10회, 화랑미술제, 한중일 교류전, 22인 신작전, 부부전 5회, 기획‧초대‧단체전 300여 회 작품 출품 등을 했다.

▲부부전이라 하면 남편도 작가인가.

-그렇다 남편도 나와 같은 서양화가로 진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노주현 화가가 내 남편이다.

▲진주에 부부 전업작가가 많은가.

-부부 전업작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51살까지 학교 방과 후 수업과 학원운영 등으로 가정에 충실해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올해는 어떤 전시회를 했나.

-현재 혁신도시 소재 ‘허브 커피숍’에서 개인전을 개최해 11월 30일까지 전시하고 있다.

▲전시회를 마친 후 받는 느낌이 무엇인지.

-작업실과 전시회에서 내가 출품한 작품은 현저하게 다르게 느껴진다. 예를 들면 그룹전을 하게 되면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비교하면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전시회에서 매번 같은 소재로 그림을 그리나.

-같은 사물이더라도 대중들이 매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표현하려 한다. 지금까지 묘사 위주로 그림을 그려 사실주의로 그림을 그렸지만, 올해부터 덜 묘사해 그림을 그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과 노력 등이 아직 어렵다.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 새벽에 짧은 시간에 틈틈이 노력하고 있다.

▲시도하는 그림을 다음 전시회에 출품할 계획인가.

-그렇다. 100호 작품을 아름다운여행전에 11월에 전시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 진주 소재 갤러리아 백화점에 개최할 개인전에도 시도하는 작품을 출품할 계획이다.

▲전시회 준비기간이 긴 편인가.

-그렇지 않다. 나는 지금 혁신도시에서 출품한 작품을 전시 중이지만, 다가오는 11월 전시회를 비롯해 내년 개최할 개인전에 출품할 작품을 그리고 있다.

▲전 작가 그림에 주로 쓰이는 소재는 무엇인가.

-꽃을 비롯한 자연물이다. 거기다 나의 이미지를 삽입해 이중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전 작가의 이미지는 무엇인가.

-농촌 느낌이다. 얼마 전 판문동 인근 농촌지역에 집과 작업실을 장만했다. 집 주위의 잡초 등을 뽑으면서 인근 자연 풍경을 그리게 된다.

▲집과 작업실을 조용한 곳으로 장만한 이유가 있는가.

-도심과 떨어져 조용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그림도 그리고 싶었다.

▲농촌지역인데 그림 배우러 많이 오나.

-10여 명 정도의 강습생을 받아 지도해주고 있다.

▲주위에서의 전 작가에 대한 평가는.

-아름다운여행전 회원들이 나에대해 작품이 항상 준비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또, 볼 것도 없이 최고다라는 평가를 해준다. 과분한 평가다.

▲작가와 취미로 그리는 사람의 실력 차이가 있는지.

-당연하다. 나는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취미로 그리는 사람의 차이는 100호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라 생각한다. 전문가들도 100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취미로 그리는 사람은 100호 그림의 구도 잡는 것조차 어려워하며 전문가 손길이 없으면 잘 그리지 못한다.

▲전 작가의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93년생 딸과 97년생 아들, 남편으로 구성된 4인 가족이다.

▲자녀에게 작가의 길을 권유할 생각이 있는지.

-아이들이 현재의 나보다 그림을 더 잘 그리지만 권유할 생각이 전혀 없다. 남편을 만난 이후로 함께 그림을 그리면서 경제적으로 힘들게 생활했다. 취미로 그리는 것은 환영한다.

▲전 작가의 꿈은 무엇인가.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린 이후부터 내가 원하는 새 작업실을 갖지 못했다. 작업실을 갖는 게 꿈이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해 열악한 환경에서 그림을 그려 그런 꿈이 생긴 것 같다. 샤프하고 심플한 구조물로 만들어진 작업실에서 원 없이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다른 꿈은 더 없는가.

-가족전을 개최해 가족 작품을 출품하는 것이다. 현재 아이들이 우리 부부보다 그림을 더 잘 표현하고 그려낸다. 가족전을 개최해 작품을 출품하는 경우는 희소하기도 하지만, 우리 가족의 그림 특성을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다.

▲자녀들도 전부 서양화로 그리나.

-그렇지 않다. 딸은 수채화에 소질이 있고, 아들은 요즘 캐리커쳐에 빠져있다. 둘 다 현재는 그림을 취미로 하고 있다.

▲전업작가 이후 이제는 작가의 비중이 더 큰가.

-그렇지 않다. 6대 4로 아직도 가정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꿈을 위해 가정에 소홀할 수 없다. 아이들을 시집‧장가 보내고 나면 그때부터 나만의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그땐 새로운 것을 찾아 독특하고 멋진 나만의 화풍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농촌에 작업실과 집이 있어 대외활동에 어렵지 않나.

-현재 코로나19로 강습생들을 위해 외출하는 것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현재 아름다운여행전 회장을 비롯해 한국미술협회, 진주미술협회, 진주여류작가회, 진주서양화작가회, 한국전업작가회, 경남도 초대작가회 등 미술 관련 단체에 소속해 미술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디서 태어났는가.

-1966년 부산 서면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입학 전 당시 아버지가 부산 전통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진주로와 정착했다.

▲그렇다면 진주에 있는 초‧중‧고를 졸업했나.

-그렇다. 중안초등학교, 진주여중학교, 진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학은 창원대학 미대를 나왔다. 정웅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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