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축제 취소해놓고 20억 들여 유등 띄운다
진주시 축제 취소해놓고 20억 들여 유등 띄운다
  • 강정태 기자
  • 승인 2020.10.23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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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11월부터 올해 말까지 두달간 문화행사 계획
남강·진주성 등에 유등, 관내 16곳에서 공연도 개최
10월 축제 취소에 문화계 지원 필요 등 이유로 추진

일각 축제 취소한 상황서 행사 의아…예산 낭비도 지적
갈 곳 없는 타지인 몰려 코로나 지역감염 ‘자초’ 우려
남강변 몰릴 타지역 인파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의문

진주시가 남강유등축제, 개천예술제 등 이른바 진주 10월 축제를 전면 취소해놓고 오는 11월부터 연말까지 남강에 유등을 띄우는 등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코로나19 방역이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축제도 취소한 상황에서 진주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비슷한 행사를 추진해 지역민들은 이번 행사의 의미에 대해서도 의아해하면서 예산 낭비를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가뜩이나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여행 갈 곳이 없는 타지인들이 몰릴 상황도 우려돼 진주시가 코로나19 지역감염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적인 축제를 하면 체계적인 방역망 구축으로 안전망이라도 확보할 수 있지만, 남강에 버젓이 띄워질 유등으로 남강변에 몰릴 타지역 인파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것.

인근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대표하는 행사를 진행하더라도 차량을 이용한 드라이브스루로 ‘비대면 감상’을 추진하거나 행사기간 내내 사전예약제로 인원을 제한해 관람하게 하는 등 철저한 방역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

진주시는 외지에 홍보를 최대한 자제하고, 지역민들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며 코로나19 방역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지만, 지역에서는 행사를 진행하더라도 타지인들이 몰릴 것에 대한 체계적인 방역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개최된 남강유등축제 모습.
지난해 개최된 남강유등축제 모습.

22일 진주시에 따르면 시는 사업비 2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다가오는 11월부터 올해 말까지 남강 수상과 진주성 일원 등에 유등을 전시하고, 매주 주말 도심 곳곳에서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지역 내 3개 권역 16개 지역에 유등 전시와 함께 버스킹 등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지며, 남강에는 올해 새롭게 제작된 대형 수상등 10여 개가 띄워지고, 진주성도 각종 등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진주시가 올해 10월 축제 취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지원할 필요가 있고, 문화행사로 인한 지역 경제 파급효과, 문화예술 창작 활동 지원 등의 이유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민들은 코로나19 지역감염 방지를 위해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도 취소한 상황에서 진주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심 곳곳에서 문화행사를 추진하면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대동에 거주하는 지역민 A씨는 “코로나 시국이 끝난 것도 아닌데 유등축제도 취소한 마당에 비슷한 행사를 재추진한다는 것에 무슨 의미로 왜 하는지도 모르겠다”며 “비대면 행사도 아닌데다 작은 규모도 아니고 진주시 곳곳에서 행사를 한다는 것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코로나19 지역감염을 자초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이어 “코로나 1단계로 완화되기 전에는 하루에 수십통 재난문자로 외출하지 말라고 했는데 1단계로 완화되자마자 이런 행사를 한다는 것은 지자체에서 2단계 격상을 부추기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상평동에 거주하는 지역민 B씨는 “사람이 모이게끔 유도하는 행사는 현재 분위기에 맞지않다고 생각한다. 진주 유등축제는 전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손꼽히는 만큼 기대를 한 사람도 많았는데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해 갈 곳이 없던 타지인들이 몰릴 것”이라며 “전문적인 축제라면 체계적인 방역망도 갖춰 행사가 진행될 것인데 남강에 그냥 띄워두는 등을 보러 전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은 어떻게 감당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진주 10월 축제를 보기 위해 축제기간 관람객만 155만여 명이 진주를 찾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전년도 만큼은 아니지만 오는 11월부터 올해 연말까지 두 달여간 장기간 진행되는 올해 행사에도 적지 않은 관람객들이 진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근 지자체들은 행사를 진행하더라도 진주시와 달리 비대면 감상에 초점을 맞춰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창원시는 오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실시되는 시의 대표적인 가을축제인 마산국화축제를 ‘Hallo! 마산 국화전시회’로 변경해 전시에 중점을 두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행사장을 기존 마산수산시장 인근에서 5배 정도 넓은 마산해양신도시 조성부지로 옮겨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국화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오전과 오후 각 500대씩 1일 1000대의 예약된 차량만 전시장 출입이 가능하도록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천시도 시의 대표적인 축제인 사천에어쇼를 내년으로 미루고 올해에는 아쉬움을 달래고자 ‘특별에어쇼’를 기획해 21일부터 24일까지 사천 상공에서 비행하는 블랙이글스 팀의 비행을 유튜브 채널로 온라인 생중계하는 등 비대면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진주시는 이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방역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이번 축제를 기획하면서 16개 지역 중에서 주택가 인근이나 사람이 밀집되는 곳은 공연은 안 하기로 했다. 버스킹 공연 등 문화공연도 매주 주말 계획은 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유동적으로 할 계획”이라며 “진주성은 입구에서부터 발열 체크 등을 실시하고, 남강에는 관람객들이 최대한 흩어져서 유등을 볼 수 있도록 인력을 배치해 안전관리에 나설 것이다. 행사장들은 지속적으로 방역과 소독을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축제가 취소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을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싶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외지에 홍보도 자제하고 최대한 지역민들을 위한 행사로 진행할 것이다. 문화예술 분야와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에도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기회로 기대된다. 방역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시에서 안전관리를 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몰리는 행사가 진행되는 이상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문화예술인들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사라지만, 지역민들의 안전도 중요하다. 행사를 진행하더라도 형식상의 방역이 아닌 철저한 방역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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