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문화관광재단 설립 ‘기대반 우려반’
진주시 문화관광재단 설립 ‘기대반 우려반’
  • 강정태 기자
  • 승인 2020.11.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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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문화관광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의 재단 추진
경남도 협의까지 완료…조례 제정 후 내년 출범 계획
정부 공모사업 확보·문화자원 활용 콘텐츠 발굴 기대

하지만 유사기관 기능 중복에 기존 단체 영역침해 우려
기존 진주시 업무, 재단 통해 지원하면서 옥상옥 지적도

진주시 “기존 단체 침해 없고 공정·투명하게 운영할 것”
장기적 통폐합 우려에 “역할 분담·방향 조례로 확실히…”

진주시가 관내 문화관광사업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진주문화관광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재단 설립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문화관광재단 설립이 중앙정부의 공모사업 확보와 지역 문화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가 하면 진주를 대표하는 축제를 주관하는 기존 민간 문화단체들의 영역이 침해돼 관 주도의 행사에 민간의 전문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기존 민간 문화단체들을 그대로 두고 진주시에서 민간단체에 직접 지원하던 업무를 막대한 인건비와 예산이 들어가는 문화관광재단을 설립해 경로를 우회하게 되어 예산 낭비와 옥상옥의 또 다른 권력기관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진주시는 재단이 설립되더라도 축제 발전 방향의 연구와 개발, 민간단체 지원, 정부 공모사업 확보 등의 업무로 기존 단체의 영역에 대한 침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내다보면 유사기관·단체와의 업무 중복으로 통폐합의 목소리도 예상되기에 진주시가 재단 설립 과정에서 관련 기관·단체 등과 충분한 협의로 역할 분담, 재단 운영 방향 등에 운영의 묘를 살려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진주시가 지난 10일 시청 시민홀에서 진주문화관광재단 설립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개최했다.
진주시가 지난 10일 시청 시민홀에서 진주문화관광재단 설립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개최했다.

10일 진주시는 시청 시민홀에서 진주문화관광재단 설립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조규일 진주시장을 비롯해 진주시의원, 학계 전문가, 문화·예술·축제 관계자,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주문화관광재단 설립 타당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전문가 토론에 나선 학계 전문가들은 대부분 재단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병훈 유네스코창의도시추진위원장은 “유네스코창의도시를 준비하는데 문화재단이 있는 경쟁 지자체에서는 미리 문화사업에 대한 통계라든지 이런 것을 상세하게 조사해두고 제시했는데 우리는 이런 플랫폼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문화재단이 없어 가장 힘들었다”며 “정부는 매년 많은 국가보조사업을 공모로 선정하고 있는데 정부가 공모한 이후 준비하면 이미 늦다. 정부 공모사업에 미리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는 문화재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석 전남 강진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재단이 없으면 정부 공모사업에 응모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며 “재단이 있으면 할 수 있는 일들도 많기에 민과 관이 협력해서 빨리 설립하는 것이 국가 예산을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박철범 한국관광공사 경남지사장도 “진주는 무한한 관광적 매력과 지리적으로 남부중심에 위치해 관광거점 도시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곳이다. 재단 설립으로 남부권 관광거점도시에 도전해 지정된다면 엄청난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조현신 진주시의회 기획문화위원도 “지역의 문화적 풍부한 자산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확대하려면 재단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진주시의 문화관광재단이 정부의 각종 문화사업 공모 확보와 지역의 문화적 자원 활용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우려점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진주시에서 문화관광재단이 설립되면 기존 민간 기존 문화예술단체 및 축제 추진단체와의 영역 침해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현재 진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진주논개제는 진주문화원에서 관장하고 있고, 남강유등축제는 진주문화예술재단, 개천예술제는 한국예총진주지회,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은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맡고 있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서 방청객으로 참석한 허정림 진주시의회 기획문화위원은 “유등축제, 개천예술제,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등 진주를 대표하는 축제들과 설립될 문화재단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빠져있는데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다. 그 부분에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주시가 문화관광재단 설립에 대해 진주시민 501명과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한 의견 설문조사에서도 전문가 46.2%가 유사기관과의 업무 중복을 재단 설립 반대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다. 시민들은 25.4%가 반대이유로 진주시 재정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진주시가 경남도에 검토받은 문화관광재단 설립타당성에 대한 결과도 경남도는 재단 설립 필요성이 인정된다면서도 문화사업 관련 유사기관과의 기능 중복 해소를 위해 중장기적인 계획과 합리적인 역할 분담, 신중한 조직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막대한 예산에 대한 재원, 행정지원의 공정성, 인력 채용·운영의 투명성 등에도 우려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지역에서 오랫동안 예술문화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재단 설립 목적에 행정지원, 교육지원, 예산지원이 가장 큰 비중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많은 문화단체들이 지원이 안 돼 유명무실해진 것이 많았다”며 “공정한 재단설립이 됐을 때 공정한 예산지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했던 지역 문화계의 한 관계자는 “문화재단을 만든다고 그 업무를 한 공무원 수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인건비에 별도의 건물까지 하면 이게 과연 효율적인지 생각이 든다. 여기에 공모사업까지 바라는 대로 확보가 안 된다면 재정악화를 부추길 것”이라며 “진주시가 또 다른 권력기관을 만들어 감독자를 자처한다면 옥상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재단이 본래 설립 취지대로 추진되려면 독립성 확보도 돼야 하고 추진 과정에서 민간단체들과도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해 협력했으면 한다”며 “이런 과정을 조례로 정해놓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재단은 기존 단체의 영역에 대한 침해는 없을 것이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허종현 진주시 문화관광국장은 “재단은 축제 발전방향에 연구하고 개발, 지원하는 역할을 하기에 예술재단, 예총, 드라마조직위 등 민간에서 축제를 진행하는 것은 그대로 진행하시면 되기에 영역을 침해하든지 갈등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산 부분도 인건비가 부담되는데 초기에는 재단이 안정될 때까지 공무원 파견지원으로 예산을 최소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용 부분에 대해서도 중앙의 공모사업과 지역 문화에 도움이 되는 전문인력을 공모로 통해 채용할 계획”이라며 “재단이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기까지 민간 조직·단체와 융화해가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잘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주시는 지역 문화예술·관광관련 분야의 공공성과 전문성 제고를 통한 문화·관광정책 기획역량 강화로 문화진흥 및 문화자치 실현을 위해 가칭 진주문화관광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 8월 문화관광재단 설립을 위한 타당성 분석 용역을 완료하고, 10월 경남도 협의를 완료했으며 오는 12월까지 관련 조례 및 규정 등을 마련해 2021년 상반기 재단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도 문화재단의 인건비, 운영비, 사업비 등으로 진주시가 12억 5800만원의 출연금을 지원할 예정이며 5년간 총 57억7000만원의 출연금을 계획하고 있다.

조직 및 인력으로는 출범 계획인 2021년에는 3본부 1단 8팀에 36명으로 운영 계획에 있으며, 2022년에는 4팀을 추가해 52명, 2023년에는 3팀을 추가해 106명으로 조직을 운영할 계획이다.

문화관광재단의 주요 기능으로는 문화예술·관광진흥 사업 개발, 중앙 부처 등 공모사업 추진, 예술의 창작·보급 및 예술활동 지원, 지역 공공문화시설 관리 및 운영 등이 있다. 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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