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뒤집힌 김해신공항…영남권 갈등 재점화
4년 만에 뒤집힌 김해신공항…영남권 갈등 재점화
  • 이병학 기자
  • 승인 2020.11.20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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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경제성 1위 김해신공항 원점재검토… 사실상 백지화
대구·경북 “수용 불가”-부산시 “가덕도 신공항 조속 추진”
경남에서는 일부 환영, 진주·사천은 “남중권 신공항” 건의
동남권 신공항 사업 지역·정치적 갈등에 장기표류 우려도
김해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김해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추진을 사실상 백지화하자 4년 전 신공항 유치 문제로 신경전을 벌였던 영남권 지역의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영남권 지자체들의 합의를 거쳐 진행된 평가로 확정된 국책사업을 정치적 논리에 따라 뒤집었다고 반발하는 반면 부산과 경남 일부 지역에서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게 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진주·사천 등 서부경남은 사천에 남중권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 준비에 들어가고 보수 야권은 김해신공항 무산 검증절차를 문제 삼으며 여야간 연일 공방을 이어가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정국의 핵으로 부상되고 있다.

이에 동남권 신공항 건설 사업을 두고 지역 갈등과 정치권 공방이 반복될 것으로 보여 사업은 또다시 장기간 표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김해공항 활주로 추가 건설에 대한 백지화를 발표했다. 검증위는 김해신공항 확장과 관련해 비행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막대한 예산의 투입이 불가피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원하는 만큼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남권 신공항은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 계획이 나왔다. 구체적인 계획으로 이명박 정부 때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이 최종 후보지가 됐지만 2011년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편익이 낮게 나와 백지화됐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다시 이슈화됐고, 대구와 경북은 밀양에, 부산은 가덕도에 신공항 유치를 주장하며 지역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2016년 프랑스 전문기업에 영남권 신공항 타당성 조사를 맡겼고, 김해신공항 계획으로 새로운 결론이 도출돼 국토부에서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영남권 단체장 간 유치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12월 총리실 산하 검증 기구를 마련해 기존 결론의 타당성 여부를 검증대에 올렸고, 결국 이번에 김해신공항 안이 백지화되면서 원점으로 돌아왔다.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대구광역시와 경북도는 정부 발표 직후 공동성명서를 통해 “기술적인 부분 등에 문제가 있다면 보완해 추진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오로지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영남권을 또다시 갈등과 분열로 몰아가는 것”이라며 “영남권 5개 시도의 합의로 결정된 국책사업이라며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실제 지난 2016년 영남권 5개 지자체가 합의해 프랑스 공항공단(ADPi)이 실시한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평가 결과’ 용역에서 ‘김해 신공항 확장안’은 입지와 경제성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가덕도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지한 밀양에도 밀려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가덕도에 공항을 세울 경우 바다 매립으로 건설비가 많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지역에서는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는 가덕도신공항 건설과는 별개로 김해신공항이 관문공항으로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낸 것이지만 이를 토대로 부산시는 가덕신공항 건설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경남에서도 김경수 도지사는 정부 발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24시간 운항이 가능하면서 부산신항과 바로 연계할 수 있는 공항은 현재로서는 가덕도가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며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찬성의 입장을 밝혔다. 가덕도와 가까운 거제도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진주와 사천 등 서부경남은 사천에 남중권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2016년 발표한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평가 결과’에서 입지와 경제성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대구·경북 등의 지역 반발도 거세 영남권 신공항 건설 사업을 두고 격렬한 논쟁과 갈등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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