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 개발하고 싶다
[인터뷰]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 개발하고 싶다
  • 황인태 대기자
  • 승인 2021.01.1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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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민 농업기술원 원장 직무대리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연계 영세농 소득증대 기술지원
26년 완료하는 농업기술원 이전 준비 착실히 진행

90년 기술고시 합격, 92년 경남도에 첫 발령
평생 농업분야 공직, 농업기술원에서 마무리
진주부시장 재직 때 안인득 사건 처리 기억나
82년 진주고 졸업하고 서울대 농학과 진학해

정재민(58) 농업기술원 원장 직무대리는 농업직 기술고시에 합격해 평생을 농업정책을 담당해 왔다. 서울대 농학과를 졸업한 정 원장은 90년 고시에 합격하고 92년 경남도의 경영소득계장으로 공직에 첫발을 디뎠다. 농림부 등 중앙부서를 갈 수 있었음에도 고향의 농업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경남도를 선택했다. 지금도 그 선택을 잘 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정 원장은 마지막 공직도 농업분야 기술의 메카인 농업기술원에서 보내고 싶어 직렬까지 바꿔가며 기술원에 왔다.

“경남도에서 부시장 등을 하면서 공직을 마무리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농대를 졸업하고 농업직 기술고시를 쳤고 평생을 농업정책을 담당해 왔습니다. 그래서 경남 농업기술의 메카인 농업기술원에서 마지막으로 헌신하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직책이 주어져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정 원장은 평생 농업분야에서 쌓아온 정책노하우를 농업기술원에서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싶다고 했다.

정 원장은 농업기술원에서 미래 농업인 ‘경남형 스마트팜 모델’을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마침 경남도에서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추진 중이어서 농업기술원이 기술지원 등 할 일이 많다고 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본격 가동되기 때문에 그 전에 농업기술원에서 여러 가지 기술지원 등 미리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아직 스마트팜 기술은 대규모 온실에 적합한 모델만 있으므로 소규모 온실이 많은 경남도에는 농가 확산속도가 빠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농업이 가야 할 미래의 방향입니다. 농업기술원이 우리 현실에 적합한 경남형 스마트팜 모델을 개발해야 합니다.”

정 원장은 또 자신이 공직에 첫발을 디디면서 담당했던 농업소득 사업도 마무리를 짓고 싶다고 했다. 경남은 영세농이 많아서 농업소득을 높이기가 어렵기 때문에 도에서 추진하는 공공먹거리혁신을 통해 영세소농과 공공기관 급식소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했다. 경남도는 총 11~12개의 공공먹거리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하나의 지원센터로 연결해 여기에 영세소농들이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납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가고 있다. 정 원장은 임기 중에 영세소농들이 판매 걱정 없이 마음 놓고 농사에 종사할 수 있도록 먹거리지원센터와 연계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원장은 또 2026년 이전을 완료하는 농업기술원 이전 작업도 임기 중에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장 어려운 작업인 토지 보상이 내년까지 마쳐야하기 때문에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63년 진주시 금곡면에서 태어난 정 원장은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삼천포에서 초등학교와 중학을 마쳤다. 입시 마지막 기수로 진주고등학교에 입학한 정 원장은 82년 서울대 농대에 진학했다. 90년 농업직 기술고시에 합격해 92년 경남도 경영소득계장으로 공직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농업정책과장, 농수산해양국장, 농정국장 등 농업분야에서 주요 보직을 모두 거쳤다.

농업분야 이외의 직으로는 2019년 고향인 진주시 부시장을 역임했다. 이때 22명의 사상자를 낸 안인득 사건이 일어났다. 정 원장은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정신없는 와중에서도 막후에서 조용히 피해자 보호와 정신장애자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사건후유증 최소화와 재발방지 시스템 구축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재민 경남농업기술원 원장 직무대리는 원장재직기간 동안 ‘경남형 스마트팜 모델’을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정재민 경남농업기술원 원장 직무대리는 원장재직기간 동안 ‘경남형 스마트팜 모델’을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정재민 경남농업기술원 원장 직무대리와 대담내용이다.

▲경남농업기술원 몇 번째 원장인가.

-24대 원장이다.

▲왜 원장 직무대리인가.

- 농업기술원 원장은 고위공무원으로 농촌지도관이나 농업연구관이 될 수 있다. 또한 고위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인사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부이사관에서 농촌지도관으로 전직을 거치다 보니 인사검정이 늦어졌다. 현재 검증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사 검증이 끝나야 직무대리 꼬리표를 뗄 수 있다.

▲행정직에서 지도관으로 변경되면 다시 행정직으로 가지는 못하는가.

-그렇다. 여기서 공무원 생활을 끝내야 한다.

▲그럼, 나름대로 고민을 해서 결정한 거겠다.

-저는 농업기술고시를 통해 공무원이 됐다. 그래서 공직의 마지막을 농업기술의 메카인 농업기술원에서 헌신하고 싶었다. 그래서 결단을 했다. 제 평생 쌓아 온 농업정책 노하우를 쏟아서 마지막 불꽃을 피울 수 있게 도와 달라.

▲기술고시는 언제 합격했나.

-90년 합격했고 92년 경남도에 발령받았다.

▲왜 농림부가 아니고 경남도를 선택했나.

-90년 농업직 기술고시에 합격한 동기가 모두 5명이었다. 그중 3명은 농림부로 갔다. 저를 비롯해 2명은 고향인 지방근무를 희망했다. 저는 고향에서 농업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생각에 경남도를 선택했다.

▲그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나.

-중앙에 갔더라면 출세는 더 했을 것 같다. 기술고시 합격 동기 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까지 되신 분도 있다. 그러나 저는 만족하고 고향에서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

▲공무원으로 첫 번째 직책이 뭐였나.

-경남도 농어촌개발과 경영소득계장이었다.

▲경영소득계장이 뭐 하는 자리인가.

-어떻게 하면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자리이다.

▲그때 했던 일이 무엇인가.

-제가 계장을 맡았을 때 농외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점이었다. 농업소득만으로는 농민들의 수입을 높일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농촌관광이나 농산물 가공 등을 통해 부가적인 소득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되던 때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들이었나.

-제가 맡았을 때 관광농원이 막 시작되던 시점이었다. 관광농원이 되면 숙박과 식당이 허가되지 않는 지역에서도 가능했다. 그래서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농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추진했던 기억이 난다.

▲평생을 농업 관련 업무를 봐 왔는데 기술원장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나.

-경남의 미래 농업을 위한 모델을 만들고 싶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인가.

-미래 농업은 농업이 ICT와 결합해 자연환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스마트팜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아직 소규모 온실에 활용성이 높은 스마트팜 모델이 없다. 그래서 기술원에 있으면서 우리 현실에 적합한 경남형 스마트팜 모델을 만들고 싶다.

▲현재 경남도의 스파트팜 실정은 어떤가.

-마침 경남도에서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추진 중에 있다. 지난해 시작하여 올 연말에 공사가 끝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통해 다양한 스마트 농업에 대한 모델들이 만들어 질 것이다. 농업기술원이 이 부문에 중점을 둬 기술지도와 혁신을 담당해야 한다.

▲혁신밸리는 어떻게 운영되나.

-경남도에서 추진하는 혁신밸리는 유리온실 등 하드웨어가 완성되고 나면 52명의 청년농업인을 선발한다. 이곳에서 작물에 대한 이론교육 2개월과 재배실습교육 6개월 그리고 경영실습 12개월 총 20개월 동안 스마트팜에 대한 이론과 실습 등 인큐베이팅(보육)을 하게 된다. 이렇게 이론과 실습이 끝나면 52명 중 교육우수자 13명을 선발하고 선정된 이들에게 3년간 혁신밸리에서 스마트팜을 운영할 수 있도록 400~500평을 임대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그럼 이들이 혁신밸리에서 실제로 농사를 짓게 되나.

-그렇다. 3년간 실제로 농사를 짓고 경영하면서 1억 정도의 종자돈 마련과 창업(농업)할 기회를 갖게 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일종의 보육기관으로 보면 되겠다.

-그렇다. 청년농업인이 스마트팜을 잘 운영하고 농업에 정착할 수 있도록 양성하는 보육학교이다.

▲원장으로서 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제가 공무원으로 첫 발령 받아서 한 일이기도 한데 농가소득을 높이는 일을 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

-경남은 0.5 ha 미만을 경작하는 영세농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 그래서 농가소득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그래서 이 영세농의 소득을 높이는 일을 하고 싶다.

▲복안이 있나.

-영세농들은 소량 다품종 생산을 하고 있다. 그런데 물량이 일정치 않아서 사실 판매처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었다. 그런데 경남도가 영세소농들이 납품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급식소를 통합하는 공공먹거리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이다.

▲경남도에 통합센터가 몇 개나 되나.

- 도에서 총 11~12개를 만들 계획이다. 5개는 이미 완성이 됐고 2개는 추진 중에 있다. 또 앞으로 3~4개를 더 추가할 계획으로 있다. 이들 통합먹거리 지원센터가 설치되면 각 통합센터에 필요한 식자재를 소농들로 하여금 납품하도록 하는 것이다. 농업기술원은 공공 먹거리 공급체계에 영세농이 잘 편입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연중 농산물이 고르게 생산될 수 있는 작부체계와 안정적이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체계구축에 적극 노력하겠다.

▲그 외에 하고 싶은 일은

-경남 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것 가운데 자랑할만한 것이 딸기신품종인 ‘금실’이다. 현재 국내 딸기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설향’에 비해 소비자선호도가 높은 품종이다. 그런데 아직 잘 알려지지 않고 재배하기가 까다로워 농가보급이 낮다. 그래서 제 임기 중에 ‘금실’의 보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

▲‘금실’이 ‘설향’에 비해 경쟁력이 있나.

-저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원래 ‘금실’은 수출용 딸기 품종인 ‘매향’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래서 딸기의 경도(단단함)도 강하고 당도도 높다. 또 크기나 모양은 ‘설향’에 뒤지지 않고 복숭아 향이 살짝 나는 게 ‘설향’ 보다 낫다는 평가이다. 하지만 ‘설향’ 보다 수량이 조금 적어 아쉬움이 있다. 앞으로 농업기술원에서는 금실을 개량하는 연구와 농업인이 좀 더 쉽게 키울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 적극 노력하면 품질과 소비자선호도가 좋은 금실이 충분히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농업기술원 이전 작업은 잘 되고 있나.

-현재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전 스케줄이 어떻게 되나.

-진주시 반성수목원 건너편에 약 60만㎡의 부지를 확보 중에 있다. 내년까지 토지보상을 마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토목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6년 6월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 하고 이전하게 된다. 제 임기 중에 가장 어려운 작업인 토지보상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잘 준비하겠다.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해보자. 고향이 어디인가.

-저는 진주시 금곡면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삼천포에서 다녔다.

▲이유가 뭔가.

-공직에 계시던 아버지가 삼천포에 있는 기업에 취직을 해서 삼천포로 이사를 갔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는 어딘가.

-82년 진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진주고 입시 마지막 기수이다.

▲삼천포 중학에서 입시 마지막 기수로 진주고등학교에 진학했다면 중학교 때는 공부를 잘했다는 소리를 들었겠다.

▲제가 삼천포 입구에 있는 남양중학교를 졸업했다. 전교생이 200명인 작은 중학교이다. 남녀공학이라 남학생 100명 여학생 100명이었다. 그런데 100명의 남학생 중에서 당시 진주고등학교에 12명 진학했다. 명문 중학교란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서울농대를 간 것인가.

-그렇다. 서울대 농학과를 진학했고 기술고시를 준비해 합격했다. 그 이후 경남도에 발령받아 평생을 공직에 있다.

▲공무원 생활 중에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

-2010년 11월, 당시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그때 경남도 농수산해양국장으로 발령이 났다. 우리도도 김해에서 발생해 양산과 고성으로 확대되는 등 위기가 확산되고 있었지만 당시 밤을 낮 삼아 직원들과 함께 구제역 방역에 몰두하여 더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요즈음 코로나19 확산을 보니 기억이 더 새롭다.

▲또 기억에 남는 일은.

-2019년 진주시 부시장으로 재직할 때 22명의 사상자를 낸 그 유명한 안인득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이야 경찰이나 검찰 등에서 처리하지만 피해자 보호 등 진주시가 할 역할도 많았다. 그때 피해자 보호를 위해 진주시, 법무부, 복지부 등과 협의체를 만들어 피해자에 대한 토탈케어(total care)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리고 등록된 정신장애자들을 전수조사해서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사후 대응매뉴얼도 만들었다. 엄청난 사건이었지만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처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퇴직하고 나면 뭘 할 건가.

-아직 생각해 둔 게 없다. 영원히 현직일 줄 알았다. 그런데 벌써 퇴직이 눈앞에 와 있다니 사실 제 자신이 납득되지 않는다. 100세 시대라는 데 퇴직 이후도 잘 살아야 하지 않겠나. 지금부터 찬찬히 고민해 볼 생각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알려 달라. 대담 황인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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