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잘 먹고 잘 사는 법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잘 먹고 잘 사는 법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1.01.1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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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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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티비는 세 가지만 다룬다. 건강, 먹방 그리고 트롯. 해서 백종원 임영웅 송가인은 티비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들도 모두 알 것 같다. TV프로는 시청률을 따라 움직인다. 광고수입을 위해선 그게 필요하고 자본주의란 돈줄(?)을 따라 작동하게 되어있으니 시청자가 관심있어하는 것을 다룰 수밖에 없겠다.

트롯이 왜 인기일까? 그건 대중문화평론가가 답할 문제겠지만 트롯은 서민들의 노래다. 구성진 가락에 삶에 대한 애환을 싣고 진솔한 감상들을 가사에 담는다. 옆집이 그 옆집같은 삶에도 각종 정치 사회 경제적 문제는 언제나 삶을 엄습한다. 이런 이들의 몸과 맘을 위로하는 서민의 노래, 그리고 모 방송국에서 시작한 국민참여 경쟁방식 등에도 원인이 있는 듯하다.

우리 한민족의 문화적 특성을 한(恨)이라고 한다. 한민족이야 크고 하나 된 민족이지만 한의 문화는 울분과 인내 서러움의 문화다. 공무도하, 가시리, 송인, 진달래꽃…. 한의 문화는 그렇게 민족의 무의식 속에 이어져 왔고 그 깊은 서정들이 지금 내 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또 먹방이 대세다. 오감 중 후각과 촉각은 현장성이 있기에 온라인 원격으로 가능한 오감만족이 요즘 티비의 주제인 셈이다. 음식 조리법이란 것도 나름 결이 있단다. 순서, 온도, 화학적 혼합…. 횟집에서 매운 고추와 마늘을 같이 제공하는 것은 온냉(음양)배합이란다. 찬 기운의 음식과 따뜻한 기운의 음식, 그것은 축의금이 홀수인 이유와 비슷하다. 트롯이나 백 셰프나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 모두 서민을 대상으로 한 노래요 문화다. 이렇게 대중문화의 한 형태가 사회적 동질감과 유대감을 형성해서 집단무의식적 위로가 되는 듯하기도 하다.

잘 먹고 잘 사는 법 중 중요한 하나가 당연히 건강관리문제겠다. 건강관리는 2가지란다. 즉 운동과 식이요법, 하나 덧붙이자면 심리요법. 식이요법은 채·단·탄 즉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섭취하란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성인병이 탄수화물 섭취 과다로 처리되지 못한 열량이 지방으로 몸에 축적되어 발생한다 한다. 이것은 인류 몸속에 저장된 습성 때문이겠다, 칼로리가 부족하던 수만년의 기간을 거쳐오면서 남은 열량은 지방으로 만들어 뱃살에 보관한 게다.

그런데 요즘은 열량이 넘쳐나니 누적되어 문제가 발생하는 게다. 수렵 농업시대를 거쳐오면서 활동성 인간이 도시의 밀집된 공간에 수용되어 버렸다. 특히 시멘트는 인간을 흙과 분리시켰다. 인간 몸은 그 자체가 흙과 동일한 구성요소를 갖는다. 그리고 원유부산물 플라스틱과 탄소. 때문에 가능한 자연으로 돌아가서 덜 먹고 많이 움직이는 소식다동(小食多動)이 목표가 된 게다.

그렇다면 잘 먹고 잘 사는 법은 야채 위주 식사하고 흙과 나무가 있는 산을 올라, 나뭇가지에 걸린 저녁달, 비 내리는 산길, 오유월 녹음방초, 채색된 가을단풍 캔버스를 담으며 가능한 그렇게 살 일이다.

물론 이 정도가 인간 용량의 전부는 아니겠다. 이 정도라면 동물농장의 개나 고양이 같은 출연진과 다를 바 없겠다. 그들도 자연을 좋아하고 그들의 애정과 의리는 어쩌면 인간보다 더 순수하다. 그들은 권모술수, 음모, 배신 이런 것 하진 않는다. 인간만 자신의 삶의 방식을 자신이 결정하고 상대를 역이용하려 하고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이라는 이름으로 대상을 무엇이든 도구화하거나 과용한 사용으로 생존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다. 사실 지구 입장에서는 인간이 가장 큰 문제고 골칫거리다.

그러니까 진짜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절제와 돌아봄도 필요하겠다. 수도승은 무심지경(無心之境)을 추구한다. 욕정을 벗어나 심재좌망 편안안심의 상태, 그런데 어찌 보면 동식물들은 과욕하지 않는다. 해지면 자고 날 밝으면 일어나고, 즉 그저 자연으로 산다. 그걸 사르트르는 즉자존재(卽子存在 in itself)로 이름하였는데 인간은 대상에 따라 반응하는 빈그릇이나 거울같다고 대자존재(對子存在 for itself)라 부른다. 오욕칠정.

그러니까 그냥 자연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이것도 잘 먹고 잘 사는 법 같다는 게지. 아귀다툼 불안 분노 집착 그만 멈출 수만, 아니 줄일 수만 있다면, 그러니까 건강 세번째 이런 심리요법도 좋겠는데 어디 그게 쉽겠나? 가능하긴 하겠나?

여하튼 사유의 능력! 그건 인간에게만 주어진 선물 같은데 그것 개인적 집단적으로 너무 이기화하고 있어 선물이 아니라 무기 같긴 하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과용 과욕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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