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순간을 문 너머로 표현한 작품 출품
우연히 꽃에 매료돼 대부분 작품에 나타내
복잡한 과정 요구되는 ‘진채화’ 기법 고집
중국·일본·서울 등 400여 회 전시회 참가
“앞으로도 대중과 소통하면서 활동하고파”
조현순 한국화가(53)는 본인이 겪은 순간들을 문을 통해 표현한다. 그가 과거에 동경했던, 좋아했던 순간들을 ‘문’ 너머로 꽃과 함께 나타낸다.
대중에게 신선함과 재미를 더하기 위해 그림을 연구하다 조 작가는 4년 전부터 지금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대중 스스로 문 너머에 있는 세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고 조 작가는 생각했다. 또, 문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로 대중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기에 지금의 작품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고 소통하기 위해 조 작가는 비구상, 수채화 등 수 많은 그림에 도전하고 출품하다 우연히 ‘꽃’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면서 매료됐다. 그런 그는 10여 년 전부터 출품하는 대부분 작품에 꽃들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진채화’ 기법을 30여 년째 그는 고집하고 있다. 이 기법은 아교물에 중탕한 분채물감을 수십번 채색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세하게는 나무판과 캔버스 등에 삼배접 한지를 붙인 후 아교물을 대붓으로 한지 위를 덧칠하는 과정을 3~5번 거친다. 그런 한지 위에 조개껍질 성분으로 이루어진 호분을 아교물에 섞어 2~3번 덧칠해야 지금의 작품 재료가 탄생한다. 모든 과정을 거치고 나면 수채화나 유화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 색감을 주는 ‘발색’이 그림에 나타나게 되면서 작품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고 했다.
대학 이후부터 쉬지 않고 작품 출품을 위해 조 작가는 열심히 지금까지 달려왔다. 서울, 진주, 부산, 대구 등 국내를 비롯해 일본, 중국에서 400여 회의 전시회에 참가했다. 무리하게 보일 수 있는 1년 평균 13회 이상의 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조 작가는 대중들의 관심과 소통으로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전시회를 개최하고 대중과 소통하면서 작품을 출품하고 싶다”
1967년 진주에서 태어난 조 작가는 진주에서 봉곡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서예와 한국화 중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다 개천예술실기대회 등에서 많은 상을 입상했다.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고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우고 싶어 경남대 미술대학 전공을 하다 한국화가의 꿈을 가지게 됐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한 조 작가는 작가의 꿈을 펼치기 시작해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오게 됐다.
자신의 작품 방향성 설정뿐만 아니라 여러 미술 단체에서 지역예술인들과 함께 조 작가는 미술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주미술협회를 비롯해 경남미술대전 추천작가, 아름다운 여행회, 묵의 흐름회, 경남 여성작가협회, 경남 한국화가협회, 한국화 진흥회, 진주 청년작가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조현순 한국화가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최근에 개최한 전시회는 언제인가.
-지난 16일부터 31일까지 진주 갤러리아백화점 7층에서 ‘내 마음의 뜰-저 문 너머로’ 주제로 4번째 개인전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어떤 느낌인가.
-4년 전부터 출품해온 ‘문’을 소재로 한 작품을 출품했다.
▲문이라는 것이 뜻이 있나.
-문을 경계로 그리운 것, 좋아했던 것, 동경했던 것 등 상상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
-한국화가로서 한국화를 주로 그려왔다. 평면적인 느낌이 주는 나무 소재가 한지의 성질과 맞아 떨어진다. 조형적으로 대중들에게 심심하지 않는 것을 구성하다 보니 이런 작품들을 출품하게 됐다. 그리고 문은 대중이 스스로 상상할 수 있는 재미도 더한다. 특히 문이라는 것은 일상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친근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꽃도 항상 있는 것 아닌가.
-맞다. 10여 년 전까지 비구상 작품 등을 주로 출품하다 우연히 꽃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면서 그 이후부터 제 작품 대부분에는 꽃이 있다.
▲그림 재료로 나무를 사용한 듯한데.
-그렇다. 문처럼 보이는 것은 실제 편백나무나 소나무로 활용했다. 그림에 보이는 것들은 삼배접 한지를 활용했다. 이 두 소재를 함께 활용하는 이유는 나무와 한지의 특성이 비슷해 함께 어우러진다고 생각해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에 대해 대중들 반응은 어떤가.
-처음에 나무 재료를 활용하다 보니 대중들은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나뭇결이 다 다르다 보니 그런 재미도 더해준다고 했다.
▲조 작가 작품에 특별한 기법이 요구되나.
-‘진채화’ 기법을 30여 년째 활용하고 있다. 이 기법은 아까 말한 삼배접 한지에 아교물에 중탕한 분채물감을 수십번 채색을 입히는 것을 말한다.
▲정확히 어떻게 하는 것을 말하나.
-첫 번째로 나무판이나 캔버스 등에 삼배접 한지를 붙인다. 두 번째로 그런 한지 위에 대붓으로 아교물을 덧칠하는 과정을 3~5번 반복한다. 세 번째로 조개껍질 성분으로 이루어진 호분을 아교물에 섞어 2~3번 덧칠하는 과정을 해야 재료가 탄생하게 된다.
▲왜 이 기법을 고집하나.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작품이 최종적으로 탄생하게 되면 희열을 느낀다. 특히 일반 수채화나 유화에서 느낄 수 없는 ‘발색’이 나타나 색감의 깊이를 더해준다.
▲‘발색’이란 무엇인가.
-예를 들어 빨간색 물감을 칠하면 바로 그 색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 기법 특성상 같은 색상을 중첩적으로 쌓아 올리다 보면 일반적인 빨간색 느낌보다 깊은 색이 나타나게 된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빤짝거리는 느낌이 들어 이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사용하는 작가들이 많나.
-수묵채색화 기법 등을 활용하는 작가들은 많다. 하지만 진채화 기법을 활용하는 작가들은 과정이 복잡하고 오랜 기간 소요되다 보니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 다작이 안 되겠네.
-그렇다. 재료 하나부터 그림 탄생까지 최소 1주일이 소요된다. 100호 작품의 경우 1달이 넘게 걸릴 때도 있다.
▲그렇다면 작품들은 주로 어디에 출품했나.
-아까 말했듯이 이번 전시회 포함해 개인전시회는 4번 개최했다. 그 외에는 서울, 진주, 부산, 대구, 대전 등 국내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해외를 포함해 총 400여 회의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했다.
▲대단한 경력 아닌가.
-대학 졸업 이후부터 쉴 틈 없이 연계해 꾸준히 달려오다 보니 그렇게 됐다. 그것보다 대중이 나의 그림에 관심을 가져주고 소장까지 하는 대중들이 있으니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전시회가 있나.
-2017년 7월 창원 국제아트페어에 10여 점 작품을 출품했다. 당시 대중들 반응이 좋았다. 실제 그때 출품한 작품 중 6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기억에 남는 상이 있나.
-모든 상이 기억에 남는다. 경남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대상 외 특선 3회, 경남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입선 4회, 진주예술인상 등을 입상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출품하고 싶나.
-당장은 아니지만 무채색을 활용해 작품을 출품하고 싶다. 지금의 작품에는 색감이 많이 들어간다. 앞으로는 가벼운 느낌을 주는 작품을 표현해 대중에게 선보이고 싶다.
▲작가로서의 꿈이 있나.
-앞으로도 지금처럼 대중과 소통하면서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고 싶다.
▲언제부터 그림을 접했나.
-초등학교 당시 개천미술실기대회 등에서 상을 많이 받았다. 그 이후 탄력을 받아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대학교 때 화가가 돼야겠다는 꿈을 가지게 됐다. 그때부터 시작해 30여 년 동안 그림을 그려오고 있다.
▲고향이 진주인가.
-그렇다. 1967년 진주에서 태어났다.
▲학력은 어떻게 되나.
-진주 봉원초, 진주여중, 삼현여고를 나왔다. 대학과 대학원 모두 경남대 미술대학을 전공했다.
▲주로 진주에서 작가로 활동했나.
-그렇다. 전시회 참가를 제외하고 주로 진주에서 활동했다. 앞으로도 특별할 계기가 없다면 진주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작가 외의 일은 어떤 것들을 하고 있나.
-진주교대와 경남대학교 등에서 주로 강의를 했다. 그 전에는 미술학원 20여 년 운영한 경험도 있다.
▲강의하면서 많은 전시회에 참가하기 힘들지 않았나.
-그렇다. 힘들었다. 전시회 준비기간에는 더욱 바빴다. 하지만 그림이 완성되고 전시회에 참가해 대중과 소통하다 보면 힘든 순간도 잊게 됐다.
▲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외활동은 무엇인가.
-현재 진주미술협회 회원, 진주미술협회 한국화 분과위원장, 경남미술대전 추천작가, 아름다운 여행회, 묵의 흐름회, 경남 여성작가협회, 경남 한국화가협회, 한국화 진흥회, 진주 청년작가회 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전에는 경남도미협 한국화 부분과위원장, 겨천미술대상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성산미술대전, 3.15미술대전, 김해미술대전, 팔만대장경 전국예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등도 했다. 정웅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