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비대면이 일상화되는 시대를 준비하자
[기고] 비대면이 일상화되는 시대를 준비하자
  • 허한영 (사)경상남도척수장애인협회 진주시지회장
  • 승인 2021.02.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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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한영 척수장애인협회 진주시지회장
허한영 척수장애인협회 진주시지회장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를 마주하여 생활한 지도 만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하여 어려움 속에서도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지난 여름의 유래없는 긴 장마와 태풍 속에서도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우리의 생활 패턴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으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취약계층이며 소외계층으로 분류되는 장애인들의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자 한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오면 소외계층은 더욱 소외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IMF등 과거의 경험에서 알 수 있었다.

삶의 방식이 핵가족화 시대로 변화하면서 개인주의를 넘어서 이기주의로 변질되어가는 사회구조에서 장애인들은 삭막하고 팍팍한 삶을 경험하고 있는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또다시 사회적 관점이 바뀌어 가고 있는 현상들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바이러스에 약한 취약계층이라는 이유로 복지관과 장애인 생산시설 등은 가장 먼저 폐관이나 폐쇄가 되고 생활이 통제되면서 중증장애인들은 사실상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나마 지역사회의 봉사단체 등에서 독거나 기초수급권자 등 어려운 여건에 있는 장애인들을 관심과 사랑으로 간간히 보살펴주고 있음은 불행 중 다행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인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를 진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집중하고 있으며 어렵고 소외된 계층들을 위하여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장애인들의 삶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의 통계를 보더라도 최소한 전 국민의 5%가 등록장애인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비대면(언텍트-untact)이 일상화되는 시대를 맞이하여 장애인들의 생활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미비한 제도의 보완을 통하여 장애인들의 삶을 돌아보아야 한다.

비대면 언덱트시대의 장애인이 느끼는 정보장벽은 더욱 높아져만 가고 있다. 수많은 정보들이 범람하면서 장애 유형에 따라 장애인들이 인식할 수 없는 새로운 정보들로 뜻하지 않은 차별을 당하게 되었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장애인들의 삶에도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줄 것이라 생각하였으나 정보약자들은 새로운 소외를 당하는 취약계층이 되어가고 있다.

이번 코로나19사태를 지나면서 많은 앱들이 개발되었지만 장애인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비대면 서비스를 강조하고 선호하면서 앱을 통한 주문과 무인매장 등이 시장의 많은 부분들을 차지할 것이라 예상되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또 다른 벽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인판매대와 계산대 등이 휠체어장애인과 뇌성마비장애인 등이 사용하기에 조작이 용이하고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와 음성안내 서비스 등이 잘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지금 현재 장애인편의시설은 300㎡ 이상에 해당되는 음식점, 제과점 등과 1000㎡ 이상의 판매시설에 적용되고 있는 형편이며 이마저도 접근로, 출입구 높이, 출입문 등에 한하여 규정하고 있는 정도이다. 따라서 무인매장이 늘어나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현실에서 장애인들의 편의를 고려해야 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생활의 패턴이 변화하는 불가피한 소용돌이 속에서 장애인 스스로가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우리 스스로의 노력 없이 누군가가 우리의 구세주가 되어 줄 것이라는 허황된 생각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온라인콘텐츠가 범람하고 있지만 통역이나 해설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며 그로 인한 정보의 격차에서 우리 장애인들이 겪어야 할 차별과 어려움을 이겨 낼 수 있도록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최고의 대책은 개인 방역수칙을 잘 지켜 감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장애인들 스스로 바이러스에 취약한 계층임을 인식하고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을 생활화하여 코로나19로부터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중증장애인들의 코로나감염은 곧 생존과 직결된다. 다행히 진주시에서 아직까지 장애인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보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장애인단체장의 한사람으로서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옛말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장애인들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장애인계의 노력이 먼저 있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하며 언제까지 사회적 약자임을 호소만 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계도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고 하나로 뭉쳐서 단합된 목소리로 우리들이 처한 현실을 사회에 올바르게 전하여 장애인이 결코 이방인이 아니라 함께하는 공동체의 일원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장애인들도 바야흐로 언텍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하여 차분하고도 치밀하게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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