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보석같은 약초이야기] 직접 채취한 것만 취급하는 고집 센 진정한 약초꾼
[지리산의 보석같은 약초이야기] 직접 채취한 것만 취급하는 고집 센 진정한 약초꾼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2.1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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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양수발전소 초입에서 ‘지리산약초방’ 운영
약초방에 전시한 약초는 모두 직접 채취한 것
뽕나무 겨우살이와 하수오 약성 연구 대중화시켜
귀한 약초라니까 무자비 채취해 자생장소 비밀로

지리산 약초 지킴이 최관식 선생 <1>

최관식 선생이 자신의 정원에 심어놓은 백선(봉삼)을 가리키고 있다. 봉삼은 지리산의 야산에 많이 자라는 약초이다.
최관식 선생이 자신의 정원에 심어놓은 백선(봉삼)을 가리키고 있다. 봉삼은 지리산의 야산에 많이 자라는 약초이다.

대진고속도로 단성IC를 나와 중산리를 향해 가다 보면 중산리 못 미쳐 지리산양수발전소가 나온다. 지리산양수발전소 들어가는 입구에 ‘지리산약초방’이란 간판을 단 작은 집이 있다. 이 집이 지리산약초지킴이라 불리는 최관식 선생의 거처이다.

지리산약초방이 있는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는 여름이면 계곡을 찾아온 피서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곳이다. 지리산 천왕봉 바로 아래에 있는 천왕샘에서 시작해 내려오는 계곡물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때문이다.

최관식 선생의 거처인 지리산약초방에서 지리산의 정상인 천왕봉까지는 약 7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지리산약초방은 천왕봉 바로 아래에 있는 셈이다.

지리산약초방에는 온갖 약초들이 전시돼 있다. 약초방의 모든 약초들이 최 선생이 직접 산에서 채취한 것들이다. 최 선생은 한 때 약초를 재배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직접 채취한 것이 아니면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생강나무차 어혈을 풀어주고 양기를 보해 줘

필자가 ‘지리산약초방’에 들렀을 때 최 선생은 생강나무차를 끓여 주었다. 생강나무로도 차를 만드냐고 물었더니 생강나무차가 어혈을 풀어주고 양기를 보해 주며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생강나무차 맛은 좋았다. 약간 달작지근 한 것이 산국으로 만든 국화차 맛과 비슷했다.

생강나무는 잎이나 줄기에서 생강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이 산수유처럼 노랗게 생겼는데 일반인들은 산수유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게 생겼다. 피는 시기도 3월 중순으로 산수유와 비슷한데 생강나무가 조금 더 일찍 핀다. 생강나무는 꽃으로는 가장 이른 봄에 피는 나무이다. 산수유 나무는 재배하지 않으면 보기가 어렵지만 생강나무는 지리산 어디에나 많이 있는 야생 나무이다. 이 나무로 차를 만들어 마신다는 것에 일종의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차를 마시고 있는데 마침 뽕나무 겨우살이가 눈에 들어왔다. 요즈음은 볼 수 없는 귀한 약초인데 약초방에 전시돼 있었다. 어디에서 채집했느냐고 물었더니 최 선생은 지리산에서 채집한 것이라고 말해줬다. 특히 지리산 어디에나 많은 생강나무가 우리 몸에 좋은 약초라는 사실도 귀중한 배움이 됐다.

뽕나무 겨우살이는 산삼보다도 귀한 약초

최관식 선생이 지리산에서 채취했다고 하는 뽕나무 겨우살이.
최관식 선생이 지리산에서 채취했다고 하는 뽕나무 겨우살이.

원래 겨우살이는 약재 이름이 상기생(桑寄生)이다. 뽕나무에 기생하여 자란다는 뜻이다. 그런데 뽕나무 겨우살이가 없다 보니 요즈음은 주로 참나무에 기생하여 자라는 겨우살이를 상기생이라 하여 약재로 쓴다. 뽕나무 겨우살이의 대용인 셈이다. 겨우살이가 항암효과가 좋다는 것이 알려지자 참나무 겨우살이도 요즈음은 볼 수 없을 정도로 귀해졌다.

“원래 약재로 쓰는 겨우살이는 뽕나무 겨우살이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뽕나무 겨우살이를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참나무 겨우살이를 상기생이라 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뽕나무 겨우살이가 제대로 된 것입니다. 뽕나무 겨우살이는 갑상선 관련 질환에는 이를 따라올 약재가 없습니다. 여성부인병 질환과 염증질환 등에도 좋지만 갑상선에 제일 좋습니다. 보통은 면역기능 강화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먹어도 좋습니다.”

최 선생은 예로부터 뽕나무 겨우살이는 산삼보다 더 귀하게 여겨졌다고 말하고 뽕나무 겨우살이가 발견되면 그 마을에서는 관리가 군사들을 풀어 감시케 하고 채취하여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했다.

필자도 많은 약초꾼을 만나 봤지만 뽕나무 겨우살이를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역시 최 선생이 약초꾼으로서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뽕나무 겨우살이를 더 구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최 선생은 원하면 구해줄 수 있다고 했다.

겨우살이와 하수오 대중화 시켜

최 선생이 이처럼 겨우살이를 대중화 시켰기(밖으로 불러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겨우살이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했다.

“약초꾼들 중에서 뽕나무 겨우살이를 채집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겨우살이에 대해 오래전부터 주목했고 연구를 많이 했기 때문에 지금도 뽕나무 겨우살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압니다.”

최 선생은 뽕나무 겨우살이가 어디에 있는지를 잘 안다고 했다. 꼭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구해줄 수는 있지만 장소를 알려줄 수는 없다고 했다. 정말 필요하지도 않은데도 귀한 약초이다 보니 일반인들이 무턱대고 채취해 가 버리기 때문에 안 된다고 했다.

하수오도 최 선생이 대중화 시킨 약초라고 했다. 하수오 역시 얼마 전까지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약초였는데 지금은 가장 대중화 된 약초중의 하나가 됐다는 게 최 선생의 이야기이다.

적하수오. 요즈음은 자연산은 거의 보기 어려운 약초이다
적하수오. 요즈음은 자연산은 거의 보기 어려운 약초이다

기관지에는 곰보배추를 당할 약초가 없어

최 선생은 앞으로 뜰 약초로 부처손과 곰보배추를 들면서 대중이 좋아할 요건을 많이 갖춘 약초라고 했다.

“얼마 전에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안에 있는 벤처기업 하는 사람들이 저한테 와서 부처손 시료를 가지고 갔습니다. 부처손은 부인병 계통으로 약성이 좋습니다. 그런 얘기를 듣고 부처손을 가지고 가서 신약을 개발하는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처손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초이고 키우기도 쉽고 값도 저렴해서 앞으로 많은 가능성이 있는 약초입니다.”

또 곰보배추도 예전에는 밭에 나는 풀 정도로 생각했는데 앞으로 많이 뜰 수 있는 약초로 꼽았다.

“곰보배추는 활인초라 하여 사실 예전부터 귀한 약초였습니다. 귀한 약초가 꼭 심심산골에 사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귀한 약초는 우리주변에 있는 것입니다. 곰보배추는 기관지 계통으로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감기가 걸렸을 때 끓여먹으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저는 곰보배추가 앞으로 뜰 약초로 생각합니다. 요즈음 사람들이 곰보배추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최 선생은 지금까지 예견한 것이 대부분 맞았다.

간에는 벌나무를 당할 약초 없다

또 간에는 벌나무가 가장 좋은 것 같다고 했다.

“7~8년 전에는 헛개나무를 좋다고들 했습니다. 지금까지 술 먹고 나빠진 간에는 헛개나무를, 그렇지 않고 나빠진 간에는 인진쑥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간에는 벌나무가 가장 좋은 약초라는 생각이 듭니다. 벌나무는 지리산에도 야생으로 많이 자랍니다.”

최 선생은 사람들이 없다고 알고 있는 약초도 귀신같이 잘 찾는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쥐치라고 했다. 쥐치는 산삼보다도 귀하게 여기는 약초인데 지리산에서는 멸종했다고 다들 생각하는 약초이다. 황인태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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